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면 더 흥미로운 각 나라의 전통주를 소개한다.
헝가리의 유니쿰 | 약초의 강렬한 향
유니쿰은 헝가리 전통주로써 최상의 품질과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독일의 예거 마이스터, 체코의 베헤로프카와 함께 유럽의 3대 약초 증류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니쿰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40여 가지 허브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제조법은 여전히 비밀로 붙여져 있지만, 긴 세월 동안 유지되어온 명성이 그 가치를 보증한다. 6개월의 오크통 숙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니쿰은 달콤 씁쓸한 맛과 함께 각 원료의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그리스의 우조 | 도수 높은 천사의 눈물
‘천사의 눈물’이라고 별명이 붙여진 우조는 무색 증류주를 기본으로 한 그리스의 대표적인 전통주다. 주정에 아니스, 고수씨, 정향, 계피 등의 향신료를 넣고 숙성시켜 만들지만, 전통주이므로 제조사별로 향신료의 종류와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 40도 정도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며 좀 더 독한 종류도 있다. 약간의 사과향이 나기 때문에 높은 알코올 도수임에도 불구하고 식전주로 또는 하루 중 아무 때나 자유롭게 마신다고 한다.
몽골의 아이락 | 시큼한 막걸리 스타일
가축의 젖으로 만든 몽골의 전통주 아이락은 시큼한 향이 나고, 전체적인 맛과 색깔은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술보다 도수가 낮기 때문에 음료처럼 가볍게 즐기기 좋다. 전통방식으로 빚는 아이락은 가죽 자루에 담아 발효시킨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가죽향이 술에 배어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대개 몽골의 가정에 방문하면 아이락 한 잔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 마시는 사람이라면 설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베트남의 넵모이 | 누룽지 사탕 맛 보드카
베트남산 보드카로 현지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국민 술이다. 넵모이의 넵은 ‘찹쌀’, 모이는 ‘새롭다’는 뜻으로 ‘새로운 찹쌀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처음에는 부드럽고 싸한 맛이 나고, 구수한 누룽지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뒤끝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넵모이를 맛본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룽지 맛 사탕의 맛과 비슷하다고 하니 그 맛과 향은 먹어보지 않아도 왠지 짐작이 된다. 현지에서는 주로 베트남 요리들을 안주로 곁들여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크라이나의 비쉬니아 | 체리의 변신
우크라이나에는 체리를 이용해 만든 전통주 비쉬니아가 있다. 비쉬니아는 리큐르의 한 종류로, 정석에 의한 제조법은 최상급의 체리와 최상급의 증류주를 사용한 할리치나 레시피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숙성 연차가 적은 꼬냑 베이스로 정제수, 고품질 체리 등의 4가지 성분만으로 제조되며 기타 화학적 첨가물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차게 해서 스트레이트 또는 온더록스로 즐기거나, 하이볼 또는 칵테일 형태로 여러 가지 레시피를 변경해서 마시기에도 좋다.
중국의 백주 | 깊고 넓은 술의 신세계
중국은 긴 역사만큼 전통주의 종류도 많다. 그중에서도 백주는 전분, 당분 등이 풍부한 곡물로 밑술을 빚어서 발효하고, 이를 증류해 만든 술이다. 술의 향은 양조장에서 사용된 누룩, 밑술 방식, 증류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특유의 장향과 농향, 청향, 미향 등이 느껴지고 보드카에 가깝게 향이 없는 계열도 있다. 알코올은 32~40도 정도이며 최대 70도까지 종류에 따라 다르다. 높은 알코올 도수지만 적은 불순물 함량으로 숙취가 거의 없고 깔끔한 뒷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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