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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랄프 로렌 수트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선 T1 선수단과 함께한 하루

T1의 여정은 지금부터입니다.

함께라서 즐겁고 함께여서 뜨거운 T1의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단. 투지로 눌러 담은 열기는 이들과 5분이라도 마주하고 대화한다면 누구든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거다. 한국에서 열리는 2023 월드 챔피언십을 앞둔 어느 날, 폴로 랄프 로렌의 Made-To-Measure 맞춤형 수트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5명이 바라보는 곳은 멀리 있지 않다. 출발선 앞에 서 있는 제우스, 오너, 페이커, 구마유시, 케리아가 출사표를 던진다.

울 트윌 재킷, 베어 니트, 스트라이프 셔츠, 팬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페이커 FAKER
T1의 미드 라이너, 게임의 중심이다. 10년간 자신의 자리를 우직하게 지켜온 e스포츠의 GOAT. 페이커에게 붙은 수식어에 반박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만약 실시간 검색어 순위 기능이 살아 있었다면 최근 며칠 동안 ‘페이커’ 이 한 단어가 오르락내리락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는 그의 데뷔 10주년이 된 해다. 그는 e스포츠의 중요한 인물이자 역사다. 아직도 그의 손으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야기를 끝내기엔 아직 멀었고 보여줄 행보는 무궁무진하다.

GQ 페이커 하면 독서를 빼놓을 수 없어요. <지큐> ‘마이에센셜’ 인터뷰에서도 애장품으로 책을 들고 왔잖아요.
FK 독서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는 편입니다. 잔잔한 휴식이 좋아요. 팬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틈이 날 때도, 혼자 밥을 먹을 때도 여유가 생기면 책을 펴요. 책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제게는 중요하고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입니다.
GQ 수트를 갖춰 입고 카메라 앞에서 책을 들고 있으니까, 평소보다 더 진중하고 멋있는 분위기가 살더라고요.
FK 수트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촬영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요. 촬영 중에 멤버들이 대기하고 있는 제 사진을 찍어줬어요. 지금 개인 SNS에 올리고 싶은 사진이 있는데 화보도 함께 공개하면서 그 사진을 올리려고요. 저만 입을 수 있는 수트가 있다고 생각하니 특별한 사람이 된 거 같네요.

초크 스트라이프 울 플란넬 수트, 페어 아일 니트 베스트, 스트라이프 셔츠, 타이, 슈즈,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내 것 중 특별히 아끼는 게 있다면요.
FK 시간요.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 평소에도 시간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사소하지만 따지고 보면 큰 요소 중 하나예요. 아끼고 소중하게 지켜야죠.
GQ 이번 화보를 시작으로 폴로 랄프 로렌의 새로운 여정과 함께하게 됐어요. 패션 브랜드와 e스포츠, 두 브랜드가 가진 교집합이 있을까요?
FK 꾸준히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주변에서 e스포츠를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거든요. 그런 응원을 통해서 매번 에너지를 얻고는 하는데, 폴로 랄프 로렌도 꾸준히 찾아주는 분들 덕분에 더욱 승승장구하는 거 아닐까요?
GQ 페이커처럼?
FK 네, 저처럼요.(웃음) 그리고 패션과 e스포츠의 만남이 신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아는 두 브랜드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브랜드인지, 어떤 게 특징인지 딱 그려지잖아요. 그래서 더 재밌어요.

바시티 재킷, 케이블 니트, 셔츠, 치노 팬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GQ 7년 전 한 인터뷰에서 20년 후, 미래의 페이커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더라고요. 저도 다시 질문해볼게요. 미래의 페이커는 어디에 서 있을까요?
FK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모르겠네요. 아직은 아닌 거 같아요. 지금도 은퇴 후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아요. 그래도 지금처럼 쭉 배우고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겠죠.
GQ 지난 10년 동안 페이커가 아닌 이상혁이라는 사람이 얻은 건 뭘까요?
FK 이상혁으로서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큰 배움이었고, 그 과정 속 모든 경험이 뜻깊었습니다. 더 단단해졌거든요.
GQ 아시안게임 이후 또 다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죠?
FK 네, 롤드컵. 한국에서 열리는 월즈는 저도 처음이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렵기도 하고 기대감도 커요. 그래도 이겨내야겠죠. 이번 월즈에서 꼭 우승해 올해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팀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좋은 결과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GQ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인터뷰 끝내려고요. 이제 뭐 할 거예요?
FK 이제 연습하러 가려고요.

