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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살아 다행, [미사] 배우들의 요즘 작품

2025.06.05.박예린

20년이 지났지만 주요 명장면과 명대사는 여전히 감동적이고, 극을 이끌었던 배우들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거적때기 패션에도 살아남은 ‘차무혁’, 소지섭 | 넷플릭스 오리지널 <광장> 6월 공개

2004년은 그야말로 소지섭의 해였다. 파격적인 스토리와 연출로 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연타석 흥행 홈런을 터뜨린 것. 지금까지도 그의 인생작으로 꼽히는<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친부모와 양부모에게 버림받고 들개처럼 살았지만 누구보다도 큰 사랑을 가진 차무혁의 시한부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수많은 ‘미사’ 폐인을 양성하며 소지섭을 일약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오르게 했다. 톱스타 반열에 오른 후에도 드라마 <카인과 아벨>, <유령> 등 묵직한 매력의 작품부터 <주군의 태양>와 같이 능청스럽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까지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도전을 이어나갔다. 그런 그가 다음 달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광장>으로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영화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살해당한 동생의 복수를 위해서 떠났던 폭력 조직에 돌아와 그 진실을 추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무엇보다 영화 <회사원> 이후 약 13년 만에 선보이는 누아르 액션작이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어그부츠 돌풍을 일으킨 돌팅이 ‘송은채’, 임수정 | 디즈니+ 오리지널 <파인> 7월 공개

임수정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캐스팅되었을 때 KBS 드라마국 관계자들의 반대가 컸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2003년 영화 <장화, 홍련>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싹쓸이하며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인지도가 약했던 데다 첫 미니시리즈 주연작이니 우려하는 게 당연했을 터.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고, 임수정은 이 작품을 통해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주연급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이후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긴 그녀는 다양한 감독과 작업을 하며 남다른 필모그래피를 쌓아 왔다. <전우치>,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상업적인 색채를 지닌 작품뿐만 아니라 <더 테이블>, <당신의 부탁>과 같은 독립 영화 작업까지, 천천히 느리게 자신만의 속도로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차기작은 7월 공개 예정인 디즈니+ 오리지널 <파인:촌뜨기들>로,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둘러싼 생계형 촌뜨기들의 이야기를 그린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범죄 드라마. “양정숙이라는 인물은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역할들과는 많이 달라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라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으니 기대할 수밖에!

지독한 (양)아들 바라기 ‘오들희’, 이혜영 | 영화 <파과>, 연극 <헤다 가블러>

‘지락실’ 4회에서 ‘출연자 대표 미사 폐인’ 이은지와 ‘제작진 대표 미사 폐인’ 박준영 PD의 피할 수 없는 ‘미사 대첩’을 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두 사람이 동일하게 손꼽은 명장면이 “어머… 나 왜 이러지..왜 이러지.. 나 정말…”라고 말하며 오들희의 눈물 흘리는 신이라는 것을. 심지어 이 작품은 15년 만의 TV 복귀작이었는데 그 공백이 무색할 만큼 이혜영은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다. 드라마 초기에는 오버톤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압도적인 발성과 완벽한 발음으로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피도 눈물도 없이>, <패션 70s>, <마더> 등 매 작품 강렬한 카리스마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이혜영은 최근작 영화 <파과>에서 전설적 존재였던 60대 킬러 ‘조각’ 역을 맡아 고난도 액션을 수행하는 등 불가능하게 보였던 도전을 멋지게 해냈다. 강렬한 액션과 섬세한 감정선을 결합한 서사로 입소문 난 영화는 N차 관람을 이끌며 개봉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절찬리 상영 중. 동시에 2012년 초연 당시 주인공을 맡아 전 회차 전석 매진 신화의 역사를 쓴 연극 <헤다 가블러>에도 출연 중이다.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연극배우답게, 다른 무대에서 볼 수 없는 이혜영만의 카리스마와 남다른 풍채를 확인할 수 있다.

철없는 마마보이 톱스타 ‘최윤’, 정경호 |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방영 중

정경호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KBS 공채 탤런트 데뷔 1년여 만에 주연을 맡아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천재적인 음악 감각과 좌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가진 대한민국 톱가수 최윤 역을 맡아 극중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모두 직접 소화하고 OST ‘소중한 사람’도 가창했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던 배우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던 정경호에게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빛과 같은 작품을 만났고, 이후 시니컬하고 복잡한 내면을 가진 형사, 까칠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정이 넘치는 의사, 예민함 넘치는 일타강사까지 다양한 전문직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풀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바탕으로 자연스레 ‘전문직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그의 차기작은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유령 보는 노무사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으로, 유령들이 의뢰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노무사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유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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