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과정에서 “여기 맞아?” 소리가 반드시 나올 것, 찾고 나서도 입구가 어디인지 헷갈리게 할 것, 되도록 지도에 자세한 안내는 생략할 것. 이런 스피크이지 바가 다시 또 인기다.
피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주택가에서 표범이 그려진 문을 발견했다면, 피어를 제대로 찾아온 게 맞다. 입구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한 가지 관문을 더 통과해야한다. 문을 열 수 있는 나무 버튼을 찾아야 하는 것. 무사히 피어에 입성했다는 기쁨은 진, 럼, 보드카, 칵테일과 와인 메뉴판을 읽으며 한껏 누릴 수 있다. 스테이크와 라자냐처럼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 메뉴도 놓치기엔 아까운 맛이다. 가장 인기 있는 칵테일은 ‘벌초 가는 길’. 성묘 날 벌초의 기억을 살려 싱그러운 풀 냄새와 들꽃을 한 잔에 담았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62길 45-25 지하 1층
영업시간 월~목, 일 19:00 ~01:00, 금, 토 19:00~02:00
인스타그램 @bar_vier
퍼플라벨
간판 대신 보라색 선이 그려진 액자가 입구에 있으니 ‘보라색’을 잘 찾는 게 중요하다. 지도 앱을 켜고 “위치 상으로는 여기가 맞는데?”를 두 세 번 정도 중얼거리다 보면 보일 거다. 01과 호출 버튼을 눌러야만 입장 완료. 퍼플라벨은 독립병입 위스키 전문 바다. 독립병입이란, 특정 회사가 증류소에서 숙성 중이던 오크통을 사서 병입해 판매하는 걸 의미한다. 오크통을 사서 위스키 블렌딩과 병입, 그리고 판매까지 증류소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퍼플라벨에는 100여종 이상의 독립병입 위스키가 백바를 채운다. 좋아하는 맛과 싫어하는 맛을 알려주면 입맛에 딱 맞는 칵테일을 제안해주니까 ‘술알못’도 자신감 있게 방문하기 좋다.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46길 2-7 B1
영업시간 매주 화요일 휴무, 나머지 요일 19:00 ~ 02:00
인스타그램 @bar_purplelabel
회전목마
해방촌 신흥시장에 아는 사람만 아는 회전목마가 있다. ‘히든바’를 컨셉으로 하기 때문에 간판도 만들지 않고, 일부러 지도에도 자세한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입구를 못 찾고 헤매는 이들 만큼이나 눈치 빠르게 잘 찾는 이들도 많아져 어느새 해방촌 ‘핫플’로 등극했다. 계단 입구를 잘 찾는다 해도 화장실 문과 직원 공간 문을 여는 실수는 피하기가 어렵다. 요즘엔 웨이팅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눈치껏 합류하면 된다. 숨겨진 문을 열면, 거대한 회전목마 속으로 들어온 듯한 공간이 펼쳐진다. 위스키와 와인, 칵테일과 함께 안주를 곁들이고 싶은 이들을 위해 1층 식당에서 요리를 만들어 올려준다. 힘들게 찾아간 값을 제대로 하는 힙하고 재미있는 바다.
주소 서울 용산구 소월로20길 26-6 2층
영업시간 매주 화요일 휴무, 나머지 요일 18:00 ~ 02:00
인스타그램 @hoejeonmok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