울 트윌 수트, 럭비 셔츠, 셔츠, 타이, 슈즈,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제우스 ZEUS
T1의 막내이자 탑 라이너. 막내지만 맏형 같은 든든함이 있다. ‘막내온탑’이라는 말은 아이돌 팀에나 쓰일 거라 생각했는데 T1도 마찬가지였다. 항간에 떠도는 “2004년에는 무슨 일이?”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적합할 듯하다. ‘04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말보다 행동이 강한 선수로, 신인 같지 않은 노련미를 보여준 근 몇 년간의 플레이는 무언의 믿음을 안겨준다.

GQ 하루 중 좋아하는 시간이 있나요? 아주 사소한 부분도 좋아요.
ZS 자기 전 침대에 눕는 순간이 제일 좋아요. 다들 그렇지 않아요? 내일은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기대되거든요. 누워서 상상하다가 잠들곤 합니다. 그것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어요.
GQ 커뮤니티에 떠도는 “T1 가족사진” 알아요? 매번 경기장에서 진지한 모습들만 보다가 그런 가슴 따뜻해지는 사진을 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ZS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그 사진 속 그 웃음이 저희의 진짜 웃음인 거 같아서 더 좋아하는 사진인지도 모르겠네요.
GQ 수트를 입고 화보 촬영할 기회가 없었을 텐데 <지큐>와 함께한 화보 어떠셨나요?
ZS 생각보다 형들이 수트가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어요. 물론 저도 흐흐.
GQ 폴로 랄프 로렌의 MTM(Made-To-Measure) 서비스를 통해 제우스 선수만의 수트가 생겼어요. 게다가 선수의 이름까지 새겨진 수트. ‘내 수트’를 가진 기분이 어때요?
ZS 저한테 딱 어울리는 수트를 맞췄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아, 갑자기 든 생각인데, 저 살찌면 안 되네요? 지금의 제 몸에 딱 맞춘 거잖아요. 지금 체격을 유지해야지만 입을 수 있는데 어쩌지…. 하하. 계속 입으려면 지금, 이 체중을 지켜야겠네요.
GQ 지금이 딱 보기 좋은걸요. 더도 말고 지금 모습을 유지하시길 바라요. 그럼 이제 계속 이 체중을 유지한다고 치고, 다음에 이 수트를 꺼내 입는 시점은 언제가 좋을까요?
ZS 음…. 되게 어렵네요. 지금 떠오르진 않지만, 그냥 언제나 꺼내 입을 수 있는 수트가 있다는 것 자체가 든든해서 답변은 ‘언제든’으로 하고 싶어요.
GQ 제우스 선수가 만난 폴로 랄프 로렌과 지금 몸담은 T1을 비교해본다면요?
ZS 유명하다. 제가 옷에 대해 잘 모르긴 해도 폴로 랄프 로렌은 알고 있거든요. T1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지금 속해 있는 구단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롤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T1은 알고 있잖아요. 유명세가 가장 닮은 점인 거 같아요.
GQ 유명하다. 그것도 맞겠네요. 그럼 제우스 선수가 더 유명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검색 엔진에 추가됐으면 하는 연관 검색어가 있을까요? 닉네임도 좋고요.
ZS ‘우제’요. 제 본명이 최우제거든요. 제우스도 좋지만, 제 본명으로 불리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다들 저를 우제라고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GQ 저도 그럼 이제 우제 선수라고 부를게요.
ZS 우제가 듣기 좋고 편한 거 같아요. 그래도 ‘제우스’는 잊지 말아주세요.
GQ 인게임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스노우 볼’이잖아요. 지금 우제의 스노우 볼은 어디까지 왔나요?
ZS 거의 다 왔어요. 지금도 열심히 굴리고 있어요. 그동안의 경험이 제 스노우 볼이에요. 잘 굴려서 월즈까지 끌고 가볼게요.
GQ 그럼 굴리고 굴려서 경기에서 보여줄 퍼포먼스는요?
ZS 성장과 기세. 저는 탑 라이너잖아요. 상대에게 밀리지 않아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거든요. 밀리지만 않으면 돼요. 물론 밀리지 않을 거고요.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굴리고 있는 게 제 경험만은 아닌 거 같아요. 제 꿈을 굴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굴리는 만큼 제 퍼포먼스가 더 커지지 않을까요?
GQ 이 인터뷰가 공개될 시점이면 월즈가 코앞일 거예요. 월즈를 앞둔 미래의 우제에게 편지를 써본다면요.
ZS 미래의 우제야, 서머 시즌 때 인터뷰가 기억난다. 이제까지 프로 생활을 순탄하게 해왔다고 말하고 나서 생각 많이 했잖아. 그 생각이 도움이 되었을 거라 믿어. 덕분에 이번 월즈에서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을 거 같아. 목표는 우승이다. 아자아자.

