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연도별로 알아보는 골프의 역사

2023.10.11신기호

골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골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명확한 근거는 없다. 네덜란드에서 하던 아이스하키 비슷한 놀이가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서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는 ‘추측’만 있을 뿐. 현재와 같이 골프가 조직화된 것은 15세기 무렵이라고 전해진다. 골프에 대한 역사 속 첫 기록은 아이러니하게도 ‘골프 금지령’이다. 1457년 당시 금지령을 내린 이는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2세. 스코틀랜드 의회 자료에 다음과 같이 남아 있다. “골프와 축구는 완전히 중단되어야 한다. 이 게임을 하다 발각되면 지역 남작에게 처벌되고, 만약 처벌에 실패하면 왕이 장교에게 처벌할 것을 명령한다.” 기록에 따르면 제임스 2세는 축구와 골프에 대해 “위험한(dangerous) 골칫거리(nuisance)”라는 표현을 썼다. 당시 남성들에게는 군사 훈련이 의무였는데, 활 쏘는 연습을 해야 할 이들이 골프와 축구에 미쳐서 훈련을 게을리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안식일에 교회에 가지 않고 골프를 한 사람에게 ‘안식일 모독’으로 유죄 판결을 내린 기록도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만 총 세 번의 금지령이 내려지며 일반 서민들에게는 점점 심한 제약이 가해졌지만, 왕과 귀족들에게는 예외였다. 이들 사이에서 골프가 성행하며, 말 그대로 ‘귀족 스포츠’로 자리매김한다. 귀족들은 앞다투어 값비싼 수공예 장비를 사용하거나, 후원을 통해 고정 코스와 전문 장비를 발달시켰고, 이들에 의해 골프 용어들도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다시 서민들에게도 확산되며 1502년, 드디어 골프 금지령이 풀리게 된다. 이후 골프는 유럽 전역은 물론 북미와 일본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지금부터 이 과정을 훑어보고자 한다. 골프의 본격 신호탄부터 2000년대까지, 골프의 역사를 크게 5개 시대로 나누고 연도별로 각각의 대소사들을 정리했다.

16-19세기 골프의 본격 신호탄

금지의 효력은 길게 가지 못했다. 스코틀랜드의 골프 금지령이 풀린 이후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골프 관련 기록들이 속속 등장한다. 유럽과 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귀족 스포츠에서 대중으로 골프가 급격히 퍼져나간 시기다.

1527 최초의 골프 선수 최초의 골프 선수로 로버트 멀레 Robert Maule 경의 이름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1641 영국 찰스 1세의 골프 사랑 영국의 찰스 1세가 골프 라운딩 중 아일랜드의 반란 소식을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1659 미국의 최초 골프 기록국 뉴욕 앨버니에서 골프를 금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골프에 대한 최초의 미국 기록인데, 그 또한 금지령인 것이 아이러니다.
1682 세계 최초의 골프 매치 최초의 골프 매치가 스코틀랜드 ‘리스 Leith’에서 열렸다. 스코틀랜드 대표인 요크(제임스 2세) 공작과 조지 패터슨이 잉글랜드 대표 2명과 겨뤄 승리를 거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691 골프 수도, 세인트앤드루스의 등장 현재까지도 골프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St Andrews’가 “골프의 수도”로 처음 언급되었다.
1735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골프 클럽의 창립 ‘로열 버게스 골핑 소사이어티 오브 에든버러 The Royal Burgess Golfing Society of Edinburgh’가 창립되었다.
1744 골프 규칙의 최초 등장 ‘젠틀맨 골퍼스 오브 리스 The Gentleman Golfers of Leith’에서 최초로 골프 규칙을 만들었다. 또 리스에서 열린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자에게 주기 위한 ‘실버 컵’을 최초로 제작한 해다. 초대 챔피언은 존 레트리 John Rattray.
1750 클럽 헤드에 처음으로 단조 메탈 사용
1764 세인트앤드루스가 22홀 → 18홀로 변경
1767 1세기 동안 깨지지 않을 최소타 의 등장 제임스 더햄 James Durham이 세인트앤드루스에서 94타를 친 기록은 이후로도 무려 1세기 동안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 되었다.
1810 스코틀랜드 머슬버러에서 첫 여성 토너먼트 개최
1829 홀에 처음 구멍을 뚫다! 홀에 구멍을 뚫는 ‘홀 커터’가 탄생한 해다. ‘머슬버러 링스’에서 뚫은 직경 4.25인치 크기의 홀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된다. 또한 인도의 ‘로열 캘커다 Royal Calcutta’ 골프 클럽이 설립되는데, 대영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1857 최초의 골프 교습서 탄생 핸리 파니 Henry Farnie가 쓴 <더 골퍼스 매뉴얼 바이 어 킨 핸드 : The Golfer’s Manual by Keen Hand>는 역사상 최초의 골프 교습서로 꼽힌다.
1858 최소타 1세기 만에 갱신!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드디어 최소타 기록이 갱신된다. 바로 79타! 80타를 깬 최초의 골퍼는 앨런 로버트슨이다.
1864 우승 골퍼의 최초 상금은 6파운드 디 오픈 우승자에게 최초로 상금(6파운드)을 지급한 해다. 놀라운 건, 그동안은 우승자를 제외한 2, 3, 4위에게만 상금을 지급했다는 사실. 우승자는 1년 동안 지닐 수 있는 ‘챔피언십 벨트’만 받았다. 지금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진정 낭만의 시대다.
1888 미국 골프의 아버지, 존 리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클럽인 ‘세인트앤드루스 소사이어티 오브 더 뉴욕’이 설립된 해. 스코틀랜드의 존 리드 John Reid가 설립한 클럽이다. 리드는 지금까지 “미국 골프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1895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최초의 여성 골프 클럽 설립
1898 36홀에서 72홀로! US 오픈이 36홀에서 72홀 대회로 확대. 디오픈이 36홀 이후 처음으로 컷 Cut을 도입한 해다.
1900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골프 등장, 대한민국 골프의 시작 대한민국에 골프가 처음 전해진 해이기도 하다. 고종 황실의 고문으로 온 영국인들을 통해서였다. 원산 바닷가의 세관 구내에서 6홀 코스를 만들어 골프를 즐겼다고.
1903 일본 고베에 최초의 골프 코스(9홀) 설립
1904 70타를 깨다! 제임스 브레이드가 디오픈에서 60타를 치며, 70타를 깬 최초의 선수가 된다.

