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orial

양혜규 “예술이든 일상이든, 모든 걸 내 입에 넣고 씹어 삼켜야 합니다”

2025.05.23.최태경

2025 GQ KOREA HEROES – YANG HAEGUE
현대 미술가 양혜규의 슬기로운 예술과 생활.

18K 옐로 골드와 라운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의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아폴로 이어 클립,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아폴로 링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재킷, 페라가모.

양혜규가 촬영장의 스태프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수줍은 인사를 대신했다. 명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예술과 생활. Ars et Vita. 藝術與生活. 특히 ‘與(줄 여, 함께할 여)’자가 눈에 들었다. 기꺼이 주고 더불어 한다, 이것이 그녀가 이토록 정직한 이름의 회사를 설립한 배경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흐름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어요. 그동안은 전시에 집중해왔는데, 언젠가부터 큰 프로젝트들이 들어와요. 개인의 규모로는 감당 못 할 요구사항이 뒤따르죠. 베를린에서는 작가 대부분이 회사 시스템으로 일해요. 내가 피터팬 신드롬의 끝까지 온 셈이에요.” 다소 낯선 ‘비즈니스 모델’에는 보이지 않는 현실들이 내재되어 있다. 작품 이면의 창작 구조, 정통 예술을 향한 존중과 그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혼재된 현대 미술계의 필연적 변화,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예술’과 ‘생활’을 꾸리는 고단함까지. 하지만 양혜규의 계획은 업계 전반의 진화를 선도하겠다는 식의 포부보다 야심 차고 원대하다. “가출하기 위해 엄마들이 밥 챙겨 두잖아요(웃음). 그게 궁극적인 목표예요. 작가로서의 온전한 독립과 지속가능한 자유를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것.”

‘아담한 봉헌 – 자개 신여성 씨앗 주머니 #11’(2025). 나뭇가지, 뿌리를 지지대 삼아 솔방울과 조개껍데기, 가짜 머리카락이 조각을 이룬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무기물과 유기물을 혼합하여 고유한 서사를 구성한다. ©양혜규 스튜디오
위부터 | 18K 로즈 골드에 8.83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하드웨어 라지 링크 브레이슬릿, 1.70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볼드한 디자인의 티파니 하드웨어 라지 링크 브레이슬릿, 파베 세팅 다이아몬드 장식의 18K 옐로 골드 티파니 하드웨어 스몰 링크 링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재킷과 셔츠, 언밸런스 팬츠, 슈즈, 모두 보테가 베네타.

‘예술과 생활’은 공교롭게도 스튜디오의 이사와 맞물려 양혜규의 새 챕터를 예고하는 역할까지 도맡게 되었다. 그는 2014년부터 사대문 안, 대로변의 허름한 건물에서 서울 스튜디오를 시작했다. 지난 11년 동안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는 와중에 숱한 곡절을 겪으면서도, 무조건적 사랑으로 껴안으며 이곳을 착실히 키워냈다. 그가 매연, 속도, 스트레스 같은 서울의 인상을 체화하는 사이, 불세출의 대표작도 여럿 태어났다. 짚풀 공예 작업인 ‘중간 유형’ 연작(2015-), 물질과 정신의 인류학적 탐구를 종이 공예에 담은 ‘황홀망’ 연작(2021-), 설화를 방울로 승화한 ‘소리 나는 동아줄’ 연작(2020-) 등. 양혜규의 세계에서는 예술의 숭고한 개념만큼이나 이를 구현하는 일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운 일련의 작업들은 동시에 ‘노마드 예술가’, ‘블라인드 작가’ 등의 수식어마저 다층적으로 갱신했다. 덕분에 역사와 문화, 고대와 현재를 아우르는 ‘천의 얼굴’들, 보편적이면서도 이국적이고, 사변적이면서 정치적이며, 섬약하면서도 강렬한 작업들을 세계 곳곳에 부려놓는 이 ‘총체적 예술가’를 명쾌하게 정의하기는 더 요원해지고 있지만 말이다.

위부터 | 0.59캐럿의 다이아몬드와 0.75캐럿의 사파이어로 이뤄진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링, 플래티늄에 1.14캐럿 라운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링, 18K 옐로 골드에 라이트 블루 컬러를 에나멜 세팅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크로이실론 브레이슬릿, 파요네 아주레 블루 컬러를 에나멜 세팅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크로이실론 브레이슬릿, 18K 옐로 골드에 1.14캐럿 다이아몬드를 더한 쟌 슐럼버제 파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링, 0.60캐럿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네로우 링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재킷과 베스트,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