오너 ONER
T1의 정글러. 협곡의 살림을 담당하고 있다. 요즘 ‘오타니’라는 별명이 붙었다. 오타니처럼 게임을 잘해서냐고 물어본다면 “네”라고 대답할 거고, 오타니와 닮은 구석이 있냐고 물어도 똑같은 대답을 내놓을 거다. 오타니처럼 낭만 있는 한 방이 번뜩이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오너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GQ 오너를 성장하게 하는 시간이 있다면요?
ON 연습을 마치고 팀원들과 피드백하는 시간인 거 같아요.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가는 그 시간이 소중하고 뿌듯해요. 제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GQ <지큐>와 폴로 랄프 로렌 매장에서 찍은 화보는 어떠셨나요? 이번 화보에서는 한층 더 성장한 오너의 모습을 마주했나요?
ON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서 사진 찍는 일이 어색하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다 같이 수트를 입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모습이 어색하기도, 재밌기도 했어요. 화보를 찍으면서 알게 된 TMI인데 제가 생각보다 수트가 잘 어울리던데요? 랄프 로렌이 저와 잘 맞나 봐요. 좀 다른 이야기긴 한데, 수트가 예뻐서 그런지 다른 옷도 몇 벌 사고 싶더라고요. (실제로 촬영 이후 선수들과 함께 옷을 사 갔다.)
GQ 이제 오너의 이름이 박힌, 오너의 몸에 꼭 맞는 옷이 탄생했네요. 이 수트는 언제 꺼내 입을 건가요?
ON 음,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입고 싶어요. 무조건 멋을 내야만 하는 날?
GQ ‘ONER’라는 이름에 걸맞은 질문 하나 해볼게요. 내 것 중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요?
ON 지금, 현재요. 지금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GQ 그럼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의 입장곡을 골라봐요. 지금이 중요하니까 신중하게 골라주세요.
ON 신중하게…. 그럼 이 노래로 할게요. 페이퍼 킹스의 ‘Fire on up’. 제 인생 좌우명이 “불가능은 없다” 거든요. “I put my faith and my trust in my team. As we rise from the flames. never say never”. 가사가 제 좌우명이랑 딱 맞아요. 특히 “Never say Never”는 진짜 제 피가 끓는 가사예요. 제 인생에 실패가 있다 해도 다시 일어날 힘을 만드는 게 제 강점인 거 같아요. 이런 점이 전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지금이 너무 즐겁고 좋아요. 이 노래 꼭 들어보세요. 도파민 폭발!
GQ 프로게이머라면 응당 가지고 있는 수식어가 있을 텐데. 오너가 좋아하는 수식어는 뭔가요?
ON ‘오타니’요. 이 말이 요즘 제일 마음에 들어요. 플레이가 좋았던 챔피언 중 ‘뽀삐’라는 캐릭터의 상대를 홈런처럼 저 멀리 날리는 스킬을 보고 팬들이 ‘오타니’라고 불러주기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저한테 다들 오타니 오타니 해주시니 진짜 오타니 선수처럼 우직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생기더라고요. 오자 돌림으로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롤계의 ‘오타니’가 돼보려고요.
GQ 인게임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스노우 볼’이잖아요. 다가올 월즈를 위한 오너의 첫 삽은 뭐가 될까요?
ON 저희의 노력이 곧 스노우 볼이 될 거 같아요.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월즈에 갈 수 있는 티켓을 따냈잖아요. 지금 막 산 하나를 넘었어요. 한 번 더 오를 시기예요. 이번엔 정상이겠죠? 힘들게 온 만큼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GQ 월즈를 앞둔 미래의 오너에게 편지를 써본다면요.
ON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기다리고 있을 텐데 준비 잘하고, 이번 월즈에서는 팀원들에게도 나에게도 든든한 정글이 되었으면 한다. 파이팅!

