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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새로운 스팟 ‘페페신사’

2023.08.29김은희

와인과 정성어린 음식으로 가득한 레스토랑 ‘페페신사’가 활짝 문을 열었다.

“요식업을 할 때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인증샷’ 찍기 좋은 요소나 트렌드만을 의식하고 싶진 않았어요. 페페신사가 노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페신사를 이끄는 김형철 오너셰프에게서 노포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분분하게 감돌던 이곳의 기운이 단번에 명확해졌다. 굽기 정도 ‘레어’의 표본과도 같은 텐더로인(참숯에 구운 투뿔 한우 안심 스테이크), 초석잠을 곁들여 아삭거리는 식감을 더한 뇨끼, 달콤하면서도 달지 않은 디저트를 원하는 이중적 입맛도 감동시킬 크렘 브륄레, 무엇보다, “생면 파스타를 만들면 유행과 상관없이 셰프만의 색깔을 내기가 좋아요. 면에 다양한 재료를 주입해볼 수 있으니”라는 이유와 함께 내놓는 촉촉한 생면 파스타…. 페페신사의 플레이트들에는 식사의 기본, 즉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는 정석이 담겨있다. 진지해서 희귀해진 이 가치야말로 노포 역사의 시작점 아니겠는가.

다만 “‘인증샷’ 찍기 좋은 요소나 트렌드만을 의식하고 싶진 않았다”는 김형철 오너셰프의 말은 가려 들을 필요가 있겠다. 시칠리아 배경 영화에서 자주 본 법한 숯에 구운 문어 샐러드, 틀을 벗기자마자 마스카포네 치즈가 굴곡지며 흐르는 티라미수 등 미적 감각 면면에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기란 곤란하다.

페페신사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581, 푸른빌딩 2층
와인 보틀 숍도 함께 운영 중이다. 200여 종을 갖추고 있으며 와인만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