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rink

4인의 바텐더가 홍콩에서 영감 받아 만든 칵테일

2025.10.21.전희란

4인 4색, 홍콩 영감 칵테일.

바 노츠 | 박상엽

COCKTAIL HK Bakery Street Notes

INSPIRATION 홍콩의 오래된 베이커리 거리를 걷다 보면 마주치는 정취와 향을 한 장의 노트에 기록하듯 한 잔에 옮겨 담은 칵테일. 홍콩의 상징인 베이커리-펑리수, 에그타르트, 보로바오-를 세 가지 레이어의 칵테일로 담았다.

HONG KONG is 다채로운 향으로 기억되는 도시. 아침엔 습한 골목의 공기와 섞인 커피 향, 진한 홍차의 탄 향이 인상적이고, 점심 무렵엔 오븐에서 갓 구운 빵 냄새,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레스토랑에서 풍기는 향신료와 볶음 냄새가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저녁이 되면 불빛으로 보다 차분해진 공기 속에서 시야가 더 또렷해진다. 바에서는 시트러스와 향신료가 섞인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MY HOPPING ROUTE 헤밍웨이를 테마로 한 바로 문학, 자연에서 영감 받은 실험적인 칵테일을 지닌 ① The Old Man에서 나무와 뿌리 향에서 영감 받은 ‘Old Country’ 칵테일로 시작한다. 다음은 바버 숍이자 바인 ② Dead Poets. 27클럽 뮤지션의 이야기와 시적인 감정에서 출발한 구성이 돋보이는 이 바에서 럼과 망고, 연유를 클리어링한 ‘Cheated Myself’를 마시고, ③ Bar Leone로 자리를 옮겨 올리브 오일과 허니, 시트러스가 조화로운 ‘Olive Oil Sour’ 한 잔.

COLLABORATION 전통 밀크 티를 계승하면서도 감각적인 브랜드 SILK. 차와 향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협업을 해보고 싶다.

파인앤코 | 박범석

COCKTAIL Dimsum Sour

INSPIRATION 홍콩 대표 음식 딤섬에서 영감 받은 비건 칵테일. 버섯의 감칠맛을 듀어스 15년 위스키와의 조합으로 표현하고, 딤섬과 표고 페이스트를 가니시했다.

HONG KONG is <첨밀밀> 주제가의 멜로디와 가사, 장만옥의 미소가 따라오는 홍콩은 여전히 영화 속 풍경이 박제된 것 같다. 찌는 듯한 홍콩의 여름은 숨이 막히지만, 그럼에도 늘 사랑하게 된다. 란콰이퐁 언덕을 올라 좋아하는 바에서 맞는 에어컨 냉기의 쾌감은 이 도시라서 느낄 수 있는 것.

MY HOPPING ROUTE 시작은 ① Quinary의 얼그레이 마티니. 수북하게 올라간 얼그레이 폼을 냉큼 삼키려다 기침 한번 ‘씨게’ 하고 나오면 곧장 바 ② Sugar King으로 향한다. 아마로가 들어간 쿠바 리브레 한잔하고 언덕을 쭉 내려오면, 정체 모를 라벨의 소스들, 얼굴보다 큰 과일이 한가득 쌓여 있는 시장을 만난다. 그곳에서 기묘한 초록색 문을 찾으면 다음 행선지인 ③ Green Door에 잘 찾아온 것이다. 여기서 빅맥 맛(?)이 나는 칵테일 ‘제니’를 꼭 마셔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역은 주린 배를 안고 ‘Mingkee Seafood Restaurant’. 여기서 산미구엘 맥주 한 잔, 홍콩식 마늘 소스를 곁들인 맛조개를 주문하면 홍콩의 밤이 완성된다.

COLLABORATION 리금기 Lee Kum Kee는 단순한 소스가 아닌 홍콩의 감칠맛을 상징하는 언어 같다. 모든 칵테일에 ‘우마미’를 녹인 ‘Savory Project’처럼, 감칠맛을 함께 술의 언어로 번역해보고 싶다.

