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어도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부르는 것엔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책장에 기대앉아 커피 한 잔 곁들이면, 어쩐지 가을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하니까. 요즘은 ‘텍스트힙(text-hip)’이란 말까지 생기며, 문장 하나하나를 수집하고 반응하는 분위기다. 이 흐름과 맞물려, 요즘 독서 패턴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또 가을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종이책의 귀환 vs. 전자책의 성장
2024 독서문화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중 80.4%가 종이책을 읽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전자책은 37.5% 수준. 다만 이 수치는 한 번이라도 읽었는지를 기준으로 하므로, 충성 독자의 비율까지 반영한 것은 아니다. 과거 통계와 비교하면 2019년 기준 자료를 보면, 당시 성인의 종이책 독서율은 52.1%, 전자책은 16.5%였다. 즉, 종이책의 점유율이 줄어든 틈새를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파고들고 있다고 보는 해석도 가능하다.
읽기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웹툰, 웹소설, 학술지, 잡지 등을 독서의 범주로 포함한 조사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조사에서는 웹툰·웹소설 등을 포함한 출판 콘텐츠 경험률이 85.4%로 집계되었고, 종이책은 79.1% 수준이었다는 보고도 있다. ‘읽기’의 행위가 시각과 청각으로 확장되며, 매체를 넘나드는 복합적 경험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텍스트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읽기의 재해석이다. 종이책의 물성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디지털 독서의 확장성 또한 독서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

그래도 종이책이 좋다면? 소장 가치 있는 걸로
디지털 독서가 편리해질수록, 손에 쥘 수 있는 물성으로서 책의 존재감은 더 커진다. 다산책방의 ‘다소 시리즈’는 그 감각을 정확히 겨냥한다. 이 시리즈는 한 권의 소설과 함께, 작가의 작업 일기와 집필 리듬을 함께 묶었다. 그러나 더 주목할 부분은 책의 만듦새다. 투명 PVC 커버에는 스티커가 부착할 수 있어 ‘책꾸’가 가능하고, 책등의 윗부분엔 키링을 장식할 수 있는 구멍도 뚫려있다. 즉, 책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즐길 수 있게 디자인된 것이다. 현재까지 세 권이 출간되어 있으며, 130쪽 내외의 짧은 분량으로,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다.
딱 한권 고른다면, 노벨문학상으로
책을 자주 읽지 않더라도, 1년에 한 권쯤은 문학을 읽어보고 싶다면 단연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권한다. 문학이 여전히 세계의 본질을 포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은 번역의 차이다. 언어적 거리감과 번역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원서로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작년 수상작인 한강 작가의 작품부터 살펴보아도 좋겠다.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 소설가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난해하지만 도전적인 작품으로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볼 것.
최신 한국문학의 동향이 궁금하다면?
좀 더 나아가 최근 주목받는 한국문학 작가의 책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작가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망설여진다면 수상 작품집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김승옥 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 작가상’등 다양한 소설 수상 작품집이 시중에 나와 있다. 다양한 시인의 시가 궁금하다면 문학과 지성사에서 출간하는 ‘시보다’, 문학동네의 ‘문학동네 시인선 기념 티저 시집’ 등 앤솔로지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읽지 못해도 괜찮다, 팟캐스트로 가까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완독이 아니라 문장을 만나고, 인상적인 장면에 머물고, 그 안에서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 자체다. 읽는 것이 부담스러울 땐 책에 관해 듣는 것도 좋은 대안 독서 방식이다. 팟캐스트 ‘책읽아웃’, ‘문장의 소리’ ‘말줄임표’ 같은 프로그램은 작가 인터뷰와 낭독, 책의 핵심 문장을 가볍게 전달해 준다. 출퇴근길이나 산책 중 듣기에 좋고, 책 한 권을 다 읽지 않아도 문학적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