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 거다? 아니. 질투하면 지는 거다.

“잘난 사람을 보면 당연히 질투 나고 샘이 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 감정을 그대로 두지 않고 부러움으로 바꾸려 한다. 부러우면 배울 수 있고, 따라 할 수 있다.”
데뷔 24년 차 배우 김고은이 지난달 5일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제작발표회에서 말했다. 안심이다. 천하의 김고은도 질투한다. 그러나 그녀는 질투를 그냥 두지 않는다. 개발한다. 명배우의 태도. 그런데 이는 공교롭게도, 부자들의 태도와도 직결된다.
마음이 강하고 속이 꽉 찬 부자들은 타인의 장점이나 소유물, 기회를 두고 질투하지 않는다. 대신 기꺼이 부러워한다. 부러움과 질투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욕망한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해 보이지만, 각각의 마음에 따른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질투 vs 부러움, 차이는?
먼저 질투와 부러움의 차이를 명확히 하자. 이런 일화가 있다. 밭일을 해 먹고사는 농부가 있는데, 옆집 농부가 기르는 소가 밭일을 너무 잘하더라는 것이다. 이때 그 소가 사라져버리길 바란다면 그것은 질투다. 반면 옆집 농부에게 ‘너희 집 소 참 좋더라. 어디서 어떻게 구했니?’ 하고 묻는다면 그것은 부러움이다.
만약 옆집 농부와 사이가 좋을 경우, 농부는 소를 얻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질투하는 농부가 부정적 감정에 매몰돼 있을 동안, 부러워하는 농부는 실제로 부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만약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 옆집 농부는 절대 소를 갖는 법을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얻을 것이 있다. 바로 옆집 농부가 내 편이 돼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정보다.
부러우면, 배우는 거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저서 ‘부의 심리학’에서 위의 일화를 거론하며, “굉장한 부자부터 생활에서 만나는 소박한 부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흔쾌히 부러워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자들은 심지어 자신보다 더 적은 부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도 부러움을 표하고 질문하길 꺼리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묻고, 피드백을 요청한다.
그 결과, 부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자로 거듭난다. 부러움을 표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뿐 아니라, 배움에 대한 의지를 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식과 유용한 방법을 흡수해 더 나은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어떤 일의 노하우 내지는 아주 결정적인 방법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기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가 생각하는 ‘부러움’
그래도, 누군가를 부러워하면 지는 것 같은가? 왠지 위축되고, 내가 약자임을 인정하는 것 같은가? 우리 뇌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김 교수는 “나에게 없는 걸 가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부러움을 표해보라. 그러면 뇌에서 ‘아, 나 의외로 강자구나’ 하는 인식을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질투는 나의 힘’이라면
머리로는 아무리 부러워하고 싶어도, 마음으로는 질투만 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실천해볼 만한, 심리학 전문가의 해결책 두 가지. 먼저 제대로 된 정보 모으기.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잘 몰라서 더 질투나는 경우가 있다. 잘 알고 보면 그리 질투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두 번째, 그 사람보다 딱 하나만 더 잘하기. 이를테면, 상대보다 더 멋진 옷차림 갖춰입기.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확 밝아진다. 질투에서 한 발짝 걸어나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