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가능한 '웹 3' 세상, 그럼 문제라는 것이 존재하긴 할까? | 지큐 코리아 (GQ Korea)

모든게 가능한 ‘웹 3’ 세상, 그럼 문제라는 것이 존재하긴 할까?

2022-07-27T17:49:03+00:00 |culture, hot topic, tech|

웹 3가 인류를 빅테크의 지배뿐 아니라 착취적 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롭게 만든다고?

여긴 덴버고, 요일은 토요일, 시간은 늦은 오후다. 나는 의자에 기대 앉아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옷가지처럼 몸을 축 늘어뜨린 채 머릿속으로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 중이다. 잠깐, 내 주변을 좀 더 둘러볼까. 창문 없는 방의 벽을 따라 긴 접이식 테이블이 기차처럼 놓여 있고, 그 위에는 노트북들이 어지럽게 열려 있다. 화면에는 디스코드 Discord 서버가 띄워져 있다. 입을 벌린 노트북 주변에는 먹다 만 피자 부스러기와 빈 감자칩 봉지가 강도 사건 현장처럼 아무렇게나 헤집어진 채 쌓여 있고. 이 모든 건 블록체인 개발자 3명과 함께 프로젝트를 해킹하며 보낸 열띤 시간들의 증거다. 난 프로그래머가 아닌 법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지만, 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어느 사이에 웹 3 지지자들이 가장 열렬하게 좋아한다는 ‘DAO(분산형 자율조직)’를 만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예상 가능하게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3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더 Ether를 사는 법조차 몰랐던 암호화폐 회의론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다중서명 금고나 제곱 투표에 대해서도 완전한 문장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사실 관심도, 지식도 무지했으니까, 처음엔 필요성을 못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얼떨결에 ‘ENS(이더리움 네임 서비스)’에 85달러의 도메인 사용료를 결재했다. 당황하지 않았느냐고? 놉!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드디어 이 세계에 첫발을 들였다는 순간적인 스릴을 느낀 것만으로 흥분했다!
며칠 전, 콜로라도에 도착했다. 이더리움과 웹 3 세계의 가장 크고 오래된 행사인 ‘올해의 이더덴버 ETHDenver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에는 1만여 명이 몰렸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웹 3’라는 용어는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과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의 영리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모호함 속에서 등장했다. 어렵다고? 맞다. 사실 그 의미를 정확히 정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미디어와 트위터에서 보면, 웹 3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와 관련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람들은 실용적이지도 않고, 미적인 가치도 없는 디지털 수집품에 수천 달러의 ‘NFT(대체 불가 토큰)’를 지불했다. 또 즐기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P2E Play to Earn 비디오 게임’은 부를 약속하면서 게이머들을 가상 세계로 유인했다. 여기에 스타들을 내세워 슈퍼볼 기간 동안 등장한 암호화폐 광고는 수많은 사람을 거래소에 들락거리게 만들었고, 급기야 끊임없는 기만과 사기, 해킹 퍼레이드로 이어졌다.
하지만 진정한 신봉자들에게 웹 3의 핵심은 다르게 해석된다. 현란하게 번쩍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엇나간 투기와는 구별된다. 암호화폐가 돈을 분산시키는 것이었다면, 웹 3는 모든 것을 분산시키는 ‘탈중앙화의 세계’라는 거다. 하지만 실현적인지를 짚어보면 그건 고통스러울 정도로 이상적인 해석이다. 웹 3가 인류를 빅테크의 지배뿐 아니라 착취적 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롭게 만든다고? 방법으로는 순수하게 코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블록체인 기반의 원조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모든 거래에 은행의 승인 없이, 서로 디지털 머니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규제당국과 경찰 대신, 이론적으로 신중하게 설계된 일련의 인센티브가 모든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이익 수단이다. 그리고 웹 3는 이 탈중앙화와 게임 이론을 디지털 라이프 전체에 적용하는 걸 목표로 한다. 주요 매개체는 비트코인의 핵심 기능을 빌려 또 다른 혁신을 추가한 ‘블록체인 이더리움’이다.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자체 프로그래밍한 언어로 설계된 이더리움은 궁극적으론 완전히 분산된 디지털 인프라의 구축과 실행을 꿈꾸게 만든다.
비트코인이 중앙은행을 몰아내는 ‘무정부 자본가들’을 끌어들인다면, 이더리움과 웹 3를 둘러싼 문화는 더 진보적인 성향을 띤다. 이더덴버의 주요 행사장 중 하나인 덴버 스포츠 캐슬 Denver Sports Castle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 블록체인을 사용해 ‘공공재’를 구축하는 패널이었다. 또 다른 제목은 ‘BIPOC, 퀴어, 소외된 개인의 웹 3 인력 탐색’이었는데(주: BIPOC은 흑인-원주민-유색인종 등 백인을 제외한 미국 인종들을 뜻함),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군중은 백인 남성들이었다.


미학적으로 이더덴버는 협력적인 ‘LARP(라이브 액션 롤플레잉)’ 정신을 받아들인다. 이 행사의 마스코트인 ‘버피콘 Bufficorn(버팔로-유니콘의 하이브리드)’에 대해서도 꽤 많은 스토리가 있고, 사람들은 모든 종류의 밈과 소통하며 유쾌한 시간을 즐겼다. 이들이 사용하던 ‘GM good morning’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인사로 사용되었고, ‘WAGMI we’re all gonna make it’는 우리 모두 잘될 거라는 격려의 의미로 사용됐다.
