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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에어 포스 1의 생산량을 줄인다?

2024.04.12오렌지킹

나이키는 에어 포스 1을 비롯한 나이키의 스테디 샐러 제품군 생산 및 발매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대체 왜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

지난 3월 21일, 나이키의 최고 재무 책임자(CFO) 맷 프렌드는 2024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에어 포스 1을 포함한 나이키의 클래식 제품군 생산 및 발매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희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새로움과 혁신으로 전환하는 중입니다. 우리는 가장 큰 라이프스타일 프랜차이즈 중 일부와 성능프랜차이즈 중 일부를 다시 관리하여 새로움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 포스 1 같은 클래식 제품의 공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는 작년 12월 나이키의 연말 수익 결산 발표에서도 브랜드의 “잦은 판매”와 “신중한 소비자 행동” 등을 언급하며 특정 제품군의 공급을 줄일 것이라 언급했었다.

잠시 쉬어가는 스테디 셀러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에어 포스 1의 가격은 $90였다. $100가 넘지 않는 클래식이자,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2020년에 $100로 가격이 오른 후, 현재는 $115까지 가격이 인상되었다. 이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에어 포스 1은 나이키의 스테디셀러이자, 단일 모델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운동화이며, 나이키에 연간 수백만 달러를 기여하는 모델이다.

그러한 효자 상품의 공급을 줄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키 측에서는 새로움과 혁신, 즉 신모델에 집중할 것이라 말했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최근까지 나이키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은 에어 포스 1, 에어 조던 1, 덩크와 같은 클래식 레트로 모델들이었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에어 조던 1, 나이키 덩크 등의 수량을 어마어마하게 찍어냈는데, 덕분에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반대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리셀러 죽이기

이토록 많은 물량을 생산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바로 리셀러 죽이기다. 나이키는 유명 아티스트 혹은 브랜드, 디자이너와의 협업, 한정판 발매 등으로 적은 수량을 발매하되 브랜드의 가치는 계속해서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러한 전략으로 금전적인 이익을 보는 쪽은 생산자인 나이키가 아니라 리셀러와 중개 거래 플랫폼이었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자, 소비자들은 나이키 매장을 찾기보다는 중개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고, 그로 인해 일반 모델에 대한 관심까지 떨어지며 전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

그래서 뽑아 든 카드가 바로 대량 생산이었다. 공급이 많아지자, 소비자들은 굳이 중개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정가로 손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단, 넘치는 공급으로 인해 예전에는 발매 날 완판되던 제품들도 이제는 각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가에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말 그대로 살을 내어주고 상대의 뼈를 자르는 육참골단의 결단이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바로 잡을 시기가 되었다는 것.

맷 프렌드 CFO는 “원한다면 이러한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도 있겠지만,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브랜드의)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프랜차이즈를 관리해야 합니다” 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에어 포스 1과 에어 조던 시리즈의 생산을 줄이면서 다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동안 너무 레트로 제품군에 의지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 출시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해왔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은 레트로 제품군이었기 때문에 악순환이 되기 전에 이와 같은 환경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레트로에서 신제품으로 돌릴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다만, 지난해 신제품 판매 면에서도 뉴발란스와 아식스가 보여준 성장력을 보면, 아무리 업계 1위인 나이키라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에어 조던 오리지널 모델들의 발매 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업계 1위, 나이키의 쇄신이 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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