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케이 "감 놔라 배 놔라 하지말아 줬으면 좋겠어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식케이 "감 놔라 배 놔라 하지말아 줬으면 좋겠어요"

2022-09-22T12:23:54+00:00 |interview|

자란 머리칼을 애써 자르지 않은 민식이, 다시 식케이로 불리울 때.

재킷, 돌체&가바나.

GQ 전역하고 머리카락을 한 번도 안 잘랐다고요.
SK 네. 하하.
GQ 의도한 건가요?
SK 아뇨. 그냥 귀찮아서 안 자르고 다녔는데, 데뷔 때부터 제 헤어스타일링을 맡아주던 형이 일단 자르지 말고 놔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 들었죠.
GQ 귀찮아서 활동도 안 한 건 아니겠죠?(웃음) 전역하면 누구보다 먼저 앨범 내고 활동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외였어요.
SK 그렇다고 마냥 놀면서 지내진 않았습니다. 즐겁게 일하고, 재미있게 작업하면서 지냈죠.

오버롤, 드리스 반 노튼. 슈즈, 라프 시몬스. 네일, 새미늄.

GQ 작업 외에 요즘 제일 열심히 하는 건 뭐예요?
SK 훈련소에서 끊어진 어깨 근육 때문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죠.
GQ 3집을 위한 예열이라고 기대해도 될까요.
SK 네. 정규 앨범을 위한 음악 작업은 충분히 되어 있어요. 전 언제나 원할 때 작업하는 걸 원칙으로 하거든요.
GQ 어떤 노래들로 채워질지 궁금해요.
SK 즐겁고 신나는 노래. 듣는 분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앨범이 될 것 같네요.

톱, 팬츠, 슈즈, 링, 드로즈, 모두 발렌시아가.

GQ 2018년 <지큐>와의 인터뷰에서 “사랑 없이는 못 산다”라고 대차게 이야기했던 거 기억하나요? 4년이 흘렀어요. 여전히 식케이는 사랑 없이는 못 사는 뜨거운 남자인가요?
SK 물론! 전 쉽사리 캐릭터를 바꾸지 않아요. 누구든 삶의 모토를 시시각각 바꾸지는 않잖아요? 오히려 올드 헤드 Old Head처럼 좋아하는 음식, 영화, 음악만 고집하면서 안 바뀌려고 하면 삶이 고리타분해지죠.
GQ 말하자면 올드 헤드는 꼰대인 거죠? 본인이 올드 헤드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나이로?
SK 아뇨. 스스로 난 올드 헤드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올드 헤드예요. 계속 생각하고, 우리가 자라면서 치사하고 속 좁다고 느낀 어른들의 행동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해요.
GQ 아하. 쓸데없는 고집은 버리고 더 큰 삶의 모토를 가지라는 거네요?
SK 사람이 사랑 없이 살아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불싯 Bullshit 입니다! 그 누가 말하던지요.

아우터, 팬츠, 모두 디젤. 슈즈, 알렉산더 맥퀸, 선글라스, 옵티컬 W by 레스퍼스.

GQ 러브 이즈 올 Love is all. 식케이 가라사대. 공감해요. 옛날 이야기 좀 해볼게요. 올해 초 니고 Nigo가 디렉팅한 겐조 컬렉션에 한국 셀럽 최초로 등장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선명해요.
SK 겐조를 통해 연락이 먼저 왔어요.
GQ 전역한 지 한 달도 안 됐을 때였죠.
SK 맞아요. 쇼 일정에 맞춰 출국하려면 PCR 검사 결과가 필요했어요. 아침 일찍부터 매니저와 정신없이 추위를 뚫고 인천공항에 갔던 게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리고 귀국해서 돌아오는 길에는 눈이 펑펑 내렸어요.
GQ 전역 후 첫 공식 석상이었는데 얼굴이 하나도 안 보였어요. 니트 집업에 달린 후드로 얼굴을 반 가리고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신비스럽게 등장. 그 이후에도 얼마간 비주얼을 전면으로 드러내는 행보는 거의 없었고요.
SK 네. 사실 그래서 이번 화보를 준비하는 내내 굉장히 흥분되고 설렜어요.

아우터, 팬츠, 슈즈, 모두 발렌시아가. 선글라스, 몽클레어 × 젠틀 몬스터. 네일, 새미늄.

GQ 화보에 대한 아이디어도 줬잖아요.(그는 30분 일찍 촬영장에 도착했다.) 적극적이어서 좋았고 재밌었어요. 결과물이 맘에 드나요? 촬영하는 동안 신나 보여서 스태프들도 즐거웠어요.
SK 이런 촬영이 오랜만이기도 하고, 처음 합을 맞춰본 스태프들과 진행하는 거라 사실 떨렸는데 결과물이 너무 마음에 쏙 들었어요.
GQ 어떤 착장이 제일 마음에 들었나요?
SK 한 가지 스타일을 딱 고를 수는 없지만, 음··· 분홍색 배경지에서 찍은 착장요. 특이하게 생긴 아크네 스튜디오 선글라스를 쓰고 쪼그려 앉아서 찍은 컷. 긴 머리카락을 ‘후후’ 하고 부는 표정이 나름 위트 있어 보여서 좋은데요.
GQ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도 있었죠.
SK 사실 근육도 머리카락이랑 똑같아요. 다들 일부러 벌크 업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훈련소에서 크게 부상을 입어서 전역 후에 운동을 시작했거든요. 파열된 근육의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해서요. 후유증이 아직도 심해요. 긴 머리처럼 근육도 그냥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GQ 그냥 받아들인 덕에 화보가 잘 나왔네요.
SK 나이스!

