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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만, 그가 카메라에 담았던 아름다움에 대하여

2022.12.31박한빛누리

김중만 작가가 폐렴 투병 끝에 6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김중만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다. 같이 작업을 하거나 직접 가르침을 받은 건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선생님의 사진을 보며 에디터의 꿈을 키웠으니까. 꼭 패션업계가 아니더라도 김중만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거다. 그는 한국 사진의 뿌리이자 1세대 포토그래퍼로서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김중만 선생님은 1954년 생으로 프랑스 니스 국립응용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러던 중 사진작가로 전향해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프랑스에서 점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77년에는 프랑스 아를 국제사진페스티벌에서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주로 유명 스타와 패션 사진을 찍었다. 2002년에는 ‘패션사진가상’을 받는 등 상업사진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2000년대 중반 즈음, 그의 심경에 변화가 찾아왔다. 언젠가부터 상업사진보다는 독도를 비롯해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한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묻자 “2008년 한국관광공사의 엽서사진 작업을 하면서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뒤늦게 깨달았다. 안동 병산서원과 눈 내린 한라산 기슭의 설경 등을 찍으며 내 땅을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라며 자신의 사진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고인을 사진가가 아닌 예술가라고 부르는 이들도 많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어떠한 장르의 사진이건, 시간을 두고 다시 봤을 때 아주 좋은 느낌을 주는 사진이 분명 있다. 이게 바로 이상적인 사진”이라고 답한 김중만 작가. 선생님은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이상적인 사진을 찍는 포토그래퍼였을지도 모르겠다. 빈소는 내년 1월 1일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은 내년 1월 3일이다.

에디터
글 /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스튜디오벨벳언더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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