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이 웨이트 기록 향상에 방해가 될까? 반대로 웨이트 트레이닝이 달리기 실력을 떨어뜨릴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헬스장에 도착해 익숙한 고민 앞에 선다. 이쪽은 웨이트 존, 저쪽은 유산소 존. 두 가지 모두 하기로 계획했지만,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사실, 순서가 중요하긴 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로는 중요하지 않다. Discover Strength의 설립자이자 CEO인 루크 칼슨은 이렇게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대부분의 경우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이론적으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순서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뉴욕공과대학교 운동과학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운동생리학자인 알렉스 로스스타인 박사 역시 말한다. “결국 개인의 선호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차이가 너무 미미해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목표, 습관, 성향에 따라 순서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인다. 다음은 그에 대한 주요 포인트다.
나에게 더 중요한 것부터 시작하라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순서는 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한 목표가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마라톤 준비 중이거나 웨이트에서 PR(Personal Record, 개인 최고 기록)을 노리는 경우, 그 우선순위에 따라 내게 중요한 운동을 먼저 한다. 로스스타인 박사는 말한다. “당신이 더 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해야 한다.” 칼슨 역시 강조한다. “하프 마라톤 같은 대회를 준비 중이라면 웨이트보다 유산소를 먼저 해야 한다. 웨이트로 먼저 피로해지면, 이후의 러닝 훈련을 제 컨디션으로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웨이트에서 기록을 노리고 있다면, 웨이트를 먼저 해야 한다. 칼슨은 말한다. “힘을 우선순위로 둔다면, 반드시 웨이트를 먼저 하고 유산소는 나중에 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근육’이 아니라 ‘힘’을 강조한 이유는, 유산소 운동이 근육량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웨이트와 유산소를 분리하라
생리학적으로 볼 때 순서가 큰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따로 수행하는 것이다. 칼슨과 로스스타인 모두 여기에 동의한다. 피로는 부상의 위험을 높이고, 자세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로스스타인은 말한다. “피로가 쌓이면 폼은 반드시 무너진다. 피로한 상태에서 자세가 더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어깨 운동 후 달리기를 한다거나, 겉보기에 서로 다른 부위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여도, 운동은 신체 전체의 신경계와 에너지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 통합적 활동이다. 로스스타인은 설명한다. “오버헤드 프레스를 할 때 다리를 직접적으로 쓰진 않지만, 중심을 잡기 위해 코어와 엉덩이, 대퇴근도 작동한다. 한 부위만 썼다고 해서 신경계 전체가 덜 피로한 것은 아니다.”

유산소 워밍업은 필요 없다
피로와는 별개로, 웨이트를 하기 전 유산소로 워밍업하는 것이 트레이닝 효과를 높여주거나 낮춰준다는 증거는 없다. 칼슨은 단호하게 말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웨이트 트레이닝 전에 굳이 워밍업을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종류의 웨이트 트레이닝이든, 워밍업이 퍼포먼스를 향상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2025년에 발표된 최신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웨이트 전 워밍업은 근력, 지구력, 자각 피로도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칼슨은 덧붙인다. “몸을 데우기 위해 유산소를 한다면 그 자체로 나쁘진 않지만, 과학적으로 권장할 이유도 없다.” 또한, 근육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는 ‘정해진 반복 횟수’가 아니라 ‘근육이 탈진할 때까지 훈련하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을 먼저 했다고 해서 근육 성장 자체가 저해되지는 않는다. 즉, 세트 수가 줄어들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솔직해져라: 두 가지 다 할 자신이 있는가?
일정이 빡빡해서 두 가지를 나눠서 할 시간이 없다면, 한 세션에 웨이트와 유산소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이때 어느 하나에 특별한 우선순위가 없다면, 자신이 더 하기 싫은 것을 먼저 하는 것이 낫다. 로스스타인은 말한다. “웨이트 후 유산소를 하려고 했지만 늘 끝나고 하기 싫어져서 건너뛰게 된다면, 차라리 유산소부터 하라.” “운동 순서보다 중요한 건, 아예 안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이다. 결국 최고의 운동은 당신이 실제로 실행한 운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