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루틴을 따라 하면 부끄럽지 않게 여름 티셔츠를 입을 수 있다. 팔뚝에 그럴싸한 근육이 붙을 테니까.

기능성 트레이닝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운동이 유행하는 요즘, 이두근 운동은 묘하게도 일종의 ‘몰래 즐기는 쾌락’이 되어버렸다. 도시에서의 일상에 튼튼한 이두근이 도움이 되냐고? 어쩌면 조금은. 이두근이 내 수명을 늘려주냐고? 그럴 것 같진 않다. 하지만 미학적인 목적을 위한 운동이 내 인간적인 권리라는 사실만큼은, 유행의 흐름에 흔들리며 잊고 싶지 않다. 해가 떴으면, 팔뚝도 드러내야지, 친구.
F1 조종석에 몸을 욱여넣거나, 뒷산을 자전거로 오르거나, 홍석천을 기쁘게 해야 하는 직업이 아니라면 이두근을 굳이 훈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훈련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 매끈하고 근사한 팔뚝을 갖고 싶지 않은가?

이두근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좋은 이두근 운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여러 가지 운동을 로테이션에 넣는 게 중요한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해부학적인 구조를 간단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두박근은 긴 쪽과 짧은 쪽으로 구성하고 있다. 긴 쪽은 팔 바깥쪽, 짧은 쪽은 몸통 가까운 안쪽에 붙어 있다. 이를 통틀어 우리는 이두근, 바이셉스라고 부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HSS의 운동생리학자 맥스 카스트로갈레아스는 말한다. “팔꿈치 굽힘을 돕는 상완근, 그리고 전완에 연결되는 상완요골근도 함께 작용한다”고 “해머 컬이나 리버스 컬 같은 운동을 할 때 이 근육들이 관여하며, 보다 고립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다.”
요점은 이렇다. 이두박근만 주목받지만, 상완근과 상완요골근을 강화해야 진짜로 강한 팔뚝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근육들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수록 컬 동작에서 더 무게를 다룰 수 있다. 다행히도, 최고의 이두근 운동은 이 모든 근육을 골고루 자극하며, 아래 소개하는 운동 중 두세 가지만 정기적으로 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트레이너가 인정한 최고의 이두근 운동
1. 수피네이티드 그립 컬 (Supinated-grip biceps curl)
클래식은 영원하다. 수피네이티드 그립은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컬하는 방식이다. 덤벨, 바벨, 머신 모두 가능하다. 이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이두근의 주요 기능을 충실히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두근은 세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외회전, 둘째, 팔꿈치 굽힘, 셋째, 상완을 앞으로 드는 것이다.” Discover Strength 대표 루크 칼슨의 설명이다. 수피네이티드 컬은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능을 모두 충족시킨다. 이두근 본래의 운동 기능을 그대로 따라가는 이상적인 운동이다.
운동 방법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덤벨을 든다. 팔을 거의 곧게 펴고 몸 옆에 둔다. 상완을 몸에 고정한 상태에서, 전완만을 굽혀 어깨 쪽으로 덤벨을 들어 올린다. 정점까지 다 올라가지 않고 1~2인치 전에서 멈춘다. “너무 위까지 가면 긴장이 풀린다”고 칼슨은 말한다. 잠깐 정지 후, 천천히 처음 자세로 되돌린다. 1회 완료.
트레이너 팁 컬하면서 그립을 회전시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어느 근육에도 집중적으로 자극을 주지 못한다. “컬 도중 회전할 필요는 없다. 새끼손가락이 집게손가락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는 말도 근거 없다”고 칼슨은 말한다.
2. 해머 컬 (Hammer curl)
겉보기엔 일반 컬과 비슷하지만, 손바닥을 서로 마주 보게 잡는 중립 그립으로 수행하면 팔꿈치 굽힘에 중요한 상완근과 상완요골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 근육들은 컬 동작에서 지지대 역할을 한다.
운동 방법 서거나 앉아서, 손바닥이 서로 마주 보게 덤벨을 든다. 상완을 고정하고, 팔꿈치를 굽혀 천천히 덤벨을 들어 올린다. 어깨 근처까지 올리되, 완전히 닿지 않게 1~2인치 남긴다. 천천히 되돌린다. 1회 완료.
트레이너 팁 컬하면서 덤벨을 몸의 중심선 쪽으로 살짝 가져가면 긴머리(long head) 자극을 늘릴 수 있다. “근비대를 목표로 할 땐 마지막 두세 번에서 약간의 반동은 괜찮다. 단, 허리를 꺾거나 상체를 당기는 건 피하라”고 카스트로갈레아스는 말한다.

3. 친업 (Chin-up)
전완과 이두근이 늘어난 상태에서 전체 가동 범위를 통해 자극되므로 근비대에 효과적이다. 동시에 기능성 운동으로, 고립 운동이나 일상 동작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 방법 철봉 아래에 선다. 손이 안 닿으면 박스를 이용한다. 손바닥이 얼굴 쪽을 보게 하고 어깨너비로 철봉을 잡는다. 데드행에서 턱이 철봉 위로 올라올 때까지 당긴다. 1초 정지 후, 천천히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1회 완료.
트레이너 팁 당기는 동안 어깨를 귀에서 멀리 떨어뜨리도록 한다. 어깨나 등 근력이 부족하면 승모근으로 당기려 하는데, 어깨가 귀 쪽으로 올라가며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4. 이두근 컬 머신 (Biceps curl machine)
자유중량이 아닌 머신으로 운동할 경우, 중량이 전 범위에서 일정하게 작용해 근육에 더 균일한 긴장을 준다. “머신은 ‘데드 스팟’ 없이 전 가동 범위에서 지속적인 저항을 준다”고 칼슨은 말한다.
운동 방법 프리처 컬 머신 또는 이두근 컬 머신에 앉는다. 팔꿈치를 패드 위에 올리고, 관절 축과 머신 회전축이 일직선이 되도록 조절한다. 핸들을 잡고, 팔꿈치를 굽혀 전완을 쇄골 쪽으로 당긴다. 1초 유지 후, 천천히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1회 완료.
트레이너 팁 머신이 있다면 이 운동이 덤벨 컬보다 우선이다. 다만 머신의 핸들이 다양한 그립을 제공하는 디자인인지 확인하자.
5. 리버스 컬 (Reverse curl)
이 운동은 주로 전완근, 특히 상완요골근을 자극한다. 팔꿈치 굽힘이 들어가는 모든 운동(친업, 풀업, 랫풀다운 등)의 보조근을 강화해준다.
운동 방법 서서 덤벨을 들고, 손바닥이 바깥을 향하게(몸 뒤쪽을 향하게) 한다. 상완을 고정하고, 팔꿈치를 굽혀 전완을 들어 올린다. 1초 정지 후, 천천히 되돌린다. 1회 완료.
트레이너 팁 머신에서는 그립이 제한적이므로 프리처 벤치와 EZ바(지그재그 형태의 바)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손목에 더 자연스러운 위치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