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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없네. 혹시 차인 걸까?

2025.08.17.박한빛누리

음, 핸드폰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답장이 오지 않는 순간이 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빠르게 오가던 메시지가 멈추면, 머릿속에는 수많은 가정이 떠오른다. ‘바쁜 걸까?’, ‘혹시 내가 무슨 말을 잘못했나?’, ‘관심이 식은 건 아닐까?’ 이처럼 답장이 없는 시간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 곡선을 크게 흔드는 파동을 만든다.

이렇게 답장이 늦어질 때 불안하고 초조한 이유는 뭘까? 2019년 미국 심리학자 Joseph Forgas의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의 부정적 해석 편향이 강해진다고 밝혔다. 답장이 늦어질 때, 뇌는 ‘알 수 없는 상황’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특히 친밀한 관계일수록 이 불확실성은 관계에 대한 의심이나 자존감의 흔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절’이나 ‘관심 부족’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답장이 없는 순간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이 업무 중이거나, 휴식 중이거나, 단순히 긴 답장을 쓰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2023년 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62%가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는 평균 3~5시간 후에 답한다고 한다. 답장이 늦는 이유가 단순히 감정 변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통계로도 나와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 시간을 감정적으로 소모하기보다, 자신의 불안을 다루는 데 집중하라고 권고한다.

또한, 상대방의 소통 스타일과 패턴을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은 하루에 한 번 몰아서 답장을 보내고, 어떤 사람은 바로바로 답장을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사바사, 사람 by 사람이기 때문에 확대 해석할 필요도 없다.

답장이 늦는 건 대개 특별한 이유가 없다. 어쩌면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그 공백을 두려워하지 말고, 잠시 숨 고르는 순간이라 생각하자. 기다림 끝에는, 생각보다 더 따뜻한 답이 올지도 모르니까.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