개회식에서 콘퍼런스를 주최한 인사들은 웹 3의 이상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이건 돈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더벤더의 설립자인 존 팔러 Jhon Paller가 말한다. “우린 신경 쓰지 않아요.” 콘퍼런스의 주제에서 그는 ‘BUIDLing’에 대해 설명했다. 다들 ‘비드링’이라 발음하는 이 단어는 시장이 아무리 암울해 보여도 자산을 홀딩하는 장기적 가치에 대한 믿음의 표현인 ‘호드링 HODLing’을 빗댄 말이다.(모든 인터넷 문화가 그렇듯이 오타는 밈의 풍부한 원천이다.)
“비드링은 버프콘 집회의 외침이죠.” 팔러가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정확히 무엇을 홀딩하고 있을까? 똑똑하며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은 이를 ‘웹 3의 순진한 헛소리’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이런 이상주의를 진정한 거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니까 인류가 인터넷의 모든 전망을 보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웹 3에 대한 생각은 이름에서도 바로 드러난다. 웹 3는 ‘웹 2.0’의 뒤를 잇는 의미로, 2.0에선 인터넷 대중화가 이뤄졌지만, 대신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소수의 거대한 플랫폼이 그 세계를 지배했다. 그러니까 다음 챕터인 웹 3는 웹의 재분산에 관한 것이어야 했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자금을 지원한 초기 단계부터 인터넷은 사실 분산되도록 설계됐다. 이건 냉전 시대에 굉장히 실용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여러 서버에 퍼져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 덕분에 누군가의 단 한 번의 결정으로 핵폭발이 일어날 순 없었다. 초기 인터넷 신봉자들은 이런 인터넷의 분산 구조에서 본질적인 해방감을 맛보았고, 이는 다시보면, 1993년 존 길모어의 유명한 말 “인터넷은 어떤 검열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곧이어 우회하는 경로까지 스스로 만들어낸다”에서 포착한 정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1990년대가 지나면서 탈중앙화의 꿈은 사라졌다. 훗날 ‘웹 1.0’ 시대로 불리게 될 시기에 일반적인 인터넷 사용자에게는 원한다면 얼마든지 웹 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만든 웹 페이지를 보는 것 이상의 일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인터넷 중심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고, 강력한 기업들이 개방형 프로토콜 위에서 중앙화에 집중했다. 이후 결국에는 닷컴 붕괴가 일어났는데, 이 사건은 ‘인터넷은 과연 모두의 잠재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세상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겨울잠 같던 잠잠한 희망의 움직임은 2000년대 중반에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하고 수천, 수백 명에게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과 테크놀로지 덕분이었다. 웹 1.0이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대중을 양산했다면, 웹 2.0에서는 대중이 창작자가 될 수 있었다. 위키피디아 엔트리, 아마존 제품 리뷰, 블로그 게시물, 유튜브 동영상,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 등등 <타임>지는 2006년 올해의 인물로 그런 ‘당신(You)’을 선택했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선 다른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실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는 자유로운 노동이었고, 플랫폼은 보스였다. 승리자들은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인수 합병과 더불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틀을 구축했다. 오늘날 메타 Meta는 세계에서 가장 큰 4개의 소셜 앱 중 3개를 소유하고 있다. 유튜브는 구글이 소유하고 있으며, 구글 또한 모든 인터넷 검색의 약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렇게 거대 회사들이 점점 더 많은 웹을 지배하면서 사용자는 스스로 수확 가능한 ‘자료의 원천’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창조적 파트너’가 되었다. 탈출은 어렵다.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사진 및 친구 목록에 대한 액세스를 제어하니까. 트위터를 버리거나 유튜브의 다른 스트리밍 대안을 찾으면 된다고? 하지만 당신의 팔로워를 데려갈 수가 없다. 또 플랫폼에서 계정 일시 중단이나 취소를 택한다면 당신이 구축한 인터넷 환경은 초기화되는 셈이다.
뒤늦게 돌이켜 생각해보면, 웹 2.0이 초기 약속을 실행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다. 네트워크 효과, 예측하지 못한 빅 데이터의 힘, 기업의 탐욕 등 이들 중 어느 것도 사라지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왜 웹 3에서 새로운 것을 기대해야 할까? 웹 3를 지지하는 이들의 답은 간단하다. 블록체인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프로그램을 제작하러 왔던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개빈 우드 Gavin Wood는 2014년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웹 3’라는 용어를 만들었다.(처음엔 웹 3.0으로 불렀지만 소수점을 버렸다.) 개빈 우드가 보기에 웹 2.0의 치명적인 결함은 신뢰였다. 모두가 성장하면서 빅 플랫폼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로선 구글의 그 유명한 초기 행동 강령인 “사악해지지 말자 Don’t be evil”라는 슬로건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은 알 수 없었다.
우드에게 웹 3는 사람, 기업, 정부를 신뢰하는 데 의존하지 않고 대신 나쁜 선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자 핵심 기술인 셈이다. 인터넷 아카이브와 웨이백 머신을 만든 브루스터 케일 Brewster Kahle은 우드의 이 목표를 두고서 “웹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드레센 호로위츠 Andreessen Horowitz의 암호화폐 펀드 파트너이자 업계 리더인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사악해질 수 없음에서 사악해지지 말자로 바뀐 것”이라고.