아우터, 돌체&가바나. 그릴즈, 새미늄.

GQ 촬영 내내 느꼈지만 에너지가 넘쳐요. 식케이의 이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지 궁금해요.
SK 제 반려묘 얌마와 시키겠죠.
GQ 오, 반려묘 친구들과 집에 있는 걸 좋아하나요. 왠지 파티나 클럽을 즐길 것 같았어요. 식케이가 하는 음악이 풍기는 이미지 때문이었을지도요.
SK 파티도 좋아하죠. 항상 친구들이 있어서 들르긴 하지만 열 번을 가면 아홉 번 정도는 술 없이 즐기는 스타일이긴 해요. 친구들이 만취했을 때쯤에야 저와 하입 Hype 레벨이 맞는 느낌이라서요.
GQ 오늘 촬영장에서 텐션을 보니까 알겠어요. 그동안 무대 오르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어요?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니까 너무 신나죠?
SK 그렇죠. 제가 막 입대하던 2019년쯤에 코로나가 심해졌어요. 그리고 전역할 때쯤, 2021년 말부터 신이 도와주신 듯 공연과 관련된 코로나 정책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저도 여름부터 무대를 조금씩 할 수 있게 됐고요. 너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감사해요. 오랜만에 팬들을 만났더니 매번 에너지가 넘쳐요. 더 많이 하고 싶어요.
GQ 아티스트들에게 무대는 정말 중요한 공간이잖아요. 2년 동안 하지 못했을 때 느낀 답답함은 없었어요? 나도 얼른 올라가서 보여줘야 하는데···, 같은 답답한 마음요.
SK 음, 뮤지션으로서 겪는 자기 표현의 결핍이나 무대에 대한 갈증 이상의 고민이 생겼던 것 같아요. 식상한 답이긴 하지만 코로나가 너무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잖아요. 모두 저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거라 확신해요. 그래서 또 다른 차원의 배움이 있었던 거 같아요.

아우터, 매글리아노. 점프 수트, 톱, 슈즈, 모두 프라다. 선글라스, 아크네 스튜디오. 링, 블루번햄.

GQ 그럼 지금, 현재 식케이가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SK 2년 동안 많은 것을 구상하고 준비해왔어요. 그간 준비한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세상에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곧 나올 정규 앨범이 그중 하나고요.
GQ 스물아홉 살의 가을과 겨울이 남았네요. 서른의 문턱에서 민식이 민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SK 잘 영글어가고 있다. 삼십 대에도 A1!
GQ 잘 영글어가고 있는 권민식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 세 개는?
SK ‘Myself’, ‘World Peace’, ‘부지런함’.
GQ 오, 그럼 우리가 세계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하나만 말해줘요.
SK 음, 정말 작은 거여도 되죠?
GQ 그럼요.
SK 우리는 같은 사람이지만 결국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거요.
GQ 중요하죠. ‘부지런함’을 고른 이유는?
SK 어릴 때는 누군가에게 “부지런하다”라는 칭찬을 듣는 순간 괜히 ‘내가 부지런한가?’싶은 의문이 먼저 들었어요. 저에게 부지런하다고 말해주는 사람 중 부지런한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커갈수록 부지런함 자체보다는, 부지런함 그 이상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는 생각이 점점 들었어요.

링, 네크리스, 톱, 브레이슬렛, 모두 크롬하츠 at 한스룸. 팬츠, 리바이스. 네일, 새미늄.

GQ 부지런함을 유지하는 ‘꾸준함’ 같은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권민식 말고, 식케이에게 중요한 단어 세 개는요?
SK ‘팝 어 랏 POP A LOT’, 팀 Team, 라이프 스타일 Lifestyle. ‘팝 어 랏’은 지금 새로 준비하고 있는 제 앨범 이름이고요, 나머지 두 개는 언제나 저한테 중요한 것들이에요. 가사는 삶, 라이프스타일과 무조건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잖아요. 잘 살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위트 있게 풀어나가고 싶어요.
GQ 식케이가 말하는 ‘팀’은 회사랑은 다른 개념이겠죠. 얼마 전 하이어 뮤직을 떠나서 지금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일하고 있으니까요.
SK 맞아요. 하이어 뮤직 계약 전후로 여전히 저와 함께 일하는 친구들은 똑같아요.
GQ 먼 훗날 팀을 구성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SK No Old Heads(꼰대), No Scammers(사기꾼), No Cappers(허풍쟁이).
GQ 자리를 위한 어떠한 자격보다는, 환경을 위한 필수 조건에 가깝네요.
SK 누군가의 순수한 마음 씀씀이를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여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본인이 받은 만큼, 몸 담고 있는 신과 인더스트리에 베풀 수 있는 배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톱, 발렌티노. 그릴즈, 새미늄.

GQ 올드 헤드한테 한마디해야 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 있어요?
SK 올드 헤드들은 더 이상 뒤에서 왈가왈부,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럴 시간에 ‘부지런하게’, 한 번 더 ‘World Peace’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세요!
GQ 사랑이 전부인 남자, 식케이. 이렇게 끝내긴 아쉬우니까 팬들에게 사랑의 한마디도 전해줘요.
SK 일단 저라는 사람을 오랫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곧 정규 앨범과 하이어 뮤직 이후의 계획을 들려드릴 거예요.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좋은 날, 좋은 타이밍에 만나요.
GQ 기대해도 되겠죠?
SK 무지무지 행복하게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