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윤형근, 모네와 피카소, 라울 뒤피까지. 봄의 생동을 닮은 네 개의 회화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대도시의 고독을 그린 사실주의 화가 호퍼의 전시가 마침내 문을 연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과 합동 기획, 올해 가장 주목받는 전시로 꼽힌 에드워드 호퍼퍼 展. 회화, 드로잉, 판화, 아카이브 자료 등 총 270여점 중 단 한 작품을 제외하고 모두 국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작가는 나고 자란 뉴욕의 풍경부터, 파리, 뉴 잉글랜드, 케이프타운으로 궤적을 옮기며 공간과 환경에 대한 탐구를 지속한다. 화려한 도시의 매혹과 우울, 여유로운 휴양지의 환희를 포착한 호퍼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BHAK 갤러리, 윤형근: 흙갈피
BHAK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윤형근 개인전을 열고 3.6m에 달하는 대형 작품 ‘Burnt Umber 94-66’을 선보인다. 전시는 강한 번짐과 여백이 도드라진 7~80년대 작품과 한층 간결한 형태의 먹빛 기둥 면이 강조된 90년대 작품으로 구성된다. 작가의 삶에 지대한 영감을 준 땅이라는 장소, 그리고 흙, 청, 마포 천과 같은 자연의 요소를 체화한 윤형근 화백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흙과 나무의 냄새를 담은 BHAK 갤러리의 시그니처 향과 함께 감각의 확장을 경험하는 것도 전시의 묘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2023년에도 고 이건희 회장의 장대한 예술 컬렉션은 계속된다. 벨 에포크 시대 파리를 거점으로 활동했던 샤갈, 고갱, 피사로, 모네, 르누아르, 달리, 미로의 회화 7점과 피카소의 도자 작품 90점이 과천관 원형전시실에서 전시된다. 4m 길이에 달하는 미로의 회화나 고갱의 초기작 등 대부분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유기적으로 연관된 서양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들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하며 파리의 아름다운 단편을 엿볼 수 있다. 연장된 전시는 5월 14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
20세기 장식 미술을 빛냈던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의 첫 대규모 회고전이 5월 2일 시작된다. 유화, 수채화, 과슈 등 회화와 가구, 직물, 아트북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160여 점 작품으로 뒤피의 예술과 삶을 조명한다. 밝고 화려한 색조와 리드미컬한 선을 통해 뒤피는 일상의 풍경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빛과 색채를 경쾌하게 담아내는 방식은 삶을 예찬하고 긍정하는 작가의 시선을 알 수 있다. 일상에 환기가 필요하다면 올봄 놓치면 안될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