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는 NBA 게임 스타일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 지큐 코리아 (GQ Korea)

골든스테이트는 NBA 게임 스타일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2022-08-16T14:10:57+00:00 |culture|

3점 플레이를 구사하는 돌연변이 팀의 등장은 신선했다. 지난 8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NBA의 게임 스타일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농구에도 옛말이란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드는 관중을 부르고, 센터는 승리를 부른다”라는 식의 이야기다. 실제로 이 말은 오랫동안 농구를 대표하는 격언이었다. 3.05미터 높이의 림에 공을 집어넣는 농구는 높이와 골밑을 두고 겨루는 고지전의 스포츠다. 아니, 고지전의 스포츠였다. 높은 확률로 2점 슛을 넣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상대의 슛을 막아낼 수 잇는 키 큰 선수. 농구계에서는 이들을 일컬어 ‘빅 맨’이라고 불렀다. 단언컨대 오랜 세월 동안 농구는 빅 맨의 스포츠였으며, 골밑 슛과 2점 슛 경쟁력이 곧 그 팀의 경쟁력이었다.

그래서 좀처럼 변할 것 같지 않던 농구판에 돌연변이가 등장한 것은 뉴 밀레니엄 시대가 열린 지도 15년이 더 지나서였다. 바로 2015년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하 골든스테이트)다.이 팀은 좀 이상했다. 샤킬 오닐처럼 압도적인 센터도, 마이클 조던처럼 페이드 어웨이로 2점 슛을 손쉽게 꽂아 넣을 수 있는 스윙맨도 없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그해 3점 슛을 앞세워 정규 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제패하여 NBA 정상에 섰다. 1975년 이후 무려 40년 만에 거머쥔 우승이었다.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스티브 커 감독이 힘을 모은 지난 8년, 골든스테이트는 자타가 공인하는 압도적인 왕조를 건설했다. 8년 동안 파이널 진출 6회, 그리고 우승 4회를 차지했다. 누구도 반론할 수 없는 위대한 족적임이 분명했다. 이런 왕조가 건설되는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전 세계 최고의 인기 팀으로도 발돋움했다. 축구에 레알 마드리드, 야구에 양키스가 있다면 농구엔 골든스테이트가 있었다. 캘리포니아주의 별명을 그대로 팀 이름으로 지은 골든스테이트 Golden State는 어느덧 명가 LA레이커스를 넘어 NBA 최고의 글로벌 인기 팀이 됐다. 승리, 팬, 마케팅을 모두 아우른 영리하며 범례적인 행보였다.

골든스테이트의 성공 스토리는 남들과 다르기에 더 특별하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골든스테이트의 승리 방정식은 과거의 다른 왕조들과는 많이 다르다. 골든스테이트는 ‘승리 공식’이었던 2점이 아닌 3점을 무기로 삼는다. 이들의 전략을 단순화하자면 코트를 빠르게 질주하고 공간을 넓게 벌린다. 그런 다음 코트 위의 5명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오펜스를 통해 3점 슛을 쏘아 대며 경기를 지배한다. 이것이 골든스테이트가 만들어낸 그들의 고유한 승리 비법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이런 농구는 NBA는 물론 농구라는 종목 전체에 거대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름하여 ‘페이스 앤드 스페이스 Pace and Space’. 여기서 페이스는 경기 속도, 스페이스는 공간을 의미한다. 수비 성공 후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고, 3점 슈터들이 공간을 넓게 벌리며 코너부터 하프라인 가까운 지역까지 코트를 넓게 쓰는 농구. 골든스테이트가 추구한 ‘페이스 앤드 스페이스’는 곧 북미 대륙을 넘어 유럽, 아시아로 뻗어나갔고, 어느덧 현대 농구 전술을 대표하는 아이덴티티가 됐다.

숫자의 변화만 봐도 골든스테이트가 만들어낸 흐름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알 수 있다. 지난 2005년, 골든스테이트보다 한발 앞서 속공을 핵심 가치로 삼은 팀이 등장했다. 스티브 내시, 마이크 디앤토니 감독이 이끄는 피닉스 선즈였다. 당시 피닉스의 캐치프레이즈는 ‘세븐 세컨드 오어 레스<7 Second or Less>’였다. 모든 공격을 7초 안에 끝내는 엄청난 스피드 농구를 펼쳤다. 2004-2005시즌 피닉스는 페이스 수치 97.35를 기록하며 경기 속도 1위에 올랐다. 피닉스가 선보인 스피드 농구는 NBA에 큰 신선함을 안겼다.

그런데 약 17년이 지난 지금, 놀라운 사실 하나. NBA 대부분의 팀이 당시의 피닉스보다 빠른 농구를 펼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영향 때문이다. 2021-2022 시즌 페이스 수치 리그 23위였던 유타의 기록(97.50)이 2004-2005시즌 리그 1위 피닉스의 기록보다 높을 정도다. 1위 미네소타의 기록은 101.47로 당시 피닉스를 압도한다. 리그 평균 페이스 수치를 봐도 2005년 90.9에서 2022년 98.2로 대폭 상승했다. 골든스테이트의 등장이 만들어내고 경기의 흐름을 가속화한 놀라운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