1910-1930년 1세대 골프 전설들의 등장

이제부터 레전드로 남은 선수들의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윌터 하겐과 진 사라센이 당시 투어를 지배하는 가운데, 보비 존스가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하나씩 가져가는 시기. 가장 어렸던 보비 존스는 결국 1930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에 이른다. 또 이 시기에 지금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골프 브랜드들이 막 탄생했다. 현재까지도 최고의 골프 코스로 각광받는 미국의 N o.1 코스 파인밸리(회원제), 세계 최고의 시사이드 코스이자 퍼블릭인 페블비치와 사이프러스 포인트가 등장한 시기다.

1911 최초로 파 Par를 결정하는 야드 설정 USGA가 파3는 최대 225야드, 파4 는 2 25-425야드, 파5는 426-600야드, 파6는 601야드 이상으로 설정했다.
1914 골프 장비 회사 ‘윌슨 스포팅 굿즈 Wilson Sporting Goods’ 설립
1916 PGA(The Professional Golfers Association of America) 발족 첫 PGA 챔피언십 우승자는 짐 바네스 Jim Barnes, 상금은 5백 달러였다.
1918 파인밸리 골프 클럽 오픈 현재 미국에서 No.1 코스로 평가받는 미국 뉴저지주 파인밸리의 ‘파인밸리 골프 클럽’이 오픈한다.
1922 진 사라젠의 등장 스무 살의 진 사라젠 Gene Sarazen이 US 오픈과 P GA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 두 대회에서 우승한 최초 선수가 된다. 이때 골프 브랜드 ‘윌슨 스포팅 굿즈’가 처음 진 사라젠을 자사의 자문 스태프로 영입, 이후 사라젠과 무려 75년 동안 계약을 이어간다.
1922 US 오픈 최초 입장권 1달러 판매, 매진
1923 월터 하겐, 62타로 최소타 기록 갱신
1924 보비 존스의 첫 우승 보비 존스 Bobby Jones가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기록하고, 월터 하겐은 PGA 챔피언십 첫 승을 거둔다.
1926 LA 오픈, 총상금 1만 달러 시대 개막
1930 보비 존스의 그랜드슬램 달성과 총상금 최고액 갱신 보비 존스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해로, US 오픈, 디오픈, US 아마추어, 브리티시 아마추어에서 우승을 거둔다. 존스는 스물여덟 살에 은퇴한다. 한편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열린 아구아 칼리엔테 오픈 Agua Caliente Open에서는 총상금 2만5천달러로 최고액을 갱신한다. 우승자는 진 사라젠.

1931-1945년 골프의 암흑기?

세계 2차 대전(1939-1945)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거의 모든 골프 대회가 취소된, 골프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다. USGA는 몇몇 골프 규칙을 조정한다. 여기서 등장한 규칙이 바로 사용하는 클럽을 14개로 제한하는 내용. 또한 여성 프로 골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다.

