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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이 아끼는 동해안 현지 맛집 5

2022.08.10김은희

배가 뜨거운 여행.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동해안 맛집들을 구 강원도민이 직접 공개합니다.

감자전과 수수부꾸미ㅣ정동진 심곡 쉼터 – 노별의 식탁
주변 사람들에게 하도 추천하고 다녀서 가게에 지분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 받을 수도 있지만, 맛있는 걸 어떻게 해. 오직 감자를 갈아 만든 진짜 감자전, 진짜 감자 옹심이를 맛볼 수 있다. ‘진짜’를 강조한 이유는 감자전이라 쓰고 감자를 채쳐서 부친 튀김 비슷한 것이나 감자보다 밀가루 맛이 더 많이 나는 감자전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바삭하고 쫀득하고 촉촉한 감자전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감자를 오롯이 갈아 빚은 옹심이 역시 포슬포슬 진하다. 씹을 수록 달고 고소한 수수부꾸미는 부모님’S 픽. 어린 시절 맛이 난다고 좋아하시는 어른들이 테이블마다 앉아 계신다. 모든 메뉴 다 맛보아서 배가 터질 듯이 불러도 도보 5분 거리에 훌륭한 산책로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 있어서 그 배는 금세 다시 꺼진다. 정동진까지 해변 따라, 때로는 바다 위를 가로 지르는 산책로가 속 시원히 이어진다.
add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665-6

 

메밀 갓 전병ㅣ백복령 쉼터
강원도가 매력적인 이유는 바다도 있고 강도 있고 호수도 있고 산도 있기 때문 아닐까. 바닷가에서만 놀기 아쉬울 때, 새로이 환기가 필요할 때 드라이브 코스로 좋은 목적지로 백복령 쉼터를 추천한다. 백복령(백봉령이라고도 한다)은 강원도 동해시와 정선군을 잇는 길 중 하나로 고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단, 군데 군데 가파른 오르막도 있고 대체로 구불구불해서 날씨가 좋지 않을 때나 초보 운전자 경우에는 피하는 게 좋겠다.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기 좋은 목적지 ‘백복령 쉼터’는 이름 그대로 백복령 고개길을 넘어가다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감자 옹심이와 도토리묵, 감자전처럼 강원도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양 길가에 줄지어 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든 진한 강원도 사투리와 함께 현지 맛이 그득하니 끌리는 데로 가보시길 추천한다. 에디터가 종종 가는 곳은 털보산방. 이름 그대로 털보 아저씨가 뚝딱 음식을 짓는다. 어느 집에 들어가든 메밀 갓 전병은 꼭 주문해보기를. 정선의 특산물인 갓으로 속을 만든 메밀 전병인데 갓 김치를 싫어한다 하더라도 이 메밀 갓 전병은 술술 들어간다. 메밀은 보드랍고 갓과 여러 재료로 채워진 속은 아삭거려서 젓가락질을 멈추기 힘들다.
add 정선군 임계면 백복령 쉼터

 

장칼국수ㅣ금학칼국수
사담이지만, 근처 여고의 아재 입맛 가진 10대 학생들이 점심 저녁 뺀질나게 드나 들던 소울푸드집이다. 골목에 숨어 있어 아는 사람만 알던 진정한 현지 맛집으로, 걸쭉한 장칼국수가 기력을 넘치게 보충해주었다. 10대를 벗어나 다시 찾은 금학칼국수의 국물 맛은 조금 연해진 것도 같았으나…, 그러나 묘하게 깊은 맛은 여전했다. 통통한 콩나물이 쌀알만큼 듬뿍 들어간 콩나물밥도 별미다. 둘이 방문한다면 장칼국수 하나, 콩나물밥 하나 시켜서 나눠 먹어 보길 추천한다. 강릉 중앙시장이 지근거리이므로 식후 간식으로는 갓 쪄낸 찰옥수수가 좋겠다.
add 강릉시 대학길 12-6

 

회ㅣ묵호항과 임원항
묵호항 어판장에서도 묵호항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줄지어 선 가게, 즉 자야수산, 보라수산 등의 생선가게열은 전부 자연산 해산물만 취급한다. 묵호항에서 출항한 배들이 동해 바다에서 잡아온 활어만 파는 것이 이곳 묵호항 ‘자연산존’의 법칙이다. 때문에 저렴한 축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갓 잡아 손질한 회를 먹고 나면 서울에서의 회들은 조금 시시해진다. 묵호항 자연산 횟감의 높은 가격대에 동해 현지 주민들이 나들이 삼아 종종 찾는 곳은 동해시 이웃 도시 삼척에 자리한 임원항. 양식 해산물도 판매하기에 보다 푸짐하게 회를 즐길 수 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2022년 봄에 새롭게 재단장해서 깔끔하다. 묵호항이든 임원항이든 동해에 방문했다면 ‘가자미 세꼬시’를 꼭 먹어볼 것. 탱글한 살과 함께 꼬드득 씹히는 뼈의 식감이 싱싱하다.
add 동해시 묵호진동(묵호항),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임원항)

 

곰치국ㅣ황해횟집
흐물흐물 못생겨서 저렴하게 파는 곰치를 한가득 사와 쫑쫑 썬 김치를 양껏 넣고 뚝딱 끓여주던 엄마의 곰치국을 먹고 자란 구 바닷가 주민 입장에서는 곰치국 인기가 높아진 일은 반가우나 가격마저 몇 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높아진 변화가 서글프다. 그마저, 원인은 모르겠으나, 담백한 곰치의 매력이 살아나게 요리한 대신 물컹거리는 식감이 기이하게 느껴지게 조리한 몇몇 변종 곰치국을 접할 때면 곰치를 대신해 내가 부끄러워질 지경인데, 동해시 까막바위 해안도로에 인접한 황해횟집은 기본에 가까운 곰치국을 낸다. 만점을 주기에는 역시 아쉬운 점들이 다소 있지만, 그래도 1986년부터 한자리를 지켜온 밥집이다.
add 동해시 일출로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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