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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부터 마세라티까지 지금 핫한 슈퍼카 4

2022.08.08신기호

유일한 존재감, 색으로 말해요.

THE FULL FORCE of McLARENㅣMcLAREN ARTURA 
누군가가 맥라렌 아투라를 한 단어로 축약하라고 하면 어떤 단어가 꼭 어울릴까. 예상 가능하게도 ‘최초’ 아니면 ‘최고’일텐데, 슈퍼카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두 단어를 고집스럽게 꺼내 데려온 것은 달리 마땅한 단어가 없었으니까. 아투라는 맥라렌 전동화 기술력의 선봉에 서 있는 최신의 전략 모델이다. 무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하이퍼카에 최초로 도입한 ‘맥라렌 P1’과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하이퍼 GT 카인 ‘스피드테일’이 아투라보다 앞서 만든 걸작이라고 하면 아투라의 성능이 감히 짐작될까. 진화는 과거로부터 시작되니까. 최초와 최고로 설명되던 두 모델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아투라는 그럼 얼마큼 우뚝한가. 아투라에 이식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이 6백80마력, 최대토크는 7백20나노미터에 달한다. 여기에 순수한 EV 주행으로 3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E-모터와 배터리, 그리고 여기에 신형 3.0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이 나란히 얹혀지면서 전에 없던 슈퍼카의 면모를 완성했다. 빠른 이해를 위해 이를 수치로 설명하면,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는 단 3초. 최고속도는 3백30킬로미터에 이르는 성능이다. 놀라운 점은 ‘무겁다’는 배터리를 품고도 건조 중량이 1천3백95킬로그램밖에 되지 않는데, 이 중 배터리와 E-모터는 고작 88킬로그램과 15.4킬로그램에 불과하다. 아득한 시간을 지나온 맥라렌의 초경량 엔지니어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맥라렌이 만든 하이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인 아투라는 결국 완벽하게 새로운 슈퍼카이자, 맥라렌 현재의 기술력이 총망라된 궁극의 모델인 셈이다. 그러니까 ‘최초’와 ‘최고’의 타이틀을 모두 데려가 아투라에 적용해보면 두 단어 모두 퍼즐 피스처럼 꼭 들어맞을 수밖에.
최고 속도ㅣ 시속 330킬로미터 최고 출력ㅣ680마력 최대 토크ㅣ720나노미터 제로백ㅣ 3초

 

THE SPORTISMㅣPORSCHE 911 CARRERA 4 GTS
샛노란 ‘레이싱 옐로’ 컬러만큼 또렷한 성능을 뽐내는 포르쉐 911 까레라 4 GTS는 8세대로 거슬러 올라온 그동안의 까레라 라인 중 가장 스포티한 모델로 평가된다. 그 근거로는 성능과 디자인, 인테리어로 나뉘어 다시 설명되는데, 먼저 성능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911 GTS에는 터보차저 3.0리터의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들어앉아 있다. 파워풀한 6기통이 서로 교차되며 끌어올린 911 GTS의 최고출력은 무려 4백90마력. 시속 1백 킬로미터까지 단 3.3초면 도달하는 괴력이다. 여기에 GTS 전용 서스펜션과 911 터보에 적용되던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스포츠카로서의 완벽한 셋업을 갖췄다. 그럼 디자인은 어떤가. 대부분이 스포티한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외관은 납작하고, 날카로운 실루엣이다. 하지만 포르쉐가 그러한가를 다시 생각해보면. 답은 당연히 노.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흐르듯 이어지는 외관이 포르쉐를 상징하는 디자인 아닌던가. 나아가 포르쉐는 디테일에 집중한다. 실크와 고광택으로 마감한 도장면 위에 블랙을 포인트로 사용한 911 GTS만의 대조적인 컬러 배치는 절제되면서도 선명한 디자인 디테일로 다듬어졌다. 그리고 용의 눈동자가 될 마지막 요소는 인테리어다. GTS의 스포티한 요소는 인테리어를 통해 시각적으로, 그리고 기능적으로 직관화되어 전달된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보이는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모드 스위치가 달린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는 지금 앉아 있는 이곳이 레이싱 트랙인지 공도인지 새삼 엉뚱한 상상을 하게 만들고, 지지성과 편의성을 두루 갖춘 전동식 스포츠 시트 플러스는 앉는 순간 샛노란 까레라 4 GTS가 어떤 영역에 들어와 있는 스포츠카인지, 바로 깨닫게 해주니까. 포르쉐라면 상상은 현실이 된다.
최고 속도ㅣ 시속 309킬로미터 최고 출력ㅣ490마력 최대 토크ㅣ58.2킬로그램미터 제로백ㅣ 3.3초