블록체인은 하나의 서버가 아닌 컴퓨터 네트워크에 걸쳐 존재하는 데이터베이스다. 핵심은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그걸 소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컴퓨터 또는 노드는 모든 작업 단위에 대한 완전한 기록을 저장하기 때문에, 사실 시작 단계부터 대부분의 노드를 인수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네트워크를 제어하거나 파괴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스스로에게 더 많은 토큰을 줌으로써 다른 누군가가 데이터베이스 조작하는 걸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으며, 모든 변경 사항과 작업 내용은 전 세계가 볼 수 있도록 체인에 기록된다. 따라서 규칙을 시행하기 위해 신뢰해야만 하는 중앙 권한 같은 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블록체인이 웹을 연 상태로 유지될 수 있을까? 현재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은 사용하는 동안 생성된 데이터를 플랫폼이 소유하고 서버에 저장하지만, 이론적으로 웹 3의 세계에선 데이터가 중앙 서버가 아닌 블록체인에 존재한다. 플랫폼이 소유하는 대신 자신만이 소유하는 ‘개인 암호화 키’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또 한 서비스에 싫증이 나면 데이터를 다른 서비스로 가져갈 수 있으며, 플랫폼은 데이터 주위에 벽을 세워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없다. 애초에 데이터를 소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많은 웹 3 스타트업들이 스포티파이, 트위터, 인스타그램, 구글독스를 대체할 만한 블록체인 기반의 대안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이 이론을 적용하려 애쓰고 있다. 진보적인 억만장자 프랭크 맥코트는 오직 사용자 중심의 소셜 그래프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위해 2천5백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지난 몇 년간 이 인터로킹 맵은 사용자들이 축적해왔지만, 아마도 페이스북이 소유했을 것이다.) 또 사피엔 Sapien은 전체 웹 3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일을 구상 중인데, 분산화를 위한 필수 메커니즘으로 블록체인 인프라에 대한 믿음이 웹 3에 집중하는 최우선 신조다. 또 다른 것도 있지만 그건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자. 왜냐하면 이미 인프라에서부터 불길하게도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더덴버의 둘째 날, 화장실이 고장 났다. 스포츠 캐슬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여기서 잠깐, 이더리움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스포츠 캐슬과 마찬가지로, 파이프를 통과하는 거래량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작업증명(Proof of Work)으로 알려진 시스템에서 작동한다. 네트워크 내 컴퓨터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먼저 풀면서 새로운 토큰을 ‘채굴’하고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검증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변동성 초기 등록 비용인 ‘가스비Gas fee’를 보상받는다. 네트워크에 수요가 많을수록 가스비가 높아지며, 이더리움은 이미 가스비가 터무니없이 비쌀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작년 말 이 가스비가 폭등하는 동안, 거래당 가격은 55달러를 넘었다. 또 수학 문제 또한 엄청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들의 에너지 소비량에 따라 순위를 매길 경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함께 사용한다면 대략 이탈리아와 영국 사이에 끼어들게 될 것이다. 많은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어깨를 으쓱할 뿐이지만, 웹 3 지지자들은 기후 위기에 기여한다는 생각에 갈팡질팡할 게 분명하다.
이더덴버에 있는 1/3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더리움의 핵심 개발자들은 작업증명에 대한 대 안으로 좀 더 친환경적이지만 덜 안전할 수도 있는 지분증명(Proof of Stake)으로의 전환을 오랫동안 시도해왔다. 여기에는 작업증명을 사용하지 않아 이더리움의 환경 비용이나 가스비가 발생하지 않는 경쟁적인 블록체인도 있고, 이어 거래당 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더리움에 결과를 대량으로 기록하기 전 자체 네트워크에서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하는 ‘레이어 2’ 블록체인도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를 넘어 이더덴버 군중들 사이에서는 이 기술을 사용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웹 3에서 뭔가를 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호텔에 체크인할 때 가상화폐 토큰을 사용하려면 여러 명의 도움이 필요하다. 프로그래머가 아닌 사람이 이 모든 작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경우, 전혀 이해하지 못한 프롬프트 다발 속에서 ‘OK’만 연신 눌러대다 끝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건 사용자에게 바가지를 씌우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 될 위험도 있다.
콘퍼런스가 열리는 동안,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 OpenSea’가 피싱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돌았다. 결국 2백만 달러 상당의 NFT가 도난당했을 테지만, 이런 에피소드는 너무 흔해서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반응을 하진 않았다.
이렇게 가상화폐 사용자의 비친화성은 웹 3 환경에서는 절대 하지 않도록 설계된 한 가지, 즉 중앙집중화를 다시 수행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으로 돌아온다. 지난 1월, 암호 개발자이자 오픈 소스 암호화 매시징 앱 ‘시그널 Signal’의 설립자인 막시 마를린스파이크 Moxie Marlinspike는 개인 블로그에 웹 3의 기본 전제에 대한 비평 섞인 설명을 덧붙였다. 마를린스파이크는 사람들 대부분이 편리함을 갈망하기 때문에, 중앙집중식 서비스는 항상 분산된 기술 위에서 강요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웹 1.0의 초창기에는 유저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몇몇 사람은 자신의 웹 사이트가 포함된 웹 서버를 소유하고, 또 개인의 이메일을 위한 메일 서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 점이 충분히 강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건 사람들이 원하는 게 아니죠. 사실 그들은 자신의 서버를 직접 운영하는 걸 원치 않거든요.” 마를린스파이크는 “이 패턴이 이미 웹 3에서도 되풀이되었다”고 지적한다. 휴대 전화 앱으로 블록체인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건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꽤 번거롭다. 따라서 거의 모든 웹 3 앱은 ‘인퓨라 Infura’와 ‘앨커미 Alchemy’라는 두 회사 중 하나에 의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호 자산을 저장하기 위해 디지털 지갑을 사용하게 될 텐데, 다시 말해 거의 모든 웹 3 제품은 블록체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중개자를 의존하게 될 거라는 말이다,
결국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을 쓸모없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웹 3에서 서로의 신뢰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더욱이 ‘컨센시스 ConsenSys’라는 회사가 인퓨라와 가장 인기 있는 지갑인 메타마스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마를린스파이크가 허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앙집권적이다. 실제로 데이터는 블록체인의 어딘가에 지워지지 않고 존재하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웹 3 앱은 이러한 중앙집중식 서비스에 의존해 액세스할 수 있다.
