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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가을에 날고 싶으면 지금 뛰어야 하는 진짜 이유

2025.08.23.조서형

여름에 달리는 사람은 가을에 날게 된다던데 진짜일까? 기록은 후퇴하고 땀만 많이 나던데.

5년 째 띄엄띄엄 달리고 있지만 기록은 늘 비슷비슷하게 별로다. 아무래도 달리기는 나와 맞지 않는 운동인 것 같다. 그 와중에 9월 28일 10K 마라톤을 신청하게 되었다. 이전에도 10K 마라톤은 세 번 뛰어본 적이 있었다. 기분이 나쁠 정도로 지독히 힘들었다. 앞으로 자주 뛸 것 같지 않으니, 이번 마라톤은 기분 좋게 10km를 쉬지 않고 달려보고 싶다. 그러나 막상 이번 여름은 너무 더웠다. 기록은 갈수록 더 느려지고 달리는 거리는 짧아지는데 땀만 흠뻑 났다. 에어컨 아래서 뛰게 헬스장을 등록할 걸 그랬나. 여름 달리기 하는 게 맞을까? 전문가에 따르면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여름 달리기는 가을에 실력이 폭발하게 하는데 이는 기분 탓이 아니다.

체온 조절 능력 향상

체온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 더운 여름에 밖에서 뛰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려고 피부를 통해 체열을 내보낸다. 이때 혈류가 피부 표면으로 보내지는데, 운동을 할 땐 근육에도 피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혈액량을 늘린다. 피에는 적혈구, 백혈구 뿐 아니라 물과 전해질, 혈장이라고 하는 액체 성분이 있다. 혈액량을 급속히 늘릴 때는 이 혈장을 늘린다. 혈장은 땀의 원료기도 하기에 혈장량 증가는 땀을 더 빨리 흘려 체온 조절을 할 수 있는 몸으로 만든다. 즉, 여름에 뛰면 체온 조절 능력이 향상되고 열로 인한 체력 저하가 줄고 운동 지속 가능 시간이 늘어난다. 몸에 혈액량이 증가하면 심장은 더 많은 산소를 근육에 공급할 수 있고 가을의 시원한 공기 속에서는 훨씬 가볍게 달릴 수 있게 된다.

근지구력 상승

더운 환경에서는 평소보다 심장이 열심히 뛰고 호흡도 더 가빠진다. 기록이 후퇴하는 것 같은 기분은 이 때문이다. 더운 날씨에 운동하는 것은 고지대 훈련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2010년에 이뤄진 연구 ‘Heat acclimation improves exercise performance’에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훈련된 사이클리스트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40도와 13도에 두고 같은 훈련을 시켰다. 그 결과 13도의 사이클리스트의 혈액순환 효과가 크게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혈장이 늘어나면 심장이 한번 수축할 때 내보낼 수 있는 혈액량인 심박출량이 증가해 같은 운동 강도에서도 심박수를 낮춘다. 더운 환경에서 훈련한 사람은 시원한 날씨에서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있다가 뗀 것처럼 훨씬 수월하게 같은 운동을 소화할 수 있다.

멘탈 강화

아무리 여름 훈련이 좋다고 해도 30도가 넘는 날씨에 뛰러 나가는 일은 대단한 의지가 필요하다. 30도 이하에만 뛴다는 규칙을 정하는 것보다 ‘비가 와도 더워도 뛴다, 그냥 매일 뛴다. 1km라도 뛰고 온다’는 생각으로 뛰는 게 낫다. 더위, 땀, 무거운 날씨 속에서 버틴 경험은 가을에 “와, 이 정도는 진짜 꿀이다”라는 심리적 자신감으로 연결된다. 가을이 오면 기온과 습도가 내려가면서 체온 상승 부담이 줄고 호흡도 한결 편안해진다. 여름에 쌓아둔 더위 적응 체력과 가을의 쾌적한 환경이 합쳐져서 기록도 확 좋아진다.

가을 대회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남은 여름은 핑계 없이 뛰기로 했다. 심지어 처서 매직의 일환으로 아침, 저녁이 제법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여름 훈련이 너무 괴롭지 않으려면 여름 달리기 훈련법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거리나 시간을 기준으로 두는 대신 심박수를 기준으로 둔다. 예를 들면 심박수 140으로 30분 간 뛰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긴 거리를 뛰는 것보다 짧게 업힐이나 인터벌을 진행하는 것이 여름엔 더 낫다. 평소 1000m 인터벌을 뛰었다면, 이 거리를 400m, 200m로 줄이는 것이 좋다. 남은 여름 후회없이 달리고 가을에 함께 날아 오르자. 지금 안 뛰는 사람만 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