스트라이프 수트, 크리켓 스웨터, 셔츠, 타이, 울 트윌 수트, 캐시미어 스웨터, 셔츠, 타이,모두 폴로 랄프 로렌.

구마유시 GUMAYUSI
T1의 원딜. 그는 언제나 진심을 이야기하는 선수다. ‘진심 펀치’라는 말의 의미를 아는 이들이라면 이것이 구마유시를 지칭하는 단어라고 이해해도 좋다. 자신의 목표를 말로 내뱉고 행동으로 증명하기를 좋아한다. 필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해주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GQ 프로게이머라도 회사원들처럼 출퇴근을 반복하는 삶을 살고 있잖아요. 하루 중 특별히 좋아하는 시간대가 있나요?
GU 저녁 연습을 하기 전, 그 애매한 공백의 시간을 좋아해요. 연습을 하기도 그렇고 뭘 해보려고 해도 시간이 아주 애매해서 저만의 시간을 잠깐 가지거든요.
GQ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요?
GU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별거 없어요. 노래를 부르거나 닌텐도 게임을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냥 냅다 누워서 쉽니다.
GQ 유니폼만 입다 수트를 입고 화보까지 찍었네요. 폴로 랄프 로렌 매장에서 구마유시의 몸에 맞는 맞춤 수트를 입어봤어요.
GU 평소에 이렇게 꾸밀 일이 없잖아요. 헤어 메이크업을 해도 가는 곳이 경기장 정도? 촬영 내내 색다르고 즐거웠습니다. 제가 커스텀을 좋아하는데, 제가 입었던 수트도 다르게 이야기하면 커스텀이잖아요. 제 몸에 맞게 커스텀했다고 생각하니 더 좋았어요. 중요한 일 있을 때 이 수트를 고르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연말 시상식이 있어요. 올해는 이 수트를 입고 가겠네요. 이거 입고 상 받으면 기분 좋을 거 같아요.
GQ 잠깐 상상해볼까요. 구마유시만의 수트를 입고 연말 시상식의 수상대에 선다면 입장곡으로 어떤 게 좋을까요.
GU 패닉! 앳 더 디스코의 ‘High Hopes’. 앞부분 조금만 들어도 아실 거예요. 사실 이 노래는 입장곡이 아니더라도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예요. 가사도 제목도 희망적이고, 꿍꿍 울리는 느낌이 희망차서 발걸음 무거운 출근길에 찰떡입니다. “출근 싫어~ 월요일 싫어~”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GQ 이제 롤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앞으로의 경기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GU 일단 휴식. 저에게 일과 휴식의 분리는 너무 중요하거든요. 잘 쉬어야지 롤드컵에서도 제 기량을 뽐낼 수 있을 거 같아요. 푹 쉬고 다시 연습하러 가야죠.
GQ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라는 R=VD라는 공식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어요. R(Realization)에 대한 값을 넣는다면 어떤 걸까요?
GU 너무, 당연히 롤드컵 우승이죠. 프로게이머가 되기도 전에 롤드컵에서 우승하는 저를 꿈꿔왔어요. 우승하는 제 모습이 너무 궁금해요. 우승이라는 결말의 미래가 가까울 수도, 멀 수도 있지만 꼭 이뤄질 거예요. 전 저를 의심하지 않아요.
GQ “최고의 선수가 있을 곳은 T1이니까”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이게 밈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구마유시를 소개할 하나의 캐치프레이즈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우승을 향해 가는 미래의 구마유시에게 편지를 써본다면요.
GU 민형아 안녕. 곧 시작이다. 이번 월즈는 비시즌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것이 달려있고 많은 의미가 담긴 대회잖아. 우리 팀은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 나 구마유시도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감을 가지고 롤드컵 우승 가보자! T1 파이팅!

