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80번에서 1백 번 정도 스윙한다 치면 마음에 드는 샷이 2개쯤 나와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백호 "80번에서 1백 번 정도 스윙한다 치면 마음에 드는 샷이 2개쯤 나와요"

2022-09-28T17:30:20+00:00 |GQ GOLF, interview|

단단하게 멀리 투명하게. 백호가 스윙할 때.

메시 슬리브리스 톱, 폴로 랄프 로렌. 데님 팬츠, 디올 맨. 네크리스와 반지, 모두 돌체 &가바나.

옐로 코튼 스웨트 셔 츠와 팬츠, 스니커즈, 모두 발렌시아가.

옐로 코튼 스웨트 셔츠와 팬츠, 스니커즈, 모두 발렌시아가.

GQ 고백해봅시다. 부러뜨린 드라이버가 몇 개예요?
BH 흐하하하하, 하나예요. 하나 부러졌어요.
GQ 티 샷을 하는 그 강렬한 소리와 동강 나는 드라이 버를 보며 이 파워 골퍼와 만나야겠다 싶었어요.
BH 그 영상을 보셨구나. 사실 잘 치는 분들은 채 부 러뜨리지 않을걸요? 못 치니까 부러뜨린 거예요, 으하하하하. 좀 억울한 건 그때 (채는 부러졌지 만) 공은 동반자들 중에서 가장 멀리, 잘 가 있었 어요. 땅을 친 것도 아닌데 왜 부러졌는지는 모르 겠는데 뭐, 드라이버가 약간 피로했나 봐요.
GQ 얼마나 됐어요, 골프를 즐긴 지는?
BH 이제 1년 조금 넘었어요. 작년 여름부터 열심히 하기 시작했거든요.
GQ 스포츠 예능 <으라차차 만수로>(2019) 때만 해 도 축구에 흥미 있는 편은 아니라고 했죠. 축구공 보다 훨씬 작은 골프공에는 어쩌다 빠졌어요?
BH 자연스럽게. 골프 하는 주위 사람들이 너무 재밌다고 하니까 ‘나도 한번 해볼까’ 시작했는데, 이렇게 재밌는 운동인지 몰랐어요. 와, 이 쪼끄만 공이 말도 안 듣고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고 싶으면 아예 이상한 데로 가버리고…. 축구는 사 실 같이 하자면 할 수 있는 정도의 평균적인 실력 이거든요? 좋아는 하지만 내가 잘하고 싶어서 연 습하거나 따로 시간을 내지는 않는데, 골프는 좀 달랐어요. ‘아, 나 진짜 잘하고 싶다. 너무 잘하고 싶다’, 그래서 연습도 하게 되고, 시간도 내게 되고, 그런데 또 조금이라도 욕심 부리면 티나고. 내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그런 운동 같았어요.
GQ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에 오히려 빠져 들고 만다고. 도를 닦는 거예요?
BH 진짜 그 느낌으로 가요. 그리고 한 80번에서 1백 번 정도 스윙한다 치면 마음에 드는 샷이 2개쯤 나와요. 그 2개를 못 잊어서 다음 라운드 약속을 또 잡죠. 또 서울 내에서 골프장 찾기는 힘들잖아 요. 차 타고 멀리 나가야 할 때가 많은데 드라이 브하면서 가서 좋은 사람들과 즐기고, 끝나고는 맛있는 것도 먹고, 그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아 요. 골프에는 제가 좋아하는 시간이 다 있어요.
GQ 그 여정을 여는 백호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해 지네요. 골프장 가면서 무슨 노래 들어요?
BH 안 들어요. 저 원래 드라이브하면서 노래 듣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골프 하러 갈 땐 안 들어요.
GQ 그렇게 엄청나게 심기일전하는 눈빛은, 욕심내 면 안 된다던 아까 말과 다르잖아요.
BH 으하하하, 아니 약간…, 경건한 마음으로 가게 돼 요. 그러니까, 도심에서 자연으로 들어가는 느낌 이잖아요. 그래서 인위적인 걸 다 빼고 싶어져요.
GQ 아, 정적으로 향하는.
BH 네, 정적으로. 그런데 저는 골프에 너무 미쳐 있 기는 싫어요. 왜냐면 오랫동안 하고 싶거든요. 금 세 흥미를 잃기 싫어요. 너무 몰두하지 않고 그냥 나의 건강한 취미생활 정도만 되면 좋겠어요. 저는 골프 선수가 아니라 가수잖아요.