1931 최초로 여성 프로 골퍼 등장 미국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인 헬렌 힉스 Helen Hicks가 프로로 전향하며, 프로 골퍼로 생계를 유지한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된다. 또한 ‘미국 왼손잡이 골프 협회(The American Lefthanders Golf Association)’가 설립되는데, 초대 회장은 전설의 야구선수 ‘베이브 루스 Babe Ruth’다.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Titleist’가 설립된 해.
1934 ‘마스터스’ 대회의 전신 출범오거스타 내셔널 인비테이션 토너먼트 Augusta National Invitation Tournament’가 개최되는데, 이는 1939년에 지금의 ‘마스터스 Masters’로 개칭돼 이어진다. 초대 우승자는 호튼 스미스 Horton Smith.
1939 14개 클럽 규칙 정식 채택
1944 LPGA의 전신, 최초 여성 골프 단체 ‘위민스 프로페셔널 골프 어소시에이션(WPGA)’ 창립

1961-1975년 리빙 레전드의 탄생기

드디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전설의 레전드’가 등장하는 시기다. 그 이름도 유명한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까지. 특히 잭과 게리는 올해 열린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시타자로 함께 등장했을 정도니, 말 그대로 리빙 레전드! 두 말하면 입 아프다.

1962 잭 니클라우스 프로 데뷔와 우승 잭 니클라우스가 L A 오픈에서 공동 50위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이어 US 오픈 18홀 플레이오프에서 아널드 파머를 물리치고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한다.
1963 아널드 파머 시즌 상금 10만 달러 최초 돌파 아널드 파머는 시즌 상금 12만8천2백30달러로 프로 투어 역사상 최고액을 갱신한다. 또한 아이언을 만들기 위한 ‘주조(Casting)’ 공법이 도입된 해이기도 하다.
1965 게리 플레이어, 비미국인 최초 US 오픈 우승 게리 플레이어가 US 오픈 우승을 거두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또한 샘 스니드가 ‘그레이터 그린스보로 오픈 Greater Greensboro Opes’에서 우승, 당시 PGA 투어 최고령(53세)이자 최다 (82승) 우승을 기록한다.
1968 아널드 파머, 생애 누적 상금 1백만 달러 최초 돌파
1971 골프의 우주 진출?! 골프가 실제 우주에서 벌어진 해다.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 Alan Shepard가 달에서 윌슨 6번 아이언 헤드를 사용, 우주용으로 특별 제작한 아이언 샷을 날린다. 달에서 샷을 한 최초의 골퍼.
1972 유러피언 투어 출범 첫 공식 대회인 스패니시 오픈에서 안토니오 가리도 Antonis Garrido 우승.
1973 잭 니클라우스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 잭 니클라우스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보비 존스가 가지고 있던 메이저 대회 최다승(13승)을 추월한다.

1990-2005년 박세리와 한국 골퍼들

이름만 대도 스윙 폼마저 떠올릴 수 있는 골퍼들이 줄줄이 나온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아니카 소렌스탐, 그리고 대망의 박세리의 시대다. 그간의 하드 스파이크가 아닌 소프트 스파이크가 등장(1993년)한 시기이기도 하고, 존 델리가 드라이빙 거리 평균을 300야드 이상으로 시즌을 마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1991 그 유명한 ‘빅버사 드라이버’ 론칭 골프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드라이버가 론칭한 해다. 바로 캘러웨이 ‘빅버사 드라이버’. 이 드라이버로 첫 우승한 선수가 마크 브룩스 Mark Brooks다.
1994 타이거 우즈, 최연소(18세)로 US 아마추어 우승 또한 아니카 소렌스탐 Annika Sorenstam이 LPGA 투어에 합류한 해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다.
1995 골프 채널 개국, 미국에서 첫 방송
1996 세계 골프 랭킹 시스템 도입 유러피언 투어, 일본 골프 투어, 미국 PGA 투어, 호주와 남 아공 투어가 PGA 투어 인터내셔널 연맹을 결성하고, 이 연맹이 월드 골프 챔피언십 (WGC)과 함께 ‘세계 골프 랭킹 시스템’을 도입한다.
1997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
1998 박세리의 등장 자, ‘상록수’의 해다. 박세리는 투어 참가 첫해에 US 여자 오픈과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수상한다.
2000 US 오픈, US 아마추어, US 여자 아마추어 100주년
2001 우즈의 ‘타이거 슬램 Tiger Slam’ 달성, 아니카 소렌스탐 여성 최초 59타 기록 또한 ‘브리티시 위민스 오픈’이 기존의 ‘듀모리에 클래식’을 대신해 여자 4대 메이저 대회로 편입한 해다. 첫 우승자는 박세리.
2003 미셸 위 USGA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 기록
2004 비제이 싱, 시즌 상금 1천만 달러 최초 돌파 비제이 싱이 PGA 챔피언십 포함 시즌 9승을 거두며 시즌 상금 1천만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된다. 도이치뱅크에서 우승하며 우즈를 제치고 세계 골프 랭킹 1위에 등극.
2005 타이거 우즈라는 전설의 퇴장 우즈는 바이런넬슨 클래식에서 미스 컷을 하며 142개 대회 연속 메이크 컷이라는 기록의 행진이 멈춘다. 반면 미셸 위가 US 오픈 예선전에 출전한 최초의 여성 선수로서, US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성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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