앨리스 청담 | 성준호

COCKTAIL Hong Corn!

INSPIRATION 홍콩 아침 식사인 콘지 죽과 홍콩의 가장 유명한 아가베 바, ‘COA’에서 영감 받은 칵테일.

HONG KONG is 바텐더인 나에게 홍콩은 대단히 큰 의미다.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콘셉트의 바가 모인 도시니까. 무수한 바 가운데 똑같이 생긴 바는 하나도 없고, 이탈리아, 멕시코, 쿠바를 통째로 옮겨온 것 같은 바도 있고, 또 어딘가는 지속 가능성 철학을, 또 어딘가는 홍콩 토속 문화를 지키는 철학을 좇으며 다양성과 진정성을 표현한다. 수많은 바텐더가 이 도시에서 영감을 받는 이유는 당연하다. 10~11월 즈음. 강렬한 태양빛 아래 선선하게 부는 바람을 느끼며 홍콩 거리를 활보하는 걸 즐긴다.

MY HOPPING ROUTE 오후 5시, 지금 홍콩에서 가장 핫한 바 ① Mius로 향해 가리발디를 주문해 세 모금 만에 다 마신다. 그 다음엔 ② Quinary로 가서 정답 같은 얼그레이 마티니를 주문하고, 마지막으로 ③ Orchard로 자리를 옮겨 ‘Finesse and Power’를 마시고 자세를 편하게 풀고 쉰다. 그리고 마지막은?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하나 사서 텅 빈 길거리에 앉아 마시는 것이 나의 종착역이다.

COLLABORATION 홍콩에 갈 때마다 딤섬 식당 ‘Lin Heung Lau’에 들르는데, 갈 때마다 실패 없이 맛있다. 딤섬 종류도 다양하고, 로컬 느낌이 폴폴 나는 정겨운 곳. 언젠가 딤섬 페어링 게스트 바텐딩을 해본다면 좋겠다.

키안 | 김기현

COCKTAIL 장국영

INSPIRATION 클래식 칵테일 아도니스의 트위스트. 홍콩을 상징하는 레몬티를 냉침한 캐나디안 위스키, 그리고 메이플 시럽을 넣어 구조감을 더했다. 참고로, 장국영은 1990년 캐나다로 귀화했다.

HONG KONG is <중경삼림>과 <영웅본색>을 처음 본 어린 시절부터 홍콩은 아날로그의 낭만이 밀집된 꿈의 도시였다. 나의 영원한 스타, 장국영을 상징하는 곳. 바텐더가 된 이후 새롭게 알게 된 홍콩은 초면인 바텐더에게도 기꺼이 마음의 문을 열고 환영해주는 마음 따뜻한 도시다. 아시아 지역 식재료와 영미권 문화가 모여 다양한 음료가 피어나는 실험적이고 멋진 바 신.

MY HOPPING ROUTE 2022년, 2023년 홍콩&마카오 월드 클래스 챔피언 커플이 새로 오픈한 ① Bar Mind에서 시작한다. 피트 위스키와 가다랑어 비터를 이용한 ‘Savory Sipper’가 맛있다. ② Kinsman 에서는 평소 마시기 어려운 광둥 지역 술을 경험할 수 있다. 바이주와 팥 리큐르로 만든 크리미한 칵테일 ‘Rednaxela’를 특히 추천. ③ The Diplomat Hongkong은 멋스러운 인테리어에 칠한 분위기, 맛있는 요리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이리시커피가 별미다.

COLLABORATION 사이잉푼에 위치한 레스토랑 & 바 ‘House of Culture’의 오너 셰프 ‘개빈 Gavin’과 협업해보고 싶다. 호주, 홍콩, 동남아, 동북아의 음식을 활용하는 감각이 매우 뛰어난 인물이다. 

경고 |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포토그래퍼
    신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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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