일례로 마를린스파이크는 자신이 만든 풍자적 성격의 NFT가 오픈씨에서 거래되었을 때, 여전히 블록체인에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메타마스크 지갑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웹 3 수비수들이 “아직 초기 단계”라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 Vitalik Buterin이 마를린스파이크의 이러한 요점을 입증하는 데 정확히 하루가 걸렸다. 부테린은 레딧에 올린 마를린스파이크에 대한 답변에서 그의 지적 중 상당수는 “디지털 생태계의 현주소에 대한 올바른 비판이어서 인상적이지만, 블록체인 생태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놓치고 있다”고 답했다.
부테린은 “웹 3 폴더 내 작은 부분인 블록체인이 이 매체가 마땅히 주목받아야 할 전체적인 메시지, 즉 탈중앙화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웹 3는 블록체인과 동의어가 아닙니다”라고 웹 3 R&D 기관인 프로토콜 랩 Protocol Labs의 엔지니어 제러미 존슨Jeromy Johnson 역시 지적한다. 존슨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일하지만 하이퍼텍스트 전송 프로토콜(모든 웹 주소 앞에 있는 “http://”)의 P2P 대안인 IPFS (InterPlanetary File System) 코딩을 도왔다. IPFS를 사용하면 특정 URL이 만료되거나 변경된다는 이유만으로 웹에서 콘텐츠가 사라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이는 블록체인이 아닌 탈중앙화 기술의 대표적 사례다.


“실제로 굳이 필요치 않은 상황에도 블록체인을 사용하려는 경우가 많아요.” 존슨은 말한다. “사람들은 블록체인에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애쓰고, 모든 트윗을 올리거나 그들이 뭐라 부르든 모든 ‘좋아요’를 블록체인에 올립니다. 그건 마치 도대체 무얼 위해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정말 바보 같은 짓이나 마찬가지예요.” 존슨은 블록체인이 현재 숭배화됐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나는 웹 3 사람들이 이해하는 탈중앙화 자체가 정말 가능한 것인지 궁금해서 덴버에 왔다. 왜냐하면 탈중앙화의 가장 큰 장벽은 전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화(Centralization)는 애매한 용어다. 암호화폐의 원래 목표 중 하나는 금융 거래에서 중개자(은행)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유주의자, 범죄자,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 사이에서 매력이 컸다. 중앙화를 따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2개 이상의 실체가 거래할 때 그 중심에 은행을 놓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중앙화와 탈중앙화는 선택의 문제로 간주될 수도 있다. 사실 이미 다양한 옵션이 있다. 시장에 단 한 명의 플레이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플레이어가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은행업은 상당히 분산되어 있다. 미국에만도 수천 개의 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분산화 기술이 탈중앙화된 시장을 보장하진 않는다. 먼저 이메일을 떠올려보자. 전자 메일은 분산된 프로토콜이고 이론적으로 누구나 자신의 이메일 서버를 설정할 수 있지만, 마를린스파이크가 지적한 것처럼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사람들은 이메일 클라리언트를 사용하고, 계정은 소수의 제공자들, 특히 지메일 Gmail을 중심으로 집중되어왔다. 물론 개인적으로 지메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메일을 수신하는 상대방은 이걸 사용할지도 모른다. 이는 내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이메일의 복사본이 구글 서버에 있다는 걸 의미한다. 중앙화는 이에 대한 한 단어이고, 통합은 더 나은 ‘진보된 단어’다. 통합은 기술이라기보다는 시장의 특징이고, 웹 3보다 훨씬 오래된 통합 시장을 다루는 프로토콜도 있다. 그건 독점금지법이지만, 정부 정책은 사실상 웹 3 청사진에 포함되지 않는다.
화장실이 고장 난 날 아침, 나는 ‘왜 탈중앙화가 중요한가?’라는 패널을 살펴보았다. 패널리스트 중 한 명이자 퓨엘 랩의 엔지니어인 닉 도드슨 Nick Dodson은 “전통적인 핀테크(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개인 금융 앱)가 웹 3보다 확실히 더 분산되어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 더 많은 회사가 그렇게 일하기 때문이다. 혹시 핀테크 분야가 상당 부분을 연방 법률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실제로 금융 위기 여파로 통과된 2010년 도드 프랭크 법안(Dodd-Frank Act)도 미국 은행들이 고객으로 하여금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을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계좌 데이터에 접근하게 하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 덕분에 ‘베터먼트 Betterment’나 ‘민트 Mint’ 같은 개인 금융앱과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나는 패널 중 한 명인 블록체인 프로그래머 프랭키 팡길리난 Frankie Pangilinan에게 눈길을 돌려 이런 질문을 던졌다. “웹 3가 직면한 만만치 않은 기술적 과제를 고려해봤어요. 솔직히 더 간단한 방법은 의회가 데이터 이동성과 상호운용성을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것 아닐까요? 이 복잡하고 다루기 힘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쉽지 않을까요?” 팡길리난은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말씀해주시겠어요?”라 말했고, 나는 반복했다. “데이터 이동성 법안이 웹 3 전체를 다루는 것보다 더 쉽지 않은가요?”
