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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집 4

2023.04.10신기호

어디든 갈 수 있는, 잘 수 있는.

HYUNDAI SOLATI


최대 16인승. 현대가 만든 벤, 솔라티는 넉넉한 공간감 덕분에 캠퍼 벤으로 활용하는 이가 많다. 이유를 짐작해보면, 차고가 높고 전장이 길쭉하니 캠핑카로 꾸미기가 쉬울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체로 부피감 좀 있다는 아웃도어 기어들을 거뜬히 싣고 다니려면 이 정도 크긴 돼야 할 테니까. 한편으론 그만큼 차체가 크니 주행이 둔하진 않을지 걱정도 될 텐데, 잘라 말하면 그렇지 않다. 먼저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 엔진은 깐깐한 유로6D의 배출 규제를 통과한 A2.5 CRDi 디젤을 얹었다. 덕분에 고출력(최고출력 1백70PS)의 힘을 탄력 삼아 부드러운 주행감이 완성됐다. 여기에 곳곳에 탑재된 첨단 편의 장치도 한몫하는데, 차로 이탈 경고 장치(LDW), 언덕길 발진 보조 장치(HAC),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장치(FCA)와 같은 믿음직한 파트너가 곁에 있다. 목적지가 가파른 험로든 먼 장거리든, 문제될 건 없다. 솔라티를 세워두고 어닝을 펼치면 그곳이 곧 휴양지이자, 고립과 독립 그 사이 어디쯤 지은 산장이 된다.

AIRSTREAM BASECAMP 20

잘 꾸민 방을 그대로 가지고 나오면 이런 느낌일까, 창 넓은 거실을 뚝 떼어다 놓으면 이런 모습일까. 베이스캠프 20을 달고 다니다 강이 보이면 강 옆으로, 산이 보이면 산 아래로 가져다둔 채 독립된 시간을 만끽하는 것만큼 호사로운 장면이 또 있을까. 소형 카라반으로 구분되는 베이스캠프 20은 액티비티에 초점을 맞춰 제작한 모델이다. 가고자 하는 환경 어디든 접근하기 좋은 능력을 갖췄고, 뒷문이 따로 있어 자전거나 스키, 카누 같은 물성 큰 장비를 싣고 내리기에도 편리한 구조다. 공간은 2~3명이 사용하기 딱 좋은 크기. 실내에는 침실과 테이블, 욕실과 주방이 살뜰하게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 베이스캠프 20은 U자 형태로 빙 두른 넓고 긴 창이 매력적인데, 창 정면 아래로는 접이식 테이블과 소파가 배치돼 있어 편하게 앉아 카페처럼 안락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전장은 6미터 10센티미터, 높이는 2미터 78센티미터로 ‘소형’으로 분류됐지만, 사실 이만하면 4명이 누워도 쾌적할 공간이다.

JEEP ALL NEW GLADIATOR + THULE APPROACH

클래디에이터의 능력은 쓰임을 더해보고, 활용을 쌓아보기 나름. 품 넓은 적재 능력으로 보나 힘 좋은 견인 능력으로 보나, 어드벤처가 목적이라면 SUV에 견주어도 전혀 부족할 것이 없다. 무엇보다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 전후방 차등기어 잠금 장치와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분리형 스웨이 바가 휠 동력과 접지력,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주니까. ‘최고의 오프로더=루비콘’이라는 공식을 글래디에이터로 치환해도 결괏값은 같을 수밖에. 여기에 가득 찬 능력치를 한 단계 더 껑충 뛰게 해줄 곱셈 하나. 툴레의 어프로치 루프톱 텐트다. 쉽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는 툴레의 잠금식 브라킷 덕분에 언제든 지붕 위에 집 하나를 뚝딱, 완성할 수 있는데, 단단한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양쪽으로 펼쳐진 넓은 창이 있어 고개를 꺾고 올려다보던 하늘과 별을 매트리스 위에 누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텐트 아래로 어프로치 어넥스를 결합하면 공간 활용도도 두 배로 넓힐 수 있다.

AIRSTREAM 684

무려 길이가 8미터 25센티미터, 너비는 2미터 48.6센티미터, 높이는 2미터 65센티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구조물은 대형 카라반으로 구분되는 에어스트림 684 모델이다. 길쭉한 땅콩처럼, 커다란 캔처럼 생긴 카라반 안에는 거실과 주방, 침실과 화장실 등 집과 꼭 닮은 인테리어로 공간이 나란히 구분돼 있는데, 이 넓고 쾌적한 규모를 인원으로 환산하면 4인에서 최대 6인까지 생활하기 좋을 정도의 크기. 이쯤 되면 이 거대한 카라반을 끌기 위해선 도대체 견인 차량의 엔진 배기량은 또 얼마나 높아야 할지 먹먹할 텐데, 놀랍게도 견인은 3천 시시급의 SUV 정도면 된다. 684 모델은 특별히 유럽형으로 설계한 덕분에 전축 하중이 에어스트림의 다른 모델보다 가볍고, 액슬도 2개로 균형 감각과 이동 능력이 뛰어난 덕분이다. 최대 적재 중량은 2천6백80킬로그램. 그러니까 무엇이든 한가득 싣고도 어디든지 가볍게 떠날 수 있다는 얘기. 애니메이션 <업>에 등장하는 ‘바퀴 달린 집’을 그대로 옮겨오면 꼭 이런 모습이려나.

피처 에디터
신기호
포토그래퍼
김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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