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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데이트 폭력

2023.04.03주현욱

데이트 폭력은 단순히 물리적인 힘을 가할 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당할 수 있다.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데이트 폭력.

옷차림을 제재한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옷이나 헤어스타일 등 외적인 모든 부분을 연인이 결정하는 행동은 엄연히 데이트 폭력에 해당된다. 일상에서 가장 넓은 범위로 통제하려는 행동이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인 사이라고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으로 상대방을 자신의 의도대로 통제하고 싶어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트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옷차림을 제재할 때 거부하는 반응을 보일 때 분노하거나 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면 확실한 데이트 폭력이 틀림없다.

인간관계를 관리한다면

자신 이외의 모든 관계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기반으로 연인의 삶을 통제하려 드는 유형이다. 이 역시 통제적, 권력적인 행동으로 은근한 데이트 폭력이다. 다른 친구를 만나지 못하게 한다거나 가족이나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연락하는 것에 제한을 가하는 것, 또 제3자와 자신 중에 양자택일을 하라는 강요를 받는 등의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연인 간 어느 정도의 충고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무조건적인 강압 혹은 통제는 폭력이라 할 수 있다. 혹시라도 나의 인간관계에 간섭하는 사람과 연애 중이라면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집착한다면

언제 어디서 뭘 했는지 모두 알려고 하고, 모든 것을 해명하도록 요구한다. 연인 사이에 어느 정도의 집착은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데이트 폭력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하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연인의 일거수일투족, 일분일초의 모든 행동을 파악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그 응답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 분노하는 모습을 주체하지 못한다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관계를 정리해야 되는 게 맞다. 집착도 과하면 병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폭언을 일삼는다면

폭력에는 물리적 폭력만 있는 게 아니다. 각종 폭언을 일삼는 언어폭력 또한 폭력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의견에 반하거나 자신을 화나게 할 경우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언어폭력은 상대방의 인성 수준을 짐작케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보통 이런 유형들은 평상시 세상 다정한 연인의 모습을 보이다가 조금이라도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면 비속어를 일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언어폭력을 듣고도 안일한 태도를 보이면 더 큰 피해를 당하게 될지 모른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