“우리가 지나치게 아날로그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양혜규가 느닷없이 반문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공간의 소중함, 아늑한 곳에서 스튜디오 식구들과 신나게 일하고 싶은 욕심, 공간의 영향을 받는 조각의 크기와 늘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조각가의 원죄의식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차였다. 아날로그한 공간은 현실이지만 동시에 계획과 욕망, 방향과 한계를 잉태한 요람이자 화경이다. 나는 공간 때문에 번민하거나 행복해하는 그를 지켜보면서, 그 마음이 작업하는 태도와 절묘하게 겹쳐진다고 생각했다. 그는 직접 꾸리고 헌신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의 힘을 신봉한다. “가사적(domestic)이라는 단어를 자주 써요. 집, 여성성과 연관된 용어지만, 내게는 진심으로, 온전히 내면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예술이든 일상이든, 모든 걸 내 입에 넣고 씹어 삼켜야 합니다.” 그가 이 용어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라운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18K 옐로 골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아폴로 이어 클립,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아폴로 링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재킷, 페라가모.
‘아담한 봉헌 – 태평양 둥지 돌멩이 #12’(2025). 쌓아 올린 돌 사이에 지폐를 끼워 행운을 염원하는 인류 공통의 의례, 돌탑 쌓기를 재현한 작품. 지폐라는 상징물을 통해 문명과 자연의 신비로운 교환 전통을 고찰한다. ©양혜규 스튜디오

천하의 양혜규에게도 변변한 작업실조차 없던 시절이 있었다. 살림살이와 일거리가 뒤섞인 곳에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경계가 있을 리 만무했다. 갈증과 갈망은 장소성에 대한 고유한 개념을 긴박하거나 열정적인 무언가로 변모토록 하는 강한 동력이 됐다. “예술가로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 허름한 아파트에서 이를 수행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예컨대 ‘가전제품 조각’인 ‘생 브누아가街 5번지'(2008)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정치와 사랑이 공존한 혁명적인 집에서 영감 받았다. 하지만 이를 이끈 건 양혜규의 정처 없는 이방인의 삶, 즉 혼자 있음, 다치기 쉬움, 주저하는 용기 같은 “세상을 대하는 행위의 파토스”다. 이 작품은 지난해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의 대규모 회고전 <양혜규: 윤년>에서 개방성과 취약성에 대한 사유를 건넸다. 양혜규는 더 이상 개인적 딜레마에 몰두하진 않지만, 내적 고독은 여전하다. “기본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네요. 결핍과 자기 연민 없이 어떻게 나 자신에게 집중하겠어요. 이젠 맘껏 드러내지 못할 뿐이죠.”

손가락 마디 실루엣에서 착안한 디자인의 18K 옐로 골드 엘사 퍼레티 본 링, 약지의 엘사 퍼레티 스플릿 링, 손목 실루엣 디자인의 엘사 퍼레티 미디엄 본 커프, 엘사 퍼레티 스몰 본 커프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블루 셔츠, 프라다.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이 홀로 분투하던 시절부터 자기 선택의 무게를 아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30여 년 동안 변한 건 공간만이 아니다. 알다시피 양혜규는 유명해졌다. 하지만 대단한 활약을 나열하기보다 그에게 생명력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절실한지 관찰하는 편이 오히려 흥미롭다. 양혜규는 미술의 열렬한 팬이지만, 유명세, 역사, 자본, 기여도 등이 만드는 미술의 위계, 그 촘촘한 지층에 몸을 맞추기보다는 차라리 뒤흔들기를 선택한다. 예컨대 ‘명예의 전당’ 격인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출품작 ‘살림'(2009)이 전시되는 동안 그는 척박한 파키스탄의 라호르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창조물이나 표현이 내가 아니라 활력적인 무언가로부터 온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요. 내게 필수적인 그 느낌은 나를 견인해요. 난 그저 매개자가 되어 최선을 다해 노력을 이어 할 뿐이에요.” 그에게 생명력은 시장에서 통용되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매순간을 재창조하는 힘이다. 스스로를 거칠고 취약한 상태에 두어야 얻을 수 있는 결정적인 에너지다.

18K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하드웨어 미디엄 링크 네크리스, 왼손 약지에 착용한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 티파니 하드웨어 스몰 링크 링, 검지의 1.14캐럿 라운드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 장식의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링,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18K 화이트 골드 티파니 하드웨어 라지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재킷, 셔츠, 팬츠, 모두 요지 야마모토.
왼쪽부터 | 파베 다이아몬드와 티타늄 소재에 스터드 모티프가 특징인 티파니 타이탄 바이 퍼렐 윌리엄스 링, 18K 옐로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티파니 타이탄 바이 퍼렐 윌리엄스 클래스프 네크리스, 다섯 개의 링이 연결된 티파니 타이탄 바이 퍼렐 윌리엄스 파이브 로우 링, 파베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티파니 타이탄 바이 퍼렐 윌리엄스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셔츠와 베스트, 모두 로로피아나.

