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뽑은 남자에게 정 떨어지는 순간 5 | 지큐 코리아 (GQ Korea)

여자들이 뽑은 남자에게 정 떨어지는 순간 5

2023-01-07T14:58:56+00:00 |ENTERTAINMENT, relationship|

어제는 분명 나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 같은 그녀가 오늘은 나를 생판 남처럼 차갑게 대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했을 남자들을 위해 다섯 명의 여자가 속시원히 그 이유를 털어놨다. 좋아하는 남자더라도 한 순간에 정이 확 떨어져버리는 특징들을 공개한다.

모두에게 친절하다
친한 언니가 연 연말 파티에 초청된 적이 있다. 평소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걸 즐기지 않는 성격인지라 파티 분위기에 영 적응이 안돼 구석 쪽에서 술만 홀짝이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이 파티는 어떻게 오게 됐냐, 이름은 뭐냐, 무슨 일을 하냐 등 내게 관심이 있는 것처럼 질문을 하는 게 아닌가. 이게 말로만 듣던 ‘올 때는 혼자였지만 나갈 때는 둘이서 나가자’는 그 시그널인가.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대화를 하다 잠시 전화를 받으러 나간 뒤에 다시 돌아왔는데, 내가 자리를 비운 그새 그 남자는 또 구석 쪽에서 적응 못하고 있던 어떤 여자에게 내게 했던 질문을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물어보고 있었다. 나에게 호감이 있어서 친절하게 대한 건줄 알았는데 그냥 모두에게 친절한 ‘인싸’일 뿐이였다. 최OO (26, 패션 디자이너)

자기관리를 안 한다
나는 언제나 이상형이 단 하나였다. 지적이고 똑똑한 남자. 친구가 내 이상형에 딱 맞는 남자가 있다며 소개를 시켜줘서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모습에 정말 친구의 말대로 내 이상형에 딱 부합하는 그런 남자라고 느꼈다. 한창 분위기가 달큰하게 무르익던 중 같이 술잔을 부딪히는데 홀연히 그의 손톱에 눈길이 갔다. 족히 한 두달은 넘게 자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길고 누런 손톱. 오 하나님. 그걸 본 뒤로는 설탕물처럼 달기만 했던 소주가 오늘 이 소개팅의 결과를 암시하기라도 하듯 아주 쓰디 쓴 맛만 났다. 그 날 이후로 내 이상형은 바꼈다. 안 똑똑해도 되니까 제발 손톱만큼은 ‘똑똑’ 잘 깎는 남자로. 김OO (28, 작가)

욕을 많이 한다
내 전 남자친구는 누가봐도 남자답고 거침없는 성격을 가진 마초같은 남자였다. 가끔 입에서 ‘존X’같은 말이 튀어나오긴 했지만 뭐 남자들이라면 저런 말 정도는 쓸 수 있지 않나 싶어 가볍게 넘어가곤 했었다. 그 때 그걸 미리 신호탄이라는 걸 알아챘어야 했는데. 6개월 쯤 만났을 무렵 그는 점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툭하면 욕을 추임새마냥 섞어대는 게 아닌가. 말을 할 때 욕을 한 번이라도 쓰지 않으면 말을 못하는 병에 걸린 건지 시도 때도 없이 욕을 하는 모습에 여태 쌓아온 정이 한 순간에 다 떨어지다 못해 그냥 없어졌다. 거침없는 마초는 무슨 그냥 사춘기 중학생처럼만 보였으니까. 이OO (24, 대학생)

답답할 정도로 모호하게 군다
이미 말로는 우리가 영화도 봤고 밥도 먹었고 인스타에 올라오는 유명한 와인 바도 갔다. “이번에 영화 아바타 개봉했다는데 보러 가자”, “요즘 연남동에서 이 와인바가 핫하다고 하던데 먹으러 가자”며 매번 같이 가자는 말로 사람을 둥둥 띄워놨다. 그래서 우리 언제 갈까? 물어보면 대답은 똑같다. “이번 주는 안 돼, 다음에 시간 맞으면 같이 가자” 약속만 잡으려고 하면 본인이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없고 바쁘다는 핑계로 일축했다. 아니, 그럴거면 같이 가자는 말은 도대체 왜 하는 건지 이미 날고 긴다는 유명 맛집들은 랜선으로 다 다녀온 수준이다. 내가 지금 실존하는 사람이랑 썸을 타고 있는 건지 인공지능 AI랑 가상 썸 채팅을 하는 건지 분간이 안 가서 연락을 관뒀다. 남자가 칼을 꺼냈으면 무라도 베야지, 맨날 칼을 꺼냈다가 집어 넣었다가 반복만 하는 남자는 칼을 들 자격조차 없다. 조OO (27, 회사원)

나의 존재가 당연하다고 착각한다
그래, 처음에는 참 나에게 시간을 많이 쓰는 남자였다. 우리가 썸을 탈 때는 그게 평일이건 주말이건 간에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라도 자꾸 만나자고 졸라대던 남자였으니까. 나는 그런 그의 적극적인 모습에 호감을 느껴 연애를 시작했다. 사귄 뒤로는 무슨 모임과 친구가 그렇게 많은 건지 나와의 약속은 계속 다음으로 미루기만 했다. 참다 참다가 그래서 우리는 언제 둘이 데이트를 하냐고 물어봤더니 “너 만난다고 여태 친구들 못 만났는데 이것도 이해 못해줘?”라는 말을 하길래 바로 헤어지자고 말했다. 이 남자는 아직도 본인이 친구 만나는 것 때문에 헤어진 줄 알겠지만 내가 언제나 본인 곁에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그 모습이 정 떨어져서 헤어지자고 한 거다. 박OO (25, 일러스트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