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도 아닌데 교복처럼 매일 입는 셔츠가 흠뻑 젖을 만큼 땀이 난다. 단순한 체질이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기엔 뭔가 이상하다. 실제로 땀은 우리 몸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남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몇 가지 질환은 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Hyperthyroidism)
가장 먼저 의심해볼 질환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몸의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활발해져 체온이 높아지고 땀이 많이 난다. 특히 손바닥과 이마, 겨드랑이에서 식은땀이 자주 흐른다면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대표 증상으로 열감과 발한을 제시했다.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미역이나 김 같은 음식을 많이 먹는 건 피하는 게 좋으며, 카페인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 (Diabetes Mellitus)
당뇨, 특히 저혈당 반응도 의심할 수 있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식은땀이 나거나 불안, 떨림이 동반된다. 미국 당뇨병협회(ADA)는 “저혈당 증상 중 하나로 발한”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으며, 이러한 반응은 종종 식사 간격이 너무 길거나 당 조절이 잘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 굿끼제먹, 끼니를 제때 먹어야 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혈당을 체크하고, 당분이 많은 간식보다는 섬유질과 단백질이 적절히 포함된 식단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결핵 (Tuberculosis)
결핵도 놓쳐선 안 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기침이나 가벼운 미열로 시작되지만, 심해지면 밤에 땀이 많이 나는 야간 발한 증상이 뚜렷해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의 대표 증상 중 하나로 ‘야간 발한(night sweats)’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밤마다 이불이 젖을 정도로 땀이 나고 체중이 감소하거나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결핵 검사를 받아보는 걸 추천한다.
림프종 (Lymphoma)
암의 일종인 림프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림프계에 생긴 이 악성 질환은 면역계에 영향을 주며 야간 발한과 설명되지 않는 발열, 체중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다. 미국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이러한 증상이 림프종의 주요 신호라고 밝히고 있으며, 특히 목이나 겨드랑이에 만져지는 혹이 있다면 빨리 검사를 받아보자.
심혈관 질환 (Cardiovascular Disease)
심혈관 질환 또한 땀과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은 가슴의 압박감, 호흡곤란과 함께 식은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미국심장협회(AHA)는 ‘협심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갑작스러운 발한’을 소개했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도 갑자기 땀이 흐르고 숨이 차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심장의 구조적인 이상일 수 있으므로 심전도(EKG) 검사를 받아보자.

남성 호르몬 감소증 (Andropause)
남성도 갱년기 증상, 남성호르몬 감소증을 겪을 수 있다. 중년 이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면 수면 중 발한, 불면, 기분 변화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 저하는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유발해 수면 중 식은땀이 날 수 있다고 한다. 걱정하지 말자.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무산소 운동,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이 도움이 된다.
원발성 다한증 (Primary Hyperhidrosis)
가장 흔하면서도 간과되기 쉬운 원인은 원발성 다한증이다.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손, 발, 겨드랑이 등에서 유독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 ‘Dermatologic Clinics’에 실린 논문에서는 원발성 다한증이 “스트레스와 무관하게 지속되는 땀 분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시중에서 판매되는 클로르화 알루미늄 성분의 외용제를 사용하거나, 병원에서 전기이온영동 치료 혹은 보톡스 주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급할 땐 얼음찜질로 해당 부위를 식히는 것도 응급조치로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