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시켜 먹은 배달 음식 용기부터 택배 비닐까지, 이런저런 쓰레기가 쌓여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심란하다. 그렇다고 나 혼자 노력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하는 생각도 든다. 노력이라는 생각도 안 들 만큼 간단한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은 없을까. 환경단체에 다니는 지인에게 물어봤다.

필요 없는 일회용품 거절하기
서울·경기·인천·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다. 배달뿐만 아니라, 직접 물건을 살 때도 불필요한 일회용품을 거절하는 게 첫걸음이다. 카페에서는 “빨대 필요 없어요” 한마디면 충분하다. 습관처럼 손에 쥐던 플라스틱 빨대를 거절하는 일, 사소해 보이지만 제로웨이스트의 출발점이다.
다회용으로 바꾸는 일상
텀블러나 장바구니는 이미 익숙한 제로웨이스트 아이템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천으로 만든 커피 필터, 실리콘 팩, 비즈왁스 랩이 있다.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쓰는 건 어려워도, 세척이 간단한 실리콘 팩이나 휴대용 빨대, 비즈왁스 랩을 사용하는 건 의외로 금세 익숙해진다. 불편할 것 같아서 미뤄뒀던 행동들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편할 수도 있다.
종이 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
한국에서 한 해 발행되는 종이 영수증은 약 128억 건. 이 종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 12만 8천 그루가 베어진다. 그러나 그중 60%는 발급 직후 버려진다. 대형마트, 편의점, 은행, 카드사 등에서는 이미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로 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영수증 안 받아요’라는 선택 하나로, 나무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은 꽤 통쾌하다.
재생 종이와 재생 펄프 제품
재생 종이는 폐지가 재활용된 비율(고지율)이 40% 이상인 종이를 말한다. 재생종이를 쓰면 나무를 아낄 뿐 아니라 에너지와 물도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인다. 화장지 역시 재생 펄프로 만든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어차피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되는 일이니, 이 정도의 실천은 손쉽다.

물을 아끼는 습관
UN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물 스트레스 국가’다. 설거지를 할 때 싱크대에 물을 받아 쓰면 사용량이 120L에서 72L로 줄어든다. 약 40% 절약되는 셈이다. 양치 컵을 쓰면 하루 세 번 양치할 때 사용하는 물을 36L에서 1L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쌀 씻은 물로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작은 절약의 방식이다.
잘 아는 실천 vs 조금 어려운 실천
텀블러, 손수건 쓰기, 장바구니 사용 등 모두가 아는 실천법보다 한 걸음 나아가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추천하는 실천이다. 우선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빈티지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래된 옷을 직접 리폼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연휴에 제로웨이스트샵이나 리필스테이션에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집안에 내가 고른 다회용기를 두면 인테리어에도 한몫한다는 장점도 있다. 그것조차 귀찮다면 비누 등 고체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