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사과 식초를 마시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어떤 효과가 있는 걸까?

틱톡커들, 아주 유명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영양사들이 사과식초에 열광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한 유행이다.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유행의 대부분이 금방 허위 사실로 발각되고 인기를 잃다 보니 사과식초, 애플 사이다 비니거도 비슷한 취급을 받게 될 거라 생각했다. 틱톡에서는 건강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사과식초를 원샷하고 비포 앤드 애프터로 그 효능을 자랑한다. 어떤 인플루언서들은 이걸 젤리 형태로 만들어 먹고 광고하고 판매한다.
하지만 정말로 사과식초를 마시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정말 피부나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는 따져볼 게 많다. 그래서 우리는 영국 최고의 영양사 몇 명과 직접 앉아 깊이 이야기 나눴고,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기자 본인도 직접 사과식초를 마셔봤다.
애사비, 사과식초란?
맞다, 당신이 부엌 찬장에 넣어두고 싱거운 샐러드 위에 뿌려 먹던 그 식초가 바로 그것이다. 사과식초는 비교적 단순한 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틱톡이나 기네스 팰트로가 최근 5년 사이에야 알아챈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 굉장히 오래된 식품이다. 얼마나 오래 되었냐면, 고대 바빌로니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제국 등 여러 문명에서 사용돼 왔다. 그리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조차 자신의 환자들에게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해 사과식초를 마시라고 권했다.
이 발효 과정은 기본적으로 사과주스에 효모와 박테리아를 첨가해 발효시켜 초산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초산이 바로 사과식초 특유의 톡 쏘는 향을 만들어내는 성분이며, 사람들이 매일 아침 샷잔에 담아 마시는 주인공이다.
어떤 효능이 있을까?
1. 위산 역류 억제
“사과식초의 가장 큰 장점은 위산 역류를 줄여준다는 점이다”라고 앤디 데일리는 말한다. 그는 닥터 데이비드잭 클리닉에서 활동하는 영양치료사이자, 영국 영양 및 라이프스타일 의학협회(BANT) 회원이다. 그는 1980년대부터 매일 사과식초를 마셔왔다. 식초의 높은 pH 강도는 위산을 중화해 산의 균형을 맞추고,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이것이 바로 속쓰림의 근본 원인이다.
2. 콜레스테롤 감소
2023년 한 연구에 따르면, 사과식초 섭취와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발견됐다. 게다가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수치가 증가하기도 했다. 이는 심장마비나 유사한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 연구는 소규모로 진행되었으며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
3. 혈당 조절
“개인적으로는 피로할 때 사과식초가 소화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고 리안 스티븐슨은 말한다. 그녀는 영양사이자 Psycle의 전 CEO이며, 건강 보조제 브랜드 Artah Health의 창립자다. “사과식초가 마법의 약은 아니지만, 혈당 조절과 식후 인슐린 반응 면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능이 있다.”
4. 포만감
“다른 연구에서는 사과식초가 포만감의 주관적 평가를 높인다고 나타났다. 식사 전에 식초를 마신 참가자들이 식사 후 더 배가 부르다고고 느꼈다는 의미다”라고 스티븐슨은 말한다. “또한 위산을 높여 소화를 도와준다고 여겨진다. 위 속 환경을 산성화하는 건 소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5. 체중 감소
레바논의 Holy Spirit University of Kaslik에서 12주 동안 진행된 임상시험에 따르면, 사과식초를 정기적으로 섭취한 그룹은 체중, BMI, 내장지방 지수(VAI)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다만 이 역시 소규모 연구로,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피부 건강에도 효과가 있을까?
장 건강과 피부 건강은 어느 정도 연결돼 있다. 연구자들과 피부과 전문의들은 장내 균형이 깨지면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영향을 주어 여드름이나 피부톤 불균형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과식초를 단순히 원샷한다고 해서 피부에 드라마틱한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도 장 건강이 피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하루 3번, 물에 사과식초를 타서 한 스푼씩 마시는 것으로는 피부 진피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고 데일리는 말한다. “많은 장 문제는 SIBO(소장 세균 과잉 증식) 때문인데, 이는 위산이 충분히 강하지 않아 음식 찌꺼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세균이 이를 먹고 자라는 현상이다. 사과식초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근본 원인을 먼저 다스려야 피부나 그 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사과식초를 마실까?
