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가 높아 ‘마시다 보면 만만치 않은 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가벼운 풍미를 추구하는 전통주들.
도봉산 막걸리(8도) | 화사한 생강 향이 인상적인
서울 도봉산 산꾼들 사이에서 유명한 한식 주점, ‘도봉산 팔뚝집’에서 직접 양조장을 차렸다. 이곳에서 만드는 도봉산 막걸리는 복숭아꽃인 도화곡 누룩이 주재료다. 입안 가득 터지는 생강향으로 마무리된다. 딸기 우유 빛깔이라 달콤할 것 같지만 의외로 묵직하고 드라이하다. 가족들과 수육 한 접시를 놓고 이야기꽃 피우기에 딱인 8도짜리 핑크 막걸리.
온지몬(10도) | 레몬 향이 상큼한
발효 과정을 한번 거치는 술을 ‘단양주’라고 부른다. 언뜻 듣기엔 한 번만 빚어낸다고 하니 속성으로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발효 한 번으로 끝장을 봐야하기 때문에 아주 까다로운 술이라고. 단양주로 승부를 보는 온지술도가에서 모두가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상큼한 레몬 향을 첨가해 만든 것이 온지몬이다. 본격 술자리를 시작하기 전 가벼운 식전주로 입맛을 돋울 수 있는 10도짜리 탁주.
마실꾸지(7도) | 경쾌한 오렌지 색감
밀양 클래식 도가는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술을 만든다. 발효, 숙성 과정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 효모의 운동성을 향상 시키는 것. 우아하게 발효되고 숙성된 마실꾸지는 뽕나무의 일종인 꾸지뽕으로 만든 탁주다. 당근 주스 같기도 한 예쁜 색감, 두툼하고 투박해서 더 힙한 병 모양, 애교 넘치는 네이밍까지. 재치를 꾹꾹 눌러 담은 7도짜리 전통주.
서설(13도) | 물처럼 깔끔한
‘상서로운 눈’이라는 뜻을 가진 맑은 술 서설. 첫눈이 내렸을 때,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처럼 깨끗한 맛을 연상시켜 붙은 이름이라고. 이름 그대로 깨끗하고 맑은 첫맛, 그리고 쌉싸래해 여운을 남기는 끝맛의 균형을 갖췄다. 매년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는 양조장 술샘과 경기도 농업 기술원의 협업으로 탄생한, 부드러운 13도짜리 청주.
부안 해풍 오디주(12도) | 오디의 효능을 담은
단맛과 새콤함은 강하게, 떫은 탄닌 감은 약하게, 부드러운 조화를 갖춰 탄생한 부안 해풍 오디주. 부안 새만금 대지에서 재배해 해풍과 미네랄을 풍부하게 갖춘 오디를 6월 제철 과실만 사용했다. 부안 특산물인 오디와 찰보리 등으로 술을 빚는 양조장 강산명주에서 만들었다. 효능이 좋아 신선이 먹는 술이라는 뜻의 ‘상심주’로도 불리는, 12도짜리 과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