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ming

요즘 남자들이 얇고 작은 콧수염을 기르는 이유

2025.07.11.조서형, Tyler Chin

유연하고, 대담하며, 약간은 관능적이다. 플레이보이식 얇은 콧수염이 요즘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이 된 이유.

GQ; Getty Images

잭 인앤넌은 2020년부터 콧수염을 길러왔다. 그래서 이 26세 토론토 출신 배우가 Hulu의 새 코미디 시리즈 <어덜츠>에서 폴 베이커 역할을 맡았을 때, 작가들은 그의 콧수염을 대본 안에 그대로 녹여 넣었다. “그 지저분한 포르노 콧수염 좀 제발 밀어줄래? 넌 그냥 <데잇라인>에 나오는 소아성애자처럼 보여.” 한 에피소드에서 짜증난 10대가 그가 연기한 캐릭터에게 하는 말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고 인앤넌에게 매력을 느끼면서, 그의 콧수염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덜츠 1화 트는 중. 단지 콧수염 있는 잘생긴 남자가 나와서.” 누군가는 X(구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고, 또 다른 이는 그의 인스타그램에 “절대 그 포르노 콧수염 밀지 마세요!!! 당신에게 정말 잘 어울려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세 번째 팬은 이렇게 말한다. “[제발] 그 포르노 콧수염 절대 밀지 마요.” 인앤넌의 얇은 콧수염,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은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다. 벤슨 분, 찰스 멜튼, 마일스 텔러 등 현재 대중문화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도 비슷한 얼굴 스타일을 하고 있다. 입술 위 좌우 끝에서 시작해 입술 위에 닿지 않도록 가지런히 다듬어진 얇은 선, 바로 그 ‘선’이 요즘 콧수염의 대세다.

이건 ‘플레이보이 콧수염’이라고 부를 수 있다. 유연하고, 대담하며, 살짝 섹시하다. 운동선수, A급 셀러브리티, 그리고 틱톡에서 패션을 선도하는 남자들의 얼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은 커크 라일리(Kirk Riley, 바버숍 Otis and Finn 공동 창립자이자 마스터 바버)가 말하는 전통적 ‘포르노 콧수염’의 진화 버전이기도 하다. “포르노 콧수염은 더 두껍고 풍성한 스타일로, 복고적인 느낌이 강해요,” 라일리는 말한다. “벤슨 분이나 잭 인앤넌의 콧수염은 너무 선정적이지 않으면서 섹시하게 보이도록 디자인된 스타일이에요. 저는 그걸 플레이보이 콧수염이라고 부르겠어요. 그들이 뭘 하고 다니는진 알지만, 굳이 떠벌리지 않는 스타일이죠.”

이 플레이보이 콧수염은 요즘 남성들이 콧수염을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는 흐름의 일부다. 뉴욕이나 LA의 트렌디한 동네를 걸어보면, 털복숭이 윗입술을 가진 남자들을 꽤 자주 보게 될 것이다. 플레이보이든 포르노든, 둘 중 하나의 콧수염을 가진 이들이다. “특히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콧수염은 지금 유행이에요,” 라일리는 말한다. “이 트렌드는 특히 게이 남성들 사이에서 먼저 시작되었어요.” 왜 하필 지금, 이 스타일이 인기일까? 라일리는 이 유행이 1970년대 버트 레이놀즈 시절의 ‘자신감 넘치는 남성성’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Getty Images

“콧수염을 기른 사람은 굉장히 섹시해 보입니다,” 라일리는 덧붙인다. “자신감이 느껴지고, 자신감은 언제나 섹시하니까요.” 이 스타일은 또한 LGBTQ 역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플란넬 셔츠, 콧수염이나 수염, 봄버 재킷, 청바지, 부츠가 필요했어요,” 2005년 다큐멘터리 <70년대의 게이 섹스>에서 LGBTQ 운동가 고(故) 아니 칸트로위츠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끌리는 블루칼라 남성들처럼 옷을 입고 있었어요.”

버트 레이놀즈나 톰 셀렉 같은 유명 인사들이 콧수염을 대중화하기 전까지, 스트레이트 남성들이 이 스타일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진 않았다. 라일리는 셀렉이 빗자루 수염, 즉 포르노 콧수염의 대표 주자라고 말한다. “그는 굉장히 잘생겼고, 성적 매력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당대 사람들은 그가 가진 걸 원했어요. 콧수염도, 그 외의 것도요.” 벤슨 분의 스타일리스트 멜리사 드자라테도 그의 콧수염을 설명하면서 버트 레이놀즈를 언급했다. 그녀는 그 스타일이 ‘70년대의 열병 같은 느낌’을 완성해준다고 말했다.

콧수염을 기른 남성복 인플루언서 앨버트 무즈퀴즈는 요즘 사회 전반에서도 비슷한 트렌드 주기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이성애자이자 전형적인 마초 스타일의 남성들이, 원래는 게이 커뮤니티에서만 입던 크롭탑이나 메시 셔츠 같은 아이템을 점점 더 많이 입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이 남성들은 항상 패션의 최전선에 있어요,” 무즈퀴즈는 말한다. “예를 들어 <크루징>이라는 영화를 보면, 게이 바 안 엑스트라들이 입고 있는 옷이 요즘 브루클린이나 실버레이크의 스트레이트 남성들이 입는 옷과 똑같죠.”

라일리는 콧수염이 ‘게이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스트레이트 남성들이 게이 남성들의 스타일을 받아들이는 건 “자신을 표현하고, 공공연히 유쾌한 섹슈얼리티를 인정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라고 본다. 남성복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조너선 커비는 2022년부터 콧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나는 콧수염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항상 느꼈어요,”라며, “콧수염은 내게 남성성의 상징이에요,”라고 말한다.

플레이보이 콧수염은 단지 복고풍의 스타일을 복제한 것 그 이상이다. 남자들이 자신의 얼굴 털을 더 정교하게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냥 기르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셀럽 전담 이발사 빈스 가르시아는 말한다. “관리가 중요하죠.” 라일리는 플레이보이 콧수염이든 다른 스타일이든 도전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패션 취향, 얼굴형, 그리고 전체적인 수염의 성장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가르시아에 따르면, 좋은 콧수염과 나쁜 콧수염의 차이는 결국 ‘의도’에 있다. 그냥 방치하면 “듬성듬성하거나, 울퉁불퉁하거나, 방치된 느낌”이 나게 된다.

다시 말해, 좋은 전기 트리머 하나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드자라테는 수염 전용 밤과 오일도 “강력 추천”한다. “콧수염도 결국 머리카락이에요. 원하는 스타일을 위해 포마드나 헤어 제품을 사용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녀는 말한다. “우리는 보통 작은 브러시나 전용 콤브를 사용해 수염 밤이나 오일을 부드럽게 펴 발라요. 이건 수염을 컨디셔닝해주고, 흐트러진 털들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죠.”

콧수염이 아직 확신이 없는 사람에게도 방법은 있다. 라일리는 어떤 남성들은 먼저 짧은 턱수염을 기르며, 콧수염 부분만 좀 더 길게 남겨 실험해 본다고 한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거나, 칭찬을 받기 시작하면, 대부분 다른 수염은 깎게 돼요,” 그는 말한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콧수염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언제든지 ‘철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냥 밀어버리면 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