“사과식초를 고를 땐 반드시 ‘더 마더(the mother)’가 들어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데일리는 말한다. 이는 일부 사과식초에 떠다니는 박테리아와 효모의 집합체다. “이게 있어야 진짜 발효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브래그(Bragg’s) 같은 브랜드가 그 예다.” 요즘은 비트, 생강, 꿀, 강황 등을 섞은 혼합 사과식초도 많다. 과일 주스와 혼합해 맛을 좋게 한 제품도 있다.
어떻게 마시는 게 가장 좋을까?
“병째로 스트레이트 샷처럼 마시면 안 된다”고 데일리는 말한다. “사과식초는 매우 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치아 법랑질을 손상시킬 수 있다.” 대신 그는 병에서 꺼낸 진한 식초를 물 반 컵에 희석해서 마시라고 권한다. “그렇게 마시면 훨씬 마시기 좋기도 하다. 솔직히 식초는 맛있는 음료가 아니니까.” 스티븐슨은 “나는 유기농 사과식초를 거의 매일 마신다. 드레싱이나 살사에 넣어 요리에도 자주 쓴다. 효능이 입증된 기능성 식품을 일상 식단에 쉽게 넣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람은 사과식초를 피할 것
“일부 사람들은 사과식초가 특정 약물, 특히 당뇨병 치료제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메트포르민(Metformin)이 있다”고 데일리는 말한다. “누군가 내게 상담을 받으러 오면, 나는 항상 그들이 복용 중인 약물부터 체크한다. 약물과 영양소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과식초를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길 권한다.” “또한, 장내 박테리아 감염이나 SIBO를 앓고 있다면, 특정 약물이나 엄격한 식이요법 중일 경우 발효 식품을 금해야 한다. 발효 식품은 세균 증식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과식초는 피해야 한다.”
애사비 젤리는 효과가 있을까?
“나는 그런 거 안 먹는다”고 데일리는 단호하게 말한다. “사과식초의 핵심인 ‘더 마더’는 실제 액상 식초에만 존재한다. 젤리 제품에는 그게 없다.” 스티븐슨은 “첨가당과 보존제가 들어간 젤리가 같은 효능을 낸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한다.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고민이 있다면, 단맛이 나는 젤리는 오히려 그 욕구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사과식초를 실제로 마시는 그 행위 자체가 도움이 된다고 본다. 물 섭취량이 늘어나고, 몸에 넣는 것들에 대해 더 신경 쓰게 된다. 이런 작고 쉬운 루틴이 다른 건강한 식습관이나 습관을 만드는 데 밑바탕이 된다.”
진짜 효과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런 웰니스 유행에 약하다. 생강샷을 몇 달간 매일 마신 적도 있고, 커피에 우유 대신 귀리 우유를 넣기도 했다. 턱선을 날카롭게 한다는 말에 입을 테이프로 막고 자본 적도 있다. 그래서 사과식초 이야기를 듣고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물에 사과식초 한 스푼을 타서 마셨다. 예상대로 맛은 엄청 시고, 강하고, 산미가 강했다. 꽤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1주일 정도 지나자 속이 덜 더부룩하고, 에너지가 좀 더 안정된 느낌이 들었다. 3주째쯤엔 소화가 좀 더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나중에 영양사가 말하길, 이 모든 효과는 그저 물을 더 많이 마신 결과일 수도 있다고 했다.
피부가 나아졌냐고? 아니다. 전혀 변화 없었다. 그래도 시도해보고 싶다면 해봐도 괜찮다. 하지만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하면 중단할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남은 식초는 버리지 말 것! 훌륭한 비네그레트 드레싱으로 만들 수 있다. 올리브유, 꿀, 소금, 후추, 마늘을 섞으면 완성이다. 본 아페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