케리아 KERIA
T1의 서포터. 서포터라는 이름이 소프트하게 들리지만 서포터 케리아는 예리한 등불이다. K-언어로 범벅이 된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자면 20대라는 나이가 실감이 나지만, 키보드 앞에서는 칼을 갈고 있는 섬세한 플레이어다. 매번 성장할 순 없지만 그는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깨닫는 중이다. 그래서 이번 2023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활약을 더 보고 싶은 것인지도.

GQ 선수로 사는 삶은 피곤할 거 같아요. 소소한 행복들은 언제 느껴요?
KR 깜깜한 새벽, 퇴근하고 집에 갈 때요. 저희는 일반 직장인들과 다르게 보통 새벽에 퇴근하거든요. ‘아, 나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그 새벽 공기가 좋아요. 저에게 작은 위안이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GQ 화보 촬영은 오랜만일 텐데 어땠어요?
KR 나 생각보다 수트가 잘 어울릴지도? 흐흐. 작년 시상식 이후 처음일 거예요. 수트를 엄청 오랜만에 입었어요. 이 촬영 전에 매장에 와서 몸 치수를 재고 제 수트를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GQ 수트는 마음에 들었나요?
KR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제게 딱 어울리는 수트가 도착했어요. 재킷 안에 케리아 자수도 있고요. 예쁜 수트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GQ 케리아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뭐예요?
KR 제 사람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이후 주변이 달라졌어요. 활동 시간이 일반인들과는 너무 달라요. 반경도 너무 다르고요.
GQ 아무래도 시즌 때문인 거죠?
KR 네, 맞아요. 제 주변 사람들에게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 비시즌에는 친구들, 가족들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일도 소중하지만 제 삶에서 빠지면 안 되는 요소 중 하나거든요.
GQ ‘케리아’라는 닉네임 외에 애정하는 아이코닉한 별명이 있나요?
KR ‘역천괴’. 이 이름이 여기저기서 들릴 때 짜릿해요. 역대급 천재 괴물이라는 뜻이거든요. 이 세글자가 저를 지칭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큰 힘이 돼요. 그래서 제 솔로 랭크 아이디도 ‘역천괴’예요. 제 이름 앞에는 이 닉네임처럼 긍정적인 단어들로 채워나가고 싶어요.
GQ 앞두고 있는 중요한 경기를 위해 굴리기 시작할 스노우 볼은 뭐예요?
KR 미래의 저를 위해 현재의 제가 하루하루 악착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보이지 않을 뿐 스노우 볼은 이미 굴러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마 첫 경기부터 승리를 거두면 제가 여태까지 굴려온 스노우 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할 거고 그 눈덩이는 점차 커질 거예요. 어떤 작용을 할 눈덩이일지 기대됩니다. 경기 초반 바텀에서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계획한 대로만 한다면 마지막에는 웃고 있지 않을까요.
GQ 미래엔 환하게 웃고 있을 케리아에게 한마디해주세요.
KR 아시안게임 다녀오느라 고생했다. 정신없겠지만 다시 월즈에 도착했으니 다시 한번 달려보자. 월즈 우승이다!

패션 에디터
김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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