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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막막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을 때 참고할 심리상담가 조언 8

2025.06.17.조서형

막막하고 암담한 마음에 도움이 되는 현실적이고 따뜻한 조언을 소개한다.

“당장 해야 할 일 하나만 생각하세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 질문은 누구에게나 너무 큰 질문이다. 그 답을 찾으려면 복잡하고 어려워서 그 위압감에 마비가 된다. 이럴 때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만 정하라고 추천한다. 설거지를 한다든지, 산책을 10분 해본다든지, 블로그 글을 하나 쓴다던지. 이렇게 구체적인 ‘작은 행동’이 삶의 방향을 다시 잡는 첫 단추가 된다.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면, 그냥 ‘지금은 몰라도 되는 시기’라고 받아들인다. 그 모름과 막막함을 견디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의 본질이기도 하다.

“감정은 억누르지 말고 먼저 안아주세요.”

“사는 게 막막하다”는 말 속엔 슬픔, 불안, 외로움 같은 감정이 숨겨져 있다. 그런 감정들을 당장 잊거나 없애려 애쓰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회피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나는 불안하구나”, “이 막막함도 내 일부구나” 하고 말해주는 게 자기 돌봄의 시작이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자. 실제로 틀린 삶은 없다. 헤매고 있다면 틀린 길이 아니라 지금 길을 찾고 있을 뿐이다. 막막함 속에서 자신을 실패자로 규정하기는 쉽다. 하지만 이를 방향을 찾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면 훨씬 마음이 편해진다. 누구나 인생의 방향을 잃는 순간이 있다. 그건 끝이 아니라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잘 모르는 채로 살아도 괜찮다. 인생을 답을 알고 사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앞으로 뭐가 하고 싶은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도 말이다. 그걸 찾아나가는 여정 자체가 인생인 것이니까. 

“멈춰도 괜찮아요.”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 된다’, ‘모두가 앞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으니 쉬어서는 안 된다.’ 는 압박감은 더 큰 막막함을 만든다. 하지만 가끔은 멈춰야 다음 걸음을 제대로 내딛을 수 있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당연히 멈춰도 되고 심지어 뒤를 돌아봐도 되며, 샛길로 헤매도 된다.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시기가 있다.

“루틴을 만드세요”

‘사는 게 막막하다’는 감정은 대개 불확실성, 무기력, 자신감 저하 같은 요소들이 섞여 있을 때 나타난다. 이럴 때 상담가들이 주는 현실적인 조언은 “당장 뭔가 바꿔야 한다”는 압박보다, 작고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바닥을 다지는 방향에 가깝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털고, 사과를 한 알 먹고, 10분 간 산책을 한다. 자기 전에는 5분 간 스트레칭을 하는 수준의 간단한 루틴이면 충분하다. 이런 단순한 루틴은 심리적 안전감을 주고, 하루를 조각조각 ‘내가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준다.

“머리 안에서 맴도는 고민을 꺼내보세요.”

임상심리 전문가는 외부 구조를 빌려보라고 조언한다. 막연히 고민하면 무한 루프에 빠지기 쉽다. 지금 사는 일이 막막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는 마음 뿐. 종이 위에 써도 좋고 플래너에 기록해도 좋다. 그것도 싫다면 마음 편한 상대에게 말로 풀어도 좋다. 뭐든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한다. 걱정이나 생각나는 감정을 죄다 글이나 그림으로 쏟아낸다. 해야 할 일이 많아 막막하다면 캘린더에 시간 단위로 일을 나누어 적는다. 그래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심리 상담을 예약한다. 외부 구조를 만들면 막막함이 정리 가능한 문제로 쪼개져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의욕은 에너지가 남아야 생겨요.”

막막한 상태일수록 자기 자신에게 “더 해, 뭐라도 해”라며 채찍질하게 되는데, 그 반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에너지 관리가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휴식과 회복을 먼저 챙겨야 다시 방향이 보인다. 푹 자고 햇빛을 쬐고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글을 읽어본다. 정신 에너지의 연료가 되어 의욕이 다시 생길 거다. 

“기분이 나아지길 기다리지 마세요.”

전문 용어로 행동치료 접근이라고 한다. 내가 무언가 해볼 수 있는 공간에 몸을 밀어 넣는 것이다. 사는 게 막막하다고 느끼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다. 이럴 땐 방에 누워 기분이 나아지길 기다리다가 그 시간이 무한정 길어질 수 있다. 작고 부담 없는 활동부터 일단 해보는 게 더 효과적이다. 햇빛이 잘 들면서 시원한 동네 도서관에 가서 앉아 있거나, 사람이 많은 활기찬 카페에 앉아 있어본다. 스터디 모임이나 러닝 크루, 원데이 클래스에 등록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몸의 환경이 바뀌면 마음이 따라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