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쉰 것 같은데, 왜 더 피곤하지? 이런 생각이 든다면 실제로 못 쉬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누워있었다고 해서 쉰 게 아니다. 쉴 거면 제대로 쉬자.

디지털 디톡스
뇌도 쉬어야 한다. 근로자의 날에는 뇌도 휴가를 주자. 우리가 피곤한 이유 중 하나는 정보가 많아서다. 주말에도 스마트폰, 넷플릭스,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뇌는 계속 일하게 된다. 하버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 2시간 만이라도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면 뇌의 피로 회복 속도가 30% 빨라진다고 한다.
멍때리기
바쁘게 움직이거나 뭔가를 계속 보는 것도 피로의 원인이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는 뇌의 자가회복 시스템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된다. 즉, 아무 생각 없이 멍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창밖 보기, 벽에 기대기, 고양이 관찰하기 등 세상 하찮은 무언가를 해 보자.
냄새에 집중하기
후각은 감정과 기억을 관장하는 ‘변연계’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뇌의 긴장도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아로마 향이나 커피, 귤껍질, 나무향 같은 자연의 냄새는 불안을 줄이고 심박수를 안정시킨다. 눈을 감고 향 하나에만 집중해 보자. 향이 퍼지는 속도, 코끝 감각, 떠오르는 기억 등을 천천히 음미하면 뇌가 감각 중심 모드로 전환되며 피로가 풀린다.

혼잣말하기
말하지 않는 시간이 길면 감정도 쌓인다. 심리학자들이 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의식적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다. 혼잣말, 큰소리로 책 읽기, 혹은 샤워 중 노래 부르기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낮아진다. 아무 말이나 읊조리자. 생각보다 개운하다.
식물 손질하기
식물과의 교감이 심박수를 낮춘다. 서울대 산림치유연구소에 따르면, 식물의 잎을 닦거나 화분을 갈아주면 실내에서도 심박수가 안정화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잎을 손으로 닦거나 잔가지를 자르며 무념무상의 시간을 가져보자.
공간 재배치
뇌는 익숙한 환경에서 활성도가 떨어진다. 뇌에 리셋 신호를 주자. 가구를 살짝 이동하거나 물건 배치를 바꾸면 뇌가 새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여 각성 상태가 된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소파 방향 바꾸기, 스탠드 위치 변경만으로도 충분하다.
음식 천천히 씹기
쉴 때는 밥을 천천히 음미하자.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 교토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 천천히 씹으면 뇌에서 이완 반응이 일어나며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평소보다 2~3배 더 오래 씹으면서 입안의 감촉에 집중해 보자. 소화도 잘되고 식사 자체가 명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