“정부는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더 느리게 움직여요”라고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런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변화시키고 싶은 구식 시스템이죠.” 팡길리난의 회의적인 태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인터넷 경제는 규제 완화와 함께 역사적으로 느슨한 반독점 시기에 생겨났으며, 특히 미국 정부는 실리콘밸리를 규제하는 주요 법률을 통과시키거나 거대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에서 승소하는 능력을 입증하진 못했으니 말이다. 의회는 객관적으로 말하면 구식 시스템이다. 하지만 모든 법률은 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과 기업의 권력 남용을 막고, 권력을 공유하도록 고안된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다. 기술 분야 내에서도 혁신과 사용자 선택에 박차를 가하는 정부 개입의 강력한 역사가 있다.
때로는 시장을 분산시키는 정부의 역할이 사실상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이 통신사를 바꿀 때 휴대 전화 번호를 보유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연방통신위원회 규정 덕분이다. 하지만 진보적인 웹 3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조차도 공공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데는 근본적으로 관심이 없다. 대신 팡길리난의 표현대로 정부가 설계한 방식 자체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나중에 나는 세 번째 패널리스트이자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였던 레인 레티그 Lane Rettig와 백스테이지에서 채팅을 했다. 그는 암호화폐와 웹 3의 단점에 대해 솔직했지만, 정부 규제의 무용성에 대해선 팡길리난의 의견에 강하게 동의했다. 레티그는 ‘스페이스 메시 Spacemesh’라 불리는 블록체인을 연구 중이었고,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는 달리, 누구나 노트북 또는 스마트폰의 프로세싱 전력만으로도 스페이스 메시 토큰을 채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그저 평범한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만으로도 네크워크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노드를 운영하는 수백만 명의 참여자에게도 분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재미있어서 아이폰을 꺼냈다. “그럼 바로 다운받을 수 있나요?” 그러자 레티그는 “아니요”라 말한다. 안타깝게도 스페이스 메시는 아직 휴대 전화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모바일 앱이 완성되지 않았고, 만들어진다고 한들 여전히 애플이 대부분의 암호화 관련 앱을 앱스토어에서 차단한다. “규제는 좋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나는 의회에서 초당적 추진력을 갖고 애플이나 구글 등이 타사 앱스토어와 사이드로딩에 더 개방적일 것을 요구하는 ‘오픈 앱 마켓 법안(Open App Markets Act)’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레티그는 눈을 반짝였다. “그 의미는 생각보다 거대하군요! 그 법안이 지닌 함축성은 누구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어요!”
암호화폐 옹호자들이 규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암호화폐 로비에 쓰인 금액이 무려 4배로 늘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탈중앙화 시장 또는 데이터 이동성이라는 목표를 위한 규제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었다. 그것은 주로 국가가 암호화폐를 방해하지 않도록, 돈줄을 막는 규제를 견제하는 것에 관한 거였다.
이 노다지판은 명칭이 있다. ‘디파이 DeFi’, 즉 ‘탈중앙화금융(Decentralized Finance)’이다. 디파이는 본질적으로 암호화폐 베팅 시장으로 여러 옵션이나 파생 상품 등을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상품들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것은 ‘수익 농사’로, 본질적으로 이자 지불을 대가로 암호를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디파이는 큰 사업인 셈이다. 이더덴버 콘퍼런스는 고상한 이상을 품었을지 몰라도, 디파이 회사들로부터는 다른 이유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어느 순간 가장 인기 있는 이더리움 앱은 디파이 플랫폼의 형태 또는 교환이 되어버렸다. 전통적인 금융과는 달리, 이는 대부분 규제되지 않는다. 만일 여기서 누군가가 여러분의 돈을 훔쳤더라도 은행은 갚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왜? 은행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결코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다. 실제로 한 분석의 결과, 2021년 한 해에만 1백억 달러 이상이 디파이 플랫폼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버에서의 첫날 밤, “분산된 금융 상품을 만드는 가장 빠르고 유연하며 안전한 방법”이라고 선언하는 ‘우마 Uma’가 후원하는 해피아워로 향했다. 행사장은 디파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들은 저마다 최소한의 위험으로 아주 높은 수익률을 약속한다고 장담했다. 전 투자 은행가였던 아리사 도요사키 Arisa Toyosaki는 자신이 론칭 중인 ‘세가 Cega’라는 스타트업에 대해 말해줬다. 아리사는 세가를 통해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이국적인 암호화폐 파생 상품에 투자하고 건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나에게 시장이 50퍼센트 이상 하락하지 않는 한, 손해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도 장담했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투자 은행에서 일했다는 아리샤는 “2021년 하반기에 디파이 파생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한다. 처음으로 쪼개어 파생 상품으로 만들 만한 충분한 암호화폐 상품들이 있었고, 이를 잘하기 위해선 시장의 진화된 통계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수량 분석 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에 대한 우려를 안심시키려는 다양한 시도는 마치 2008년 금융 위기 전야와도 같은 느낌도 준다. 예상 가능하게도 수많은 웹 3 옹호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경멸했다. 주택 담보 대출 방식의 암호화폐 토큰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베이컨 코인 Bacon Coin’이 후원하는 행사장을 떠나, 커피숍에서 나오던 중 바깥 테이블에서 두 남자가 얘기하는 걸 우연히 들을 수 있었다. “저는 디파이에 관심이 없어요.” 한 사람이 말했다. “아, 당신은 폰지노믹스 쪽 아니었나요?”