 

THE NEW ERA, NEW EDITIONㅣMASERATI GHIBLI GT HYBRID FRAGMENT EDITION  
단 1백75대. 전 세계에서 한정 생산되는 마세라티의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은 그만큼 보기 어려워서 그 가치가 귀한 모델이다. 단순화해서 설명하자면, 마세라티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얹은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에 새로운 ‘프라그먼트 디자인’을 적용한 그림인데, 그릴과 필러, 에어벤트와 휠 곳곳에 상징적인 표식을 남겨둔 포인트가 재밌다. 마세라티의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을 디자인한 후지와라 히로시는 스트리트 패션 신에서 세계적인 선구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프라그먼트 에디션을 오페라비앙카 Operabianca와 오페라네라 Operanera 컬러, 단 두 가지로 구분해 다듬었다. 컬러 배치의 디테일만 다를 뿐 적용된 디자인 요소는 같다. 먼저 그릴. 후지와라 히로시는 기존 프런트 그릴에 삽입되던 튜닝 포크 Tuning Fork 디자인의 상징적인 바를 지워내고, 전에 없던 대담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시도했다. 무엇보다 프라그먼트 레터링을 삼지창 엠블럼과 나란히 배치한 아이디어는 에디션 모델이 갖는 존재감을 더 확실히 각인시키는 포인트가 됐다. 이런 배치는 C필러와 에어벤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프라그먼트를 상징하는 번개 로고는 C필러에, 프라그먼트의 상징적인 13자리 코드는 에어벤트에 각각 나눠 새겼다. 마세라티 엠블럼을 중심으로 일곱 방향으로 뻗은 20인치 휠도 이번 에디션에만 적용한 특별 디자인이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클래식 브랜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마세라티가 손을 잡은 후지와라 히로시는 전통에 맞서고, 기존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선보여온 인물이고. 이 둘의 협업을 통해 마세라티의 미래를 슬쩍 상상했을 때, ‘균형’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면 이보다 더 흥미로운 전개가 또 있을까.
최고 속도ㅣ 시속 225킬로미터 최고 출력ㅣ330마력 최대 토크ㅣ45.9킬로그램미터 제로백ㅣ 5.7초

 

THIS IS ME TOOㅣGENESIS G70 SHOOTING BRAKE
G70이 진화하면서 반대로 포기한 것은 무엇인가. G70이 더 날렵해지면서, 더 공간을 열어두면서 반대로 줄어든 영역은 무엇인가. 대답은 제로.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 위에서 탄생한, 여전한 G70 모델이다. 편안한 승차감과 조향,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성능 모두 전혀 변하거나 상쇄되지 않았다. 되레 G70 슈팅 브레이크는 여기에 ‘+Something’을 고민하며 성능과 퍼포먼스, 공간과 디자인에서 한 계단씩 더하기를 하며 진화를 완성해냈다. G70 슈팅 브레이크의 테마는 ‘큐레이션’에 있다. 디자인과 성능, 공간을 큐레이션하며 상황에 맞춰 즐기기 좋은 모델이다. 날카롭게 뻗은 측면과 좁혀지며 떨어지는 후면 디자인은 비상하는 새 혹은 매끈한 돌고래를 연상케 할 정도로 저항에 맞서는 요소가 없다. 덕분에 8단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감과 최고출력 2백52마력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디자인 위에서 뛰놀고, 디자인 아래서 안정적으로 제어된다. 특히 G70 슈팅 브레이크의 포지션이 ‘고성능 스포츠 세단’인 만큼, 운전자의 취향에 맞춘 영리한 드라이빙 큐레이션은 그때마다 운전자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네 가지 모드로 구분되는 주행 모드는 도로 여건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 가속과 응답성을 예민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주행 모드만큼 다재다능한 공간은 G70 슈팅 브레이크의 더 넓은 활용을 열어주는 대목. 4백65리터의 쾌적한 러기지 공간은 물건을 내리고 싣기 편하도록 개방 면적을 앞으로 넓혔고, 2열을 폴딩하면 길이가 긴 골프 백과 스키 백, 스노보드 백을 나란히 눕혀 실을 수도 있다. 멋지고 잘 달리는 데다 쾌적하기까지 한 G70이 새로 다듬어졌다.
최고 출력ㅣ330마력 최대 토크ㅣ45.9킬로그램미터 배기량ㅣ1,988cc 구동 방식ㅣ 2WD / AWD

피처 에디터
신기호
포토그래퍼
김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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