“작품들이 생명력을 증명할 계기를 마련하는” 작가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고 동시대와의 접촉면을 잃지 않고자, 양혜규는 부지런히 활보한다. 오는 9월 미국 세인트루이스 현대 미술관에서 가지는 개인전을 제외한 올해 활동은 아시아에 집중될 것이다.(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옛 스튜디오 공간에서 열릴 <황홀망> 팝업 전시도 포함되어 있다.) “아시아 작가와 아시아 신에 투자하고 싶어요. 열심히 보다 보니 애정도, 기회도 생겼고요. 확실히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곳이에요.” 최근엔 대만 신베이시 미술관의 그룹전에서 블라인드 설치작 ‘성채'(2011)를 오랜만에 소개했는데, 작품은 도시화를 성찰한 전시의 소주제를 연결하는 몫을 맡았다. 블라인드라는 재료의 불투명과 투명, 고립과 소통 등 양가성을 강한 몰입감으로 드러내는 ‘성채’가 주인공이길 포기하고 문턱으로 변모해 환상적인 길을 낸 것이다. 일단락되었다 여겼던 블라인드 작업이 한결같이 맥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풍경이다. “어떤 작업이 보편 타당한 인정을 얻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려요. 나의 영역이 아니라, 세상과 관객에게 달려 있는 거죠.” 양혜규는 올 연말에 개관하는 대만 타이중 미술관의 정체성을 구현할 유기적인 거대 블라인드 작품을 의뢰 받았다.

왼쪽부터 | 18K 옐로 골드 소재의 손목 실루엣을 모티프로 한 엘사 퍼레티 미디엄 본 커프, 약지의 엘사 퍼레티 스플릿 링, 손가락 마디에 착용하는 엘사 퍼레티 본 링, 엘사 퍼레티 스몰 본 커프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레더 재킷, 페라가모. 셔츠와 팬츠, 모두 프라다.
‘아담한 봉헌 – 이란성 쌍둥이 꽃망울 씨앗 주머니 #1’(2025). 분재를 연상시키는 소형 작품. 자연스러워 보이면서도 이질적인 혼종적 형태로 솔방울의 조각적 진화를 보여준다. ©양혜규 스튜디오

블라인드 작업은 직관적, 감각적, 개념적 사유를 꾀하는 양혜규의 자화상이자, 추상이라는 방법론을 구동해온 그의 상징이다. 아니, 추상은 양혜규를 솔직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비기다. 서사를 부정하기보다는 제한 없이 추구하도록 하는, 구상의 반대가 아니라 “배운 것을 잊는(unlearning)” 과정이다. 양혜규 작업의 큰 특징인 혼성적인 속성, 즉 인간과 사물, 물질과 정신, 동양과 서양, 산업과 전통, 외계와 내계 등의 충돌과 모순을 대담하게 잇는 조형 언어는 서사와 추상 사이의 낙차에서 비롯된 용기의 다른 표현이다. 초기 자기 정체성에 대한 탐구는 이방인인 자신과 그들의 동질감을 찾으려는 시도로 이어졌고, 고대의 이교도적 문화를 향한 관심으로 심화되었으며, 각 문화에서 살아남은 대상들의 생명력에 대한 연구는 민속공예, 무속 등을 활용한 작업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므로 양혜규의 추상은 다른 차원으로 가닿기 위한 실존적인 축지법인 동시에 개념 미술가 솔 르윗의 말처럼 이성이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도약이다.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세팅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아폴로 이어 클립,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아폴로 링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재킷과 팬츠, 모두 페라가모.

“뒤라스가 쓴 <죽음의 병>의 마지막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나는 사랑이 실제 일어나기 전의 사랑을 사랑한다.’ 시제가 뒤틀린 이 문장을, 행하기도 전에 이미 실패했을 가능성이라 해석했어요. 그런 시도를 지양할 이유는 없죠. 성공하기 위해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많은 예술 작품이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요. 추락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끝날 줄 알고도 나는 여전히 이런 도약을 도모하고 있어요. 일단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을 때, 그것은 진정 값지고 경험적인 시도가 됩니다.”

18K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하드웨어 미디엄 링크 네크리스,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티파니 하드웨어 스몰 링크 링, 플래티늄 소재에 1.14 캐럿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 식스틴 스톤 링, 18K 화이트 골드에 다이아몬드 소재가 촘촘히 세팅된 링크가 돋보이는 티파니 하드웨어 라지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모두 티파니. 셔츠와 재킷, 모두 요지 야마모토.

영상 인터뷰 도중, 양혜규는 영웅에 대한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일과 일상을 경계 지을 줄 모르는 그가 그 구분을 종용받을 때처럼 머뭇거렸다. 양혜규는 “어디를 가나 존재론적으로 반쪽”이었지만, 얄팍한 하나이기보다는 풍부한 반쪽이길 원했다. 그의 작업이 오늘날 우리에게 상상의 도약을 제시할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영웅인 적 없었기 때문이다. 양혜규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몰이해 속의 공감으로 연대의 길을 낸다. 시대를 진정성 있게 겪기 위해 시대착오적이길 자처하고, 획일적 사고와 분류법에 저항하고자 정체성 문제에 골몰한다. 스튜디오 공간을 힘껏 키워냈듯, 그렇게 지금도 예술로 스스로를 구원하고 돌보면서 모방 불가한 ‘리얼리티’를 실천한다. 작가 양혜규와 인간 양혜규, ‘Haegue Yang’과 ‘Heike Jung’은 길을 잃고 또 찾으며 일군 ‘주관적 진실’ 안에서 비로소 화합한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펄펄 살아 숨 쉬는 양혜규의 ‘예술과 생활’이라는 엄연한 현실이 이날 <GQ>의 카메라에 생생한 추상으로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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