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맨즈웨어 무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패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25.07.29.조서형, Mahalia Chang

저거 지금 장 폴 고티에 핀스트라이프 수트를 입은 건가? 맞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돌아온다. 2000년대 코미디의 전설이자 고군분투하던 패션 저널리스트 앤디 삭스, 앤 해서웨이가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꽤 진지한 ‘맨즈웨어 무드’로 돌아온 것 같다.

무한 반복 재생 가능한 OTT 세계 속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5)는 단연 상위권이다. 인용하고 싶은 대사, 강렬한 사운드트랙, A급 배우진까지 다 갖췄다. 하지만 이 영화의 패션은 철저하게 여성 중심이었다. 메이크오버 장면, 남자친구와의 트러블 속에서 등장하는 드레스 신, 그리고 그 유명한 패션 몽타주 속 거의 모든 룩이 여성복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촬영장 사진에서 앤디가 새롭게 등장하는 걸 발견했다. 무려 맨즈웨어 스타일링으로 말이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물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이름 아래 여성 패션이 등장하는 건 당연하다.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패치워크 드레스나 깔끔한 올화이트 프라다 룩 같은 여성 패션도 있었다. 그는 여전히 여성지에서 일하고 있으니 전혀 어색하진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단서들 속에서 분명히 맨즈웨어적 요소도 강하게 느껴진다. 시작은 장 폴 고티에의 핀스트라이프 수트였다. 오버사이즈 그레이 블레이저와 함께 매치된 이 수트에 앤 해서웨이는 힐 부츠와 크로스백을 들었다. 하지만 전작의 의상과 비교하면 확실히 남성적인 무드가 강했다. 이후에는 리던과 포드의 협업 제품인 네이비 반소매 보일러수트에 샤넬 샌들과 발렌티노 백을 매치했고, 가장 최근엔 브라운 스웨이드 블레이저에 배기 데님, 스네이크스킨 부츠, 실크 스카프를 걸친 모습도 포착되었다.

물론 그가 완전히 맨즈웨어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 번째 영화의 의상들과 나란히 비교해보면 훨씬 더 남성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다. 이번 속편에서 앤디는 20년이란 세월을 지나, 아마도 회사 내에서 훨씬 더 높은 직위에 있을 것이다. 그는 성장했고, 이제는 그럴싸한 직책의 전문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의 의상도 함께 성숙해지고 있다. 더 편안하고, 더 실용적이고, 삶이 묻어나는 스타일이다. 전작에서 그는 새내기로서 패션 매거진의 틀에 자신을 맞추려 했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룰을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야말로 여성 패션에 맨즈웨어의 영향력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시점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들이 ‘맨즈웨어 코드’를 따르는 수트를 입고 있으며, 일상복에서도 전통적인 남성복의 실루엣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흐름은 2024년 가을/겨울 생로랑 컬렉션에서 시작돼, 거의 모든 주요 도시의 레드카펫을 휩쓸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아요 에데비리, 줄리아 폭스, 벨라 하디드, 알라나 하임 등을 ‘맨즈웨어 고수’로 꼽아왔다. 이 여성들은 남성복에서 가져온 실루엣과 아이템을 능숙하게 소화하며, 때로는 남성보다 더 멋지게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앤디 삭스는 이 뉴욕 맨즈웨어 퀸의 대열에 합류할 준비가 된 걸까? 촬영장에서 수트 한 벌만 더 포착된다면, 이제 대관식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