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부터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분에 찬물을 끼얹는 스포일러의 말 한마디. 영화에 대한 기다림과 설렘에 찬물을 끼얹는 스포일러의 특징.
🍿부주의 – 아무런 맥락 없이 스포한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차별 공격을 받은 것과 같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울 수 없듯, 한번 들어버린 스포 역시 안 들은 귀를 사지 않는 이상 뇌리에 박히게 된다. 대화를 하다가 왠지 스포를 던질 것 같으면 자체적으로 방어를 할 수 있겠지만, 다짜고짜 결말을 알아버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런 식의 스포는 대부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굳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버린다.
🍿막무가내 – 보고 싶은 영화라고 언질까지 줬는데 스포한다
평소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가 등장해 분명히 보고 싶은 영화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스포하는 유형은 답이 없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줄줄이 늘어 놓았는데, 스포를 당하면 그 감정이 수증기처럼 사라지고 그 스포일러에 대한 원망만 남게 된다. 나와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이렇게 스포를 줄줄이 말하는 사람과 관계를 정리하는 것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하나마나한 배려 – 반전이 핵심인 영화인데 반전이 있다고 말한다
내용을 말하지 않았는데 무슨 스포냐고? 반전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어떤 반전이냐가 아니라 반전 영화인지도 모르고 봤을 때 훅 하고 들어오는 데에 있다. 따라서 반전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반전 영화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스포와 다름없다. 다음 상황을 알 수 없는 긴장감,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재미로 영화를 봐야 하는데, 이미 반전이 있는 영화라고 들었을 때는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지게 만든다.
🍿혼자만의 분출 쾌감 –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스포한다
불특정 다수,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하는 유형이다. 대화 중에 스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는 사람이라면 스포를 당하게끔 해 ‘언팔’을 당해야 마땅한 유형이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았는데도 이 사람의 스토리를 보게 된 사람은 순식간에 스포를 당하게 되고, 영화에 대한 기대와 재미를 한 번에 반감시킨다. 인스타그램에는 친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로 만난 사이도 있고, 또 어려운 관계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장난이 아닌 장난 – 거짓 스포로 흥미를 떨어뜨린다
누군가를 골탕 먹이고 싶을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상대방을 놀리려고 하는 마음이 상당히 의도적인 경우로, 나중에 상대방의 원망을 들을 확률이 높다. 거짓 스포를 당한 사람은 영화를 보는 내내 상대방이 한 말 때문에 스토리 전개나 흐름이 어색하게 느끼면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또 아무것도 모른 채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의 묘미도 파괴되기 때문에 끝난 후에도 영화에 대한 큰 감흥을 못 느끼고 반감만 가득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