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은 울산HD 감독으로 부임한 지 두 달 만에 경질됐고, 구단과 선수들이 감독을 배제했다고 폭로한 상태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가까워지며, 본선 진출권을 얻은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가 차츰 가려지고 있다. 월드컵 출전에 실패한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축구계가 신태용 전 대표팀 감독의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태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신태용을 그리워하는 인도네시아 팬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12일 이라크와의 아시아 4차 예선 플레이오프 B조 2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결과에 격분했다. 경기장에 물병을 던지기까지 했다.
분노의 대상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클라위버르트였다. 인도네시아 팬들이 후반 추가 시간에 돌연 ‘신태용’을 연호하고,‘#BringBackShinTaeYong(신태용을 다시 데려와라)’이라는 해시태그가 인도네시아 X의 실시간 트렌드에 오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역대 세 번째로 3차 예선에 진출해 동남아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며 큰 성과를 냈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축구 강호들과 맞서야 했던 3차 예선에서도 6차전까지 조 3위를 달린 것이다. FIFA 랭킹 역시 173위에서 127위까지 올라갔다. 모두 신태용의 지휘 아래 일어난 일이었다.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무대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밟은 것은 무려 1938년이었고, 당시에도 ‘인도네시아’가 아닌 ‘네덜란드령 동인도’라는 이름으로 출전해야 했다. 때문에 본선 진출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갑자기 지난 1월 신태용을 경질했다. 신태용과 협회 사이 갈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가운데, 협회는 곧바로 클라위버르트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석연치 않은 경질 과정만큼 클라위버르트 선임 후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호주와의 데뷔전부터 1-5로 완패했고, 결국 월드컵 진출에도 실패했으니 말이다.
본선 진출 실패의 여파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클라위버르트와의 동행을 9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신태용은 지난 8월 부임한 울산HD에서 두 달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상태. 이에 인도네시아에서 신태용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tvonenews’는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내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협회가 신태용 복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마침 신태용이 무소속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기회가 열렸다는 설명이었다. 또 “신태용 측 역시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고, 전권 보장을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태용은 울산HD 구단이 감독을 배제하고 선수들은 월권 행위를 했다며 폭로한 상황이다. 그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구단 내부 사정을 몰랐던 게 패인이었다”면서도 “제 전술이 K리그에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동의 못 한다. 자꾸 인도네시아 경력을 폄훼하는데, FIFA 랭킹 127위 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를 어떻게 이기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흘러나오는 인도네시아 재부임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신태용의 인스타그램에는 돌아와 달라는 인도네시아 팬들의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울산HD 팬들을 향해 쓴 감사의 글에도 한국어 댓글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신태용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은 끝에 인도네시아를 떠났고, 또 본인 스스로 재부임설에 대해 일축한 만큼 복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조만간 차기 감독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