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5편이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재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도 그 막차를 탔다.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꼭 맞다. 올해도 무려 5편의 한국 영화들이 비경쟁부터 미드나잇 스크리닝까지 가득 채우며 제76회 칸국제영화에 초청됐다. 1차 초청작 발표에 오른 영화는 <거미집>(김지운 감독)과 <화란>(김창훈 감독)이다. <거미집>은 1970년대에 거의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는 감독과 배우, 제작자들이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는 이 영화로 한국 배우로는 가장 많은 8번째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는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두 사람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15년 만에 같이 레드 카펫에 오른다. 송중기는 데뷔 15년 만에 칸영화제를 처음 찾는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이 조직의 중간 보스를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예 홍사빈이 주인공 소년으로 분하고 송중기가 노개런티 재능기부로 출연하여 제작단계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정유미, 이선균 주연의 <잠>(유재선 감독)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이름을 올렸다. <잠>은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을 다룬 공포영화다. 비평가주간은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부문으로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작품만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역시 신작 <우리의 하루>도 칸의 초대를 받았다. <우리의 하루>는 두 아파트의 방에서 배우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담는다. 재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김태곤 감독)도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했다.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등이 출연한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액션, 스릴러, 느와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자정에 상영하는 칸영화제 인기 부문이다. 그리고 한국 작품은 아니지만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첫 연기 도전에 나선 HBO 오리지널 시리즈 <더 아이돌>(샘 레빈슨 감독)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아 관심을 모은다. <더 아이돌>은 팝 아이돌을 둘러싼 음악 산업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더 위켄드, 릴리 로즈 뎁, 트로이 시반 등이 출연했다. 올해 칸영화제는 다음 달 16일부터 열흘 동안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