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옆에서, 박재범 옆에서. 수줍게 웃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그 사람. 슬롬, 김민우가 이 궁금하다. 슬롬의 노래 다섯 곡을 통해 본 김민우 연대기.
01 수민&슬롬, ‘어떻게 될 것 같애’
발매일 ❘ 2021.09.15
앨범명 ❘ 정규 <MINISIRIES>
아티스트 ❘ 수민(SUMIN), 슬롬(SLOM)
작곡 ❘ 수민, 슬롬
작사 ❘ 수민
편곡 ❘ 슬롬
프로듀서 ❘ 수민, 슬롬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마치 짝사랑하던 공대생 오빠를 이태원 클럽에서 마주친 느낌⋯이라고 표현한다면, 슬롬이 오해할까? 물론 그의 수줍은 미소와 말투가 음악성과 결을 함께 하리라 생각한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수민과 함께 만든 <미니 시리즈> 앨범은, 내향형 친구의 만취 동영상을 본 곤란한 기분이 든다. (타이틀 곡 제목 역시 ‘곤란한 노래’다.) 그런데 매우 매우 섹시하고, 현란하고, 좋은 트랙들로 가득하기에 그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주고 싶은 그런 앨범. 그의 매력에 빠져들고 싶다면 유튜브 ‘솔의 눈’도 강력 추천한다.
02 원슈타인 & 릴보이, ‘FRIENDS’
발매일 ❘ 2021.02.27
아티스트 ❘ 원슈타인, 릴보이
작곡 ❘ 슬롬, 릴보이, 원슈타인
작사 ❘ 릴보이, 원슈타인
편곡 ❘ 슬롬, 자이언티
프로듀서 ❘ 슬롬
릴보이가 쇼미더머니10 최종우승 이후 우승혜택 중 하나로 진행한 엠넷 예능프로그램 ‘HEAT’에서 만든 음원이었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친구가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는, 릴보이와 원슈타인다운 선하디 선한 기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가사. 그리고 그 따뜻한 가사를 느끼하지 않게 잘 살린 멜로디와 사운드. ‘회전목마’가 소코도모 본인조차도 잊고있던 스스로와 어린시절에 보내는 편지이자, 우리들이 품고 있는 어떠한 노스텔지아를 담아냈다면 이 노래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응원하고 싶은 친구, 존재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노래이지 않을까?.
03 박재범, ‘홀로’
발매일 ❘ 2019.07.02
앨범명 ❘ EP Nothing Matters
아티스트 ❘ 박재범
작곡 ❘ 슬롬, 박재범
작사 ❘ 박재범
편곡 ❘ 슬롬
프로듀서 ❘ 슬롬
박재범의 섹시하고 그루비하고, 타이트한 노래들 사이에서 아마 이 노래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른다. 2019년 여름 ‘All Day'(Feat.HAON & 염따)라는 곡을 타이틀로 내세운 EP에 수록된 이 노래는 사실 박재범의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다룬 곡이다. 둘은 꽤 오래된 사이인데 슬롬의 프로듀서 데뷔가 2015년 박재범의 노래 ‘Seattle 2 Seoul’일 뿐만 아니라 박재범이 하이어 뮤직 런칭을 준비할 당시 영입 제안을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이블 색깔과 본인이 맞지 않을 것 같아 정중히 거절했다고. 박재범은 슬롬을 블락할까 했었다며 이영지의 힙합플레이야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금요힙합> 프로그램에 나와서 농담을 했다.
04 자이언티, ‘Complex(feat. G-DRAGON)’
발매일 ❘ 2017.02.01
앨범명 ❘ 정규 OO
아티스트 ❘ 자이언티
작곡 ❘ PEEJAY, 자이언티, 슬롬
작사 ❘디제이 돕쉬, G-DRAGON, 자이언티
편곡 ❘ 슬롬, PEEJAY
자이언티를 중심으로 원슈타인, 슬롬이 모인 레이블 ‘스탠다드 프렌즈(standard friends)’가 있기까지. 진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들만이 알겠지만 리스너들은 노래와 크레딧으로 발자취를 따라가볼 수 밖에 없다. 늘 그렇듯 궁금해서 살펴본 이름들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기 마련이며, 슬롬은 그렇게 어슬롬,어슬롬⋯누구보다 빠르게 실력 있는 프로듀서를 알아보는 싱어송라이터들의 사랑을 받으며 음악신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되었다. 자이언티는 2016~2017년 무렵 슬롬과 미국 학교 생활과 음악 생활을 같이했던 DJ 돕쉬를 통해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05 자이언티 – ‘눈 (Feat. 이문세)’
발매일 ❘ 2017.12.04
아티스트 ❘ 자이언티
작곡 ❘ 슬롬, 자이언티, 윤석철
작사 ❘ 자이언티
편곡 ❘ 윤석철
앞서 2017년 12월 발매된 자이언티의 정규 앨범에서 슬롬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더블랙레이블 이적 이후 발매하는 정규였던만큼 PEEJAY(피제이)와의 호흡을 중점으로 낸 앨범이었다. 하지만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두 번 바뀌는 사이 두 사람은 조금 더 가까워진걸까? 윤석철의 피아노가 피제이의 대신 악보를 채우는 사이, 슬롬은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물론 피제이를 비롯해 여러 음악적 동료는 자이언티의 좋은 파트너들이다.) 재능 있는 뮤지션과 아티스트를 잘 알아보는 자이언티답게 이후 꾸준히 작업했고 지금의 원슈타인과 스탠다드 프렌즈까지 이어져오게 된다. 서로의 다크써클을 은은하게 조롱하고, 때로는 광기 어린 눈빛을 주고 받으며 작업하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매우 훌륭하다.(유투브 솔의눈 참고.) 평범한 척,적당히 미친 스탠다드 프렌즈가 아닐 수 없다.
- 에디터
- 이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