비탈릭 부테린조차 자신이 만든 이더리움 우주에서 벌어지는 현금 탈취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다. 그는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현재 만들어질 수 있는 건 당장 이익이 되는 것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건 종종 세상의 좋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죠.”
하지만 여기에 패러독스가 있다. 웹 3 이상론자들은 암호화폐 카지노를 배제하고 싶지만 암호화폐(돈)가 여전히 그들이 구축하고자 하는 세상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이다. 웹 2.0의 초기 오픈 소스 운동(이상주의자들의 시대)은 “에너지와 재능이 선의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순수한 믿음에 따라 주도됐다. 리눅스 신봉자들은 소프트웨어가 무료여야 한다고 믿었고, 수익 동기에 반발했다. 이 시대에 탄생한 플랫폼은 세상을 더 낫고, 더 개방적이며, 더 연결된 곳으로 만들겠다는 드높은 이상을 배치하는 한편, 배경에선 광고주의 이익을 위한 사용자를 감시하기 위해 조용히 글로벌 보안 업무를 설정했다. “많은 오픈 웹, 오픈 소스 속의 사람들은 항상 돈이 더티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멤버십과 구독을 블록체인에 넣는 ‘언록 프로토콜 Unlock Protocol’을 만든 줄리엔 제네스토 Julien Genestoux가 말한다. “암호화폐가 해온 것 중 하나는 돈을 가장 앞에 둠과 동시에 중심에 놓는 것이죠. 하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 행위자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다른 모든 사람으로부터 가치를 빼앗아가는 걸 막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응시하고 있는 것을 명시함으로써, 다시 무언가를 가로채려는 사람들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죠.” 가장 기본적인 레벨로, 웹 3는 또 다른 신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에 재정 인센티브에 관한 새로운 탈중앙화 플랫폼을 만들어 암호화에 능통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원활하게 이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오픈 소스 속에서 자신의 데이터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제어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일반 사용자들은 데이터 소유권이나 불변의 공개 장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편리함과 재미, 그리고 친구들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주말에 어딜 다녀왔는지 같은 작은 것들에 대해 신경을 쓴다. 그렇다면 새로운 웹 3 앱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토크노믹스 Tokenomics’다. 웹 3에 제안되는 거의 모든 비즈니스 모델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토큰을 배포하기 때문에, 토큰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플랫폼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웹 3에서 이는 일종의 ‘인센티브 조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개념은 비트코인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익명의 크리에이터 사토시 나카모토는 개인의 이익과 비트코인의 이익 사이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규칙을 고안했다. 게임 이론의 원리를 활용해 집단적인 선의를 위해 행동하는 모든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데, 집단의 이익에 관한 한, (심지어는 누군가 역사를 다시 쓰고 계정을 부풀릴 만큼 충분한 장악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권력을 남용하지 못할 강력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독단적인 행동은 신뢰를 죽이고, 자신의 보유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다.(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물고 물리는 매입을 원하는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만 가능한 가치 구조로 잘못 파악하곤 한다.)
하지만 토크노믹스는 적어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 웹 3의 검색 엔진 ‘프리서치 Presearch’부터 시작해보자. 프리서치는 누구나 자신의 컴퓨터 또는 가상 개인 서버에 설정할 수 있는 노드 네트워크에 분산된다. 검색어가 노드 중 하나에 전달되며, 그 노드 중 하나는 응답하기 전 다양한 소스를 쿼리한다. 노드를 실행하는 사람들은 프리서치의 맞춤혐 암호화폐인 ‘PRE 토큰’ 형태로 보상을 받으며, 사용자 또한 검색을 수행한 것에 대해(대가로) 소액의 토큰을 보상받을 수 있다. 플랫폼이 인기를 끌수록 토큰의 가치는 더욱 높아져야만 한다. 이 값은 실제 기준점이 있으며, 광고주들은 검색 결과에 나타나기 위해 토큰을 구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게 먹힐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건 폰지 방식은 아니다. 웹 3 앱은 사용자에게 보상을 지불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 운영 방식에 관한 발언권도 준다. 예를 들어 프리서치의 경우 PRE 토큰은 플랫폼에 대한 소유권과 일종의 지배력을 사용자에게 각각 부여한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분산 구조는 적어도 착취적인 방향으로 검색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왜 우리는 구글의 선례를 밟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프리서치의 설립자인 콜린 파페 Colin Pape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이 하나의 가치 단위를 중심으로 모든 사람을 재정렬합니다. 사용자들로부터 필요 이상으로 많은 가치를 추출하려 하면, 결국 그들이 실망해 토큰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죠.”
이 개념은 추상적으로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온갖 종류의 현실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 누군가가 일방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토큰을 사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암호 계정이 탈중앙화를 원하는 사람의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탈중앙화 상태를 관리하면서 기존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행동할 수가 있는가?
답은 모두 추측이다. 아직 실제로 존재하는 지배 구조가 없기 때문이다. 파페는 분산 제어가 여전히 열망으로 남아 있음을 인정한다. 이는 웹 3 세계에서 일종의 주제다. 모든 사람은 새로운 플랫폼이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관리될지에 대한 백서를 품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의 시점에서 일단 더 많은 다른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직은 아니다. 단지 방향을 정해놓자면, 블록체인 기술과 토크노믹스를 사용해 사람들이 탈중앙화 앱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목표는 암호화폐를 사용해 사람들을 더 협력적이고 덜 자기 파괴적인 사회에 넣는 것이다.