아이보리 니트, 블루 체크 셔츠, 버킷 햇, 모두 폴로랄프 로렌. 화이트 팬츠, 벨트, 스웨이드 로퍼, 모두 돌체&가바나.

화이트 티셔츠, 버버리. 코튼 팬츠, 발렌시아가. 선글라스, 디올 맨. 골프 장갑, 앤투마스. 백호 드라이버 커버는 백호의 것.

화이트 티셔츠, 버버리. 코튼 팬츠, 발렌시아가. 선글라스, 디올 맨. 골프 장갑, 앤투마스. 백호 드라이버 커버는 백호의 것.

GQ 좋아요. 그럼 가수 백호의 취미 생활을 좀 더 살 펴봅시다. ‘라베’는?
BH 딱 한 번 79타 쳐봤어요. 그런데 다음 날은 1백 타 쳤으니까 79타 기록은 말도 안 되죠.
GQ 평균 기록은?
BH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 왔다 갔다.
GQ 지향하는 스타일은 아무래도 파워 골프?
BH 그건 잘 모르겠어요. 왜냐면 지금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힘을 빼라”거든요. 힘을 풀어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다, 힘을 풀어야 더 멀리 간다 그러는데,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내 힘 이 방해가 되는 느낌이에요. 어찌됐든 힘 좋은 사 람이 힘을 풀어야 멀리 가는 게 아닐까 싶은데…, 일단 비거리로 고민한 적은 없고요, 오히려 ‘(공 이) 정확하게 가면 좋겠다’ 이게 고민이에요.
GQ 주변의 방해 요소들에 대한 대항력은 어떤가요?
BH 저 ‘RC카’예요.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것처럼, 예를 들어 누가 “너 이번 공 슬라이스 난다” 그러면 그대로 그렇게 돼요. 동반자들이 저를 거의 말로 조종하실 수 있어요.
GQ 그걸 왜 그렇게 해맑게 말해요.
BH 그것도 재미니까. 서로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 즐기는 게 골프잖아요. 저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해 요. 경쟁하고 엄격하게 하는 골프보다는 공이 좀 위험한데 들어가면 안전한 데서 칠 수 있게 봐주 기도 하고, 서로 놀리면서 응원하고 그런.
GQ 유난히 기억에 남는 골프데이가 있다면요?
BH 어, 있어요. 제 친구 어머님이 골프를 이제 막 시작하셨어요. 저희가 쳐보고 골프가 너무 좋으니 까 엄마께도 배우시라고 말씀드렸고, 실제로 배우셨어요. 이제 그 친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랑 골프 여행도 같이 다니고 그래요. 엄마가 처 음 필드에 나가게 된 날 저도 같이 갔거든요. 그런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GQ 친구 어머니를 엄마라고 불러요?
BH 아! 저희 엄마도 제 친구들과 친하고요, 저도 제 친구들 엄마, 아빠와 다 친해요. 제 친구들이 저희 엄마한테 “엄마”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너무 좋아 보여서 제가 친구들을 따라 하는 거예요.
GQ 좋네요. 친구, 부모님, 모두 함께 어울려 보내는 시간이라니.
BH 너무 좋아요. 진짜 그래요. 나이 상관없이 같이 할 수 있으니까 그게 정말 좋아요.
GQ 골프에 비유하자면 새 홀에서 새로운 티샷을 준 비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뉴이스트가 아닌 백 호, 오롯한 솔로 활동을 하게 된 백호 씨 마음이.
