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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배럴에서 태어난 맥주 4

2024.02.13이재영

위스키와 맥주는 모두 맥아를 비롯한 곡류로 만든다. 맥주를 위스키 배럴에서 숙성하면 어떨까? 깊고 좋은 향을 가진 맥주가 된다. 이미 맥주 애호가 사이에서는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 꼭 마셔보면 좋을 위스키 오크 숙성 맥주 넷을 소개한다.

테넌츠 위스키 오크 숙성 맥주
Tennent’s aged with whisky oak

테넌츠 양조장은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양조장 중 하나다. 특이하게도 이 맥주는 에일과 라거의 장점을 섞은 하이브리드 공법으로 양조했다. 잔에 따르면 황금빛이 눈을 사로잡고 오크 향이 부드럽게 올라온다. 약한 탄산감에 숙성 보리와 맥아, 견과류의 풍미가 매력적이다. 이쯤이면 맥주인지 위스키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시원한 위스키를 맥주처럼 마시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연남 봉황당, 판교 올드 스탠드 등이 테넌츠 생맥주로 유명하다.

파운더스 백우드 배스터드
Founders Backwoods bastard

파운더스 양조장에서 일곱 종류의 몰트를 사용한 스카치 에일이다. 이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Dirty Bastard를 버번위스키 배럴에서 숙성한 제품이다. 폐광산에서 맥주를 숙성하는 탓에 ‘광산 맥주’, 라벨디자인 때문에 ‘간달프 맥주’라고도 불린다. 붉고 진한 갈색의 향긋한 건과일 냄새가 특징으로 탄산이 거의 없고 단맛은 짧게 커트된다. 나무의 씁쓸함이 여운으로 남는다. 일반적인 스타우트 계열과는 다르게 끝맛이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GS25에서 파운더스 패키지를 전용 잔과 판매하고 있어 접근성도 좋다.

파운더스 켄터키 브렉퍼스트 스타우트
Founders Kentucky Breakfast Stout(KBS)

맥주 평가 사이트 레이트비어(www.ratebeer.com)에서 항상 최상의 점수를 유지하는 스타우트 맥주다. 이름처럼 짙은 검은색이 강렬한 흑맥주로 달콤한 초콜릿과 커피 향이 진하게 가득하다. 게다가 버번 배럴에서 숙성한 만큼 바닐라의 단 향도 상당하다. 맥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버번 배럴 스타우트 계열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향이라고도 평가한다. 질감은 매우 끈적이면서도 실키한 감촉이라 텍스쳐를 느끼면서 마시기에도 좋다. 기네스와 코젤 다크만 먹어왔다면 KBS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파이어스톤 헬도라도
Firestone Helldorado

헬도라도(Helldoradod)의 ‘헬’은 지옥이 아닌 독일어로 ‘밝다’라는 뜻이다. 구릿빛 밝은 색을 띠며 달콤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파이어스톤 브루어리는 배럴 에이징 장인답게 텁텁하거나 꿉꿉한 냄새 없이 부드러운 나무 향과 꽃 향이 기분 좋게 난다. 홉 향은 거의 나지 않고 탄산은 진하지 않으며 무겁지 않아 차분한 느낌이 난다. 그런데도 12.8도라는 높은 도수를 지니고 있어 위스키의 풍미도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유명 바틀샵에 선보이고 있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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