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추억해보는 '빠른년생'의 서러움 | 지큐 코리아 (GQ Korea)

마지막으로 추억해보는 ‘빠른년생’의 서러움

2023-01-02T05:10:55+00:00 |living|

내년 6월부터 만 나이가 적용되는 만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빠른년생의 서러움을 되짚어본다. 빠른년생들의 웃지 못할 순간 4.

😢열아홉 살이어서 빠져야 할 때
본격적으로 빠른년생의 서러움을 몸소 실감하게 되는 때가 스무 살이 됐을 때다. 이전까지는 학년제로 대우받았기 때문에 별다른 느낌이 없었지만, 성인이 되는 스무 살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음은 성인이지만 법적으로는 미성년자이기에 당당하게 술집에 드나드는 친구들 사이에서 빠른년생은 조용히 빠질 수밖에 없다. 비로소 일 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당당히 술집에 들어갈 수 있게 되니, 이보다 더 서글픈 수행 기간은 없을지도 모른다.

😢선배 대접받고 싶어서 그러냐고 비아냥거릴 때
보통 대학생활을 하면서부터 자주 마주치게 되는 상황이다. 어쨌든 평생을 친구 나이로 살아온 동기들이 있으니 그 나이에 맞춰 이야기했을 뿐인데, 오빠나 형 대접받고 싶냐며 괜한 비아냥에 시달려야 한다. 그러면서 친구들 나이가 아닌 제 나이대로 말했다면 어려 보이고 싶냐는 소리를 들었을 게 뻔하다. 한 살 올려도 문제, 내려도 문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친구들이 장난 식으로 ‘형’이라고 부르라고 할 때
평생 사골처럼 우려먹는 레퍼토리 중 하나다. 장난도 한두 번이지, 계속되면 재미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실제로 형이라고 부르면 기겁을 한 거면서 새해가 될 때마다, 친구들과의 생일 파티 때마다, 빠른년생의 생일이 올 때마다 등장한다. 최소 일 년에 세 번씩 등장하는 노잼 장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생일 때마다 케이크에 초는 몇 개를 꽂아야 되는 건지, 당사자는 괴로울 뿐이다.

😢주변에서 족보 브레이커라고 욕할 때
빠른년생에게 있어서 가장 서러운 순간이 족보 브레이커라는 소리를 들을 때다. 특히 빠른년생임에도 재수를 했다거나, 학교 다닐 때 만난 친구와 직장에서 만난 동료가 아는 사이일 때 주로 발생하게 된다. 각각의 친구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 각자 편한 대로 부르라고 말해보지만, 결국 잘못은 모두 빠른년생에게로 가게 된다. 내 친구가 내 친구에게 형, 오빠라고 부르는 그 상황에서 가장 민망한 것은 빠른년생 당사자라는 것을 잊지 말아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