BH 어? 아니에요. 오히려 세컨드 샷 개념이에요.
GQ 아?
BH 티샷이 너무 잘나가서, 페어웨이에서 아주 좋은 자리에서 세컨드 샷을 하게 된 그런 느낌이에요.
GQ 홀이 마무리된 게 아니라 일단 티 샷을 ‘뉴이스트’라는 이름으로 시원하게 성공한 셈이군요.
BH 그렇죠. 그래서 너무 좋은 자리에서 두 번째 샷을 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죠. 진짜로 그래요. 새 출발은 맞아요. 새로운 샷이니까. 떨리고 설레고 긴 장도 되고 걱정도 되고요, 그런데 뭔지 모르게 마 음속에 든든함이 생겼어요. 전 뉴이스트로 활동 할 때 너무 행복했거든요. 뉴이스트 덕분에 너무 좋은 자리로 왔고, 이 자리에서 다시 내가 원하는 어디로든 갈 수 있게 됐어요.
GQ 10월에 나올 솔로 앨범이 그 방향 중 하나가 아닐 까 싶어지는데, 이번에도 백호 씨가 작사, 작곡, 프로듀싱 전부 참여해요?
BH 네.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제 타이틀곡 녹음했고, 마음에 들어요.
GQ 최근 팬미팅 때 부른 노래가 새 앨범에 대한 힌트였나요? ‘변했다고 느끼는 내가 변한 건지’.
BH 맞아요. 그게 힌트예요. 엄밀히 말하면 완성된 한 신곡이에요. 앨범 작업을 하는 와중에 팬미팅이 결정됐고, 그럼 팬미팅 때 신곡 하나를 미리 공개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GQ 3년 전쯤 백호 씨가 프로듀싱한 뉴이스트 앨범을 듣고 실크 같다 표현했는데, 이번 곡은 굉장히 거칠게 워싱하고 사포질해서 도리어 유연해진 청바지 같았어요. 더 자유로워지고 거칠어졌는데 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힘이 있는.
BH 어? 그걸 의도한 거였어요. 그러니까, 제가 뉴이스트 노래할 때는 고음 발성도 많이 했는데 이번 에 작업하며 의도한 건 ‘고음 없이 한번 힘을 뽑아내보자’였어요. 애쓰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힘이 무엇인가. 그걸 많이 연구했어요.
GQ 이번 솔로 앨범이 백호 씨의 또 하나의 조각이겠죠. 색깔로 표현해보자면 무슨 색이에요?
BH 음…, 투명했으면 좋겠어요. 작업 방식도,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지긴 했는데 사실 저는 똑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똑같은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그냥, 투명했으면 좋겠어요.
GQ 있는 그대로.
BH 맞아요.
GQ 라운드 갈 때는 노래도 듣지 않고 정적인 마음으로 향한다고 했죠. 그럼 돌아오는 드라이브 길에 서는 어때요?
BH 그때는 시간이 모니터해야 하는 즈음이에요. 보통 저희 쪽은 밤에 일하고 아침에 자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라운드 갔다 오는 오후가 되면 밀린 일들이 막 떠밀려오거든요.
GQ 그걸 검토하는군요. 골프 후 피곤하진 않아요?
BH 전혀, 전혀. 오히려 좋아요. 오히려 맑아요.
GQ 골프를 즐기면서 세운 백호의 가치관은요?
BH 친구들 멀리건(Mulligan, 공을 잘못 친 경우 이를 무효화하고 새로 치는 것) 잘 주고 저는 받지 않아요.
GQ 왜요?
BH 저는 그냥 쳐요. 있는 그대로 쳐요. 잘 쳤든 못 쳤 든 어차피 내가 친 공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