나는 케빈 오워키 Kevin Owocki를 만나기 전까지 이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오워키만큼 웹 3의 이상주의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 이렇듯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픈 소스 웹 3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플랫폼 ‘깃코인 GitCoin’을 설립한 그는 이더덴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오워키는 콘퍼런스에서 어느 정도 록 스타였다. 2017년에 ‘Buidl’라는 용어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았고, 그를 따르는 이들이 쉴 새 없이 다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저서 <GreenPilled: 크립토가 어떻게 세상을 재생시킬 수 있는가?>는 4백만 부가 금세 매진됐다. 오워키는 카지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순수한 암호화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 소득 약 10만 달러 이후의 돈은 행복을 증가시키는 것을 멈추기 때문에, 웹 3의 설립자들은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공공재에 여분의 돈을 예치함으로써 그들의 행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군중들에게 말한다.
“저는 좌익에 가까워요. 사이버펑크라기보다는 태양과 녹색 에너지를 꿈꾸는 솔라펑크죠.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지속 가능성과 공평한 경제 시스템에 관한 현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렇게 서로 다른 가치를 조화시키는 일이 컴퓨터 간에 가치 단위를 이동하는 것으로 가능해지죠.”
오워키는 블록체인을 통해 가치 단위를 이동시키는 일을 ‘재생 암호경제학’이라 부른다. 그는 크립토 이코노믹스다. “블록체인 기반 인센티브를 활용해 새로운 유형의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네크워크를 설계하고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어요. 재생 암호경제학은 세상을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방식, 그리고 그러한 수행을 의미하죠. 목표는 제로섬. 부자가 되는 자본주의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오워키는 올바른 암호경제 구조가 기후 변화, 잘못된 정보, 자금이 부족한 디지털 인프라에서의 집단 행동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툴은 ‘DAO(탈중앙화 자율조직)’다. 이론적으로 DAO는 집단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한다. 대개 회원들은 DAO가 발행하는 커스텀 토큰을 일정량 구매해서 가입하며, 이를 통해 DAO의 소유권 지분이 부여된다. 회원은 DAO가 하는 일에 투표하는데, 주로 DAO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대한 투표다. 이러한 콘셉트는 이미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다. 첫 번째 DAO는 2016년 누군가가 코드의 허점을 악용해 당시 이더리움 화폐로 약 5천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빼돌린 후 붕괴되었다.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화려한 실패가 잇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AO는 이더덴버에서 열풍을 일으켰고, 참석자들은 그들이 가진 ‘세상을 바꾸는 잠재력’에 열광했다.
킴벌 머스크 Kimbal Musk는 음식 관련 자선단체인 ‘빅그린 DAO’에 대해 말한다. 그는 DAO를 통해 자금을 분산하면서 자선 비영리 단체들의 고통스러운 관료제도를 모두 없애버렸다고 주장했다. “실패한 많은 방법도 있지만, 그건 멋지게 실패한 것이고,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나았습니다.”
그렇다면 DAO는 인류를 위협하는 집단 행동 문제에서 어떻게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을까? 오워키는 “우리가 선택한 무기는 게임 이론에 기초한 투명한 오픈 소스 코드”라고 말한다. “탈중앙화 블록체인 네크워크에 배포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설계죠. 이곳에선 학부 경제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이를테면 ‘공공재는 배제될 수 없고 경쟁할 수 없다’와 같은 것에서부터 공상과학 소설에 나옴직한 것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어요.”
오워키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 설계 기법 중 하나로 ‘제곱 투표(Quadratic voting)’를 들 수 있다. 그는 등을 돌려 야구 재킷 뒷면에 적힌 “쿼드래틱 랜드 Quadratic Lands”라는 글귀를 보여준다. “이 땅은 공공재를 생산하기 위해 경제 법칙이 재설계된 신화적인 장소를 일컫습니다. 현재로선 그곳이 이미 존재한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건 모방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될 비유적인 이상향이죠.”
내가 잠시 당황했을 때, 이더덴버에 있는 많은 사람은 비유적 주장과 말 그대로의 주장을 분리하는 능력에 대해 걱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어쨌든 공공재에 대한 신화적인 분배가 이뤄지는 그곳을 위해 제곱 투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일 특정 투표에 더 많은 투표수가 할당된다면, 그 투표는 더 중요해진다. 단, 동일한 선택에 계속해서 투표할수록 이전 투표보다 가치는 하락하겠지만 말이다. 이는 한 그룹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투표권을 장악하는 걸 어렵게 만드는 장치다. 깃코인은 제곱 투표 펀딩을 사용해 웹 3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는데, 이럴 때 주어진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사람의 수는 그들이 기여하는 금액보다 더 중요해진다. 또한 가장 부유한 사람보다는 가장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아이디어, 즉 ‘재생 암호경제학’이 작용하는 것에 대한 보상도 이뤄진다. 이러한 방식은 공공재에 대한 막대한 자금이 지원되는 디지털 생태계를 위해 다수의 횡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인 글렌 웨일Glen Weyl은 블록체인과 제곱 투표에 대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오워키보다 훨씬 신중한 입장이다. 오워키의 책 서문에서 그는 “웹 3에 대해 깊은 양면적 감정을 갖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그는 탈중앙화와 디지털 공공재라는 광범위한 목표를 지지하면서도, 현 상황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잠재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그러니까 일종의 내부 비판자로 자리매김했다.
웨일은 DAO 제곱 투표를 사용하는 취약성에 대해 설명한다. 한 사람이 수천 개의 꼭두각시 계정을 만들어 투표를 장악하는 ‘시빌 공격’이 대표적이다. 다중 계정을 만들기 힘들도록 본인 확인이라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해도, 누군가 아날로그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신 계정을 만들게 할 수도 있다. 웨일은 “만일 중국 정부가 DAO를 인수하길 원한다고 상상해보라”라고 말한다. 엄청난 인구에게 동참하게 만들고 지갑에 대한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도 있는 문제다.
웨일은 동시에 공동 혁신가들이 이러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매튜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흔히 부익부 빈익빈의 누적 이득을 말하죠. 그건 부정할 수 없는 경제의 기본 법칙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이길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연의 법칙을 정복할 때 우리는 기술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매튜 효과를 뒤집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 일을 제곱 투표가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솔직히 나에겐 이 모든 게 혼란스럽다. 오워키의 이론에서 가장 이상적인 부분은 둘째 치더라도, DAO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부터 이해하기가 몹시 어렵다. 그래서 덴버에 있는 동안 직접 하나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친구인 잭슨 스미스는 교육계에서 블록체인의 적용을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 ‘LEF(Learning Economy Foundation)’에서 일한다. 그 역시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했는데, 내가 DAO를 만드는 걸 도와주기로 했다. 우리는 리스크가 적은 아이디어들에 매달렸다. 우리의 DAO 목표는 ‘뉴요커 매거진의 위클리 카툰 캡션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는 것’, 그리고 ‘자막이 없는 카툰에 위트 넘치는 캡션을 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린 이걸 ‘lmaoDAO’라 불렀다. 지난 주말 내내 DAO에 진지하게 시간을 투자했고,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실제로 프로그램을 짜고 아낌없이 DAO 제작을 도운 잭슨과 동료들 덕분이다. 이더덴버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프로젝트를 소개했을 때 그들이 보여준 열렬한 호응에 놀랐다. 그저 저널리스트가 가벼운 체험담을 만드는 것이 아닌, 영리한 아이디어를 들고 왔다는 칭찬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DAO를 만들어보면 2가지가 매우 명확해진다. 첫째, DAO는 암호 토큰을 소유하는 회원 그룹일 뿐이라는 것. 대부분의 DAO와 마찬가지로 우리 DAO는 웹 2.0 애플리케이션인 디스코드에서 조직되었다. 실제로 이 DAO는 탈중앙화는 아니었다. 우린 디스코드를 제어하면서 잭슨은 투표 웹사이트를 맡았고, 나는 ‘NewYorker.com’에 캡션들을 제출했다. 사실 원칙적으로 탈중앙화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게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단지 그동안 다른 회원들은 우리가 말하는 것과 행하는 것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비드링이 정말 재미있었다는 것. DAO를 세팅하는 건 마치 비디오 게임을 디자인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계속 플레이하게 하고, 쉽게 착취당하지 않는 인센티브와 규칙을 만들어내야 한다. 웹 3 자체는 몰입형 RPG와 같아서 꼭 게임처럼 느껴졌다. 충분히 오랜 시간 플레이하면 지시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지고, 모든 종류의 난해한 용어들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과정은 이렇다. 먼저 지갑을 이더리움 메인 넷에서 ‘Gnosis 체인’으로 전환해 ‘LMAO 토큰’을 청구한다. 그런 다음에 공동 작업과 동기화를 진행한 후 회원임을 증명하고 잠긴 디스코드 채널에 액세스할 수 있는 ‘디스코드 봇’을 만들면 된다.
결국 비드링의 진정한 재미는 문제 해결에 있다. 예를 들어 어떻게 사람들을 참여시킬 것인가? 내 경우에는 개발자 중 한 명인 나단이 아이디어를 냈고, ‘버피콘 NFT’ 또는 ‘이더덴버 식사 토큰’이 들어 있는 모든 암호 지갑을 스크랩했다. 그런 다음 해당 목록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커스텀 토큰을 에어드롭할 수 있다. 가장 도취적인 건 이 모든 일이 비교적 폐쇄적인 시스템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결정들 중 DAO 테두리 밖의 혼란스러운 세계에 대해 굳이 많은 걸 생각케 하는 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건 웹 3라는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웹 3가 무엇이든, 그건 코더와 기술자들이 해킹의 즐거움을 재결합할 수 있는 영역이고, 이를 통해 기술적 세계에서 일하는 묘미를 다시 한번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다. 취미로 보드게임을 만드는 잭슨은 웹 3의 매력 중 하나는 “탈출구가 되어준다는 것”이라 말한다. 그 탈출구가 실제 장소로 이어질지 아님 판타지 랜드로 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피자 조각과 빈 과자 봉지가 쌓여가는 토요일 오후, 저녁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스눕 독이 어딘가에서 ‘데스 로 레코드’를 ‘NFT 뮤직 레이블’로 전환하는 파티를 열 거라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날 저녁은 덴버에 사는 어릴 적 친구 데이브를 만날 예정이었다.
나는 마치 오즈에서 돌아온 도로시 같았다. 그런 다음 차츰 그의 가족, 직장, 우리가 계획했던 여행과 같은 평범한 주제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날 밤은 그렇게 마무리가 됐고, 다음 날인 일요일 아침에는 데이브의 두 살 난 딸이 내는 발소리에 일찍 잠에서 깼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믿지만, 아침 햇살 속에서 아이의 미래가 블록체인 멤버십 조직의 많은 인센티브를 조절하는 데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하자, 받아들이긴 영 어려웠다.
이 모든 게 내가 뽑지 않은 게임 속 인형처럼 느껴졌다. 잠시 후 휴대 전화가 윙윙거리더니 DAO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웹 3가 또다시 내가 아닌 수많은 코더를 들뜨게 만들 뿐인, 머나먼 테크 세상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