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게 물었다. 저마다의 록스타, 그 우상들이 과거에 답했던 인터뷰 질문을.



정수 JUNGSU

JS 여덟 살 때였나. 팝에 트여 있던 친구가 집에 놀러 와서 저스틴 비버의 음악을 들려줬어요. 돌이켜보면 ‘Baby’를 틀어놓고 친구들이랑 춤추면서 놀았던 그때 그 장면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이후 비버의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뮤지션의 꿈을 키웠으니까요. 제 음색이 독특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제 목소리를 만드는 데도 많은 영향을 줬어요. 비버도 음색이 유니크해 그의 노래로 연습을 많이 하곤 했거든요. 저만의 목소리를 가다듬는 데 일조했죠.
GQ 저스틴 비버는 과거 인터뷰에서 스스로에 대해 웃을 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여기면 부담이 되고 오히려 타인의 농담거리가 된다고요. 정수 씨는 진지함과 즐거움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고 있나요?
JS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라 소위 말하는 진지충이 되지 않으려 노력해요. 진지하게만 하면 막상 또 그렇게 좋은 결과만 나오지 않더라고요. 여럿이 일을 같이할 때는 분위기를 좋게 끌어 나가야 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진지함은 있되 웃고 즐기며 마음가짐을 편히 하게끔 변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제 모토는 열정이에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라 뭐 하나 못 하는 걸 잘 못 봐서요. 완벽주의자인데 다 잘해야 해서, 저는 제 열정 하나 믿고 삽니다.(웃음)
오드 O.DE

OD 데이식스의 영케이 선배님은 제 방황의 시기를 건강하게 흘려보내며 버티게 해준 뮤지션이에요. 저는 댄스 아이돌 연습생으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10대 때는 음악도 몰랐고 밴드나 데이식스라는 존재도 몰랐죠. 갑자기 회사에서 권유해 밴드로 전향하게 되었을 때, 굉장히 싫었지만 어떻게든 버티려고 동기를 찾아 헤맸어요. 회사 직속 선배 베이시스트부터 찾아본 게 단순한 계기였지만, 데이식스의 공연 영상을 보면서 밴드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밴드를 하기 싫었던 시기의 저를 잡아준 강렬한 기억 때문에 형들이 제 마음에 더 깊게 남아 있어요. 데이식스의 음악도 좋아하지만, 그 팀을 생각할 때 밀려오는 힘이 되는 감정 덕에 더 좋아하고요.
GQ 영케이가 과거 <지큐> 인터뷰에서 예쁜 글과 말로도 담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사랑이라 얘기했었어요. 오드는요?
OD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부정적 감정이에요. 보통 좋은 건 온갖 긍정적인 단어를 끌어다가 어떻게든 표현하잖아요. 근데 힘들 때의 감정은 꺼내고 싶지도 않죠. 저 역시 부정적인 감정은 애써 무시하고 묻어두려 하고요. 동시에 역설적이기도 하네요. 이 대화도 결국 말로 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건 없다? 우리는 모두 다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준한 JUN HAN

JH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존 프루시안테는 기타리스트들에게 바이블 같은 존재일 거예요. 기타 주법 중에 스캥크라는 주법이 있는데, 스캥크의 대표적인 곡이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Can’t Stop’이거든요. 기타 시작할 때 이 밴드의 노래 를 많이 들었는데, 이 사람처럼 기타 치는 사람이 진짜 없겠구나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막 친다는 표현이 맞는데 그 느낌이 되게 좋더라고요. 영혼을 울리는 느낌이었죠.
GQ 존 프루시안테는 과거 인터뷰에서 인생은 아름답게 엉망진창이라는 말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모든 것은 매우 아름답고 질서정연해서 즐거움과 고통, 슬픔과 행복의 완벽한 균형이 있다”고 말했어요. 세상의 모든 끔찍한 것들에도 좋은 것이 많이 있다고요. 준한도 동의하나요?
JH 정말 엉망진창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 같아요. 세상에 그냥 깔끔한 하얀색이나 무지개만 있었다면 오히려 어지럽고 힘들었을 텐데.
GQ 그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엉망인 건요?
JH 아름다운 건 사랑, 우정, 인연, 믿음처럼 긍정적인 것. 엉망인 건 제 인생이에요. 여기로 갔다 저기로 갔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근데 또 제대로 하지는 못하죠. 늘 엉망인 것 같고 항상 완벽하지 못한, 그럼에도 한 걸음 나아가고 싶은 아름답고 엉망진창인 나의 인생요.
주연 JOOYEON

JY 모틀리 크루는 록스타의 표본이에요. 1980년대에 ‘록스타’라는 단어를 만들 정도로 인상이 강렬했던 밴드거든요. 록 신에 영향을 많이 줘서 이후 록의 길을 걷는 밴드도 많이 나오고, 정말 동경해요. 특히 프로듀서이자 베이시스트인 니키 식스의 음악과 무대 영상은 제가 악기와 친해지는 데 많은 도움을 줬어요. 그가 치는 베이스 소리를 따라 하고 싶어서 모션과 제스처를 많이 카피했죠. 지금도 무대에서 가끔 그의 제스처를 따라 할 때가 많아요.
GQ 니키는 자신의 음악을 듣는 팬들에게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하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하라”는 인터뷰를 한 적 있어요.
JY 제 대답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할 거 다 하고 해!”. 니키는 아무래도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산 사람이라 그렇게 대답한 것 같아요.(웃음) 저도 원래는 재밌는 것,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겠다는 마인드가 좀 있었는데요. 요즘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으면 싫은 것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할 건 다 해놓고 좋아하는 걸 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GQ 니키 식스가 그 말을 들으면 뭐라고 할까요?
JY 욕할 것 같아요. 너는 남자가 아니다. You Are Not a Rockstar!
건일 GUN—IL

GI 뮤즈 노래를 처음 접한 시기가 마침 제가 드럼을 배우기 시작할 때라 자연스럽게 드러머인 도미닉 하워드를 좋아하게 됐어요. 당시 아이팟 나노라고 엄지손가락 두 개만 한 크기의 아이팟을 썼는데, 노래마다 앨범 커버가 아닌 제가 원하는 섬네일을 지정하는 기능이 있었거든요. 도미닉의 사진을 하나하나 구글에서 찾아서 설정해놓을 정도였죠. 음악적으로도 영향을 많이 받아서 지금 제 드럼 셋업도 도미닉의 셋업이랑 비슷해요. 그가 2018~2019년부터 큐드럼이라는 브랜드의 드럼을 제작해 썼는데, 동일 모델을 이베이에서 찾아 구매해 지금까지도 쓰고 있어요.
GQ 도미닉 하워드는 뮤즈 전원이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고 영감을 받아 무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힌 적 있어요. 특히 책 속 사랑 이야기는 ‘Registance’ 곡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요. 건일의 영감은 어디에서 오나요?
GI 그 역시 뮤즈요. 저희 곡 ‘Beautiful Life’가 저항하는 내용의 곡인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란 뮤즈의 음악도 저항적인 곡이 많았거든요.
GQ 건일만의 일상 속 작은 저항이 있다면요?
GI ‘Standing Up What you Believe in’. 자기 자신의 가치관을 이겨내는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남들 눈엔 ‘굳이’ 싶은 일이라 하더라도요.
가온 GAON

GO 그린데이의 빌리 조 암스트롱은 제 인생과 닮았어요. 빌리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를 썼거든요. 저도 중3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오랜만에 그 노래를 들었을 때도 딱 9월이었죠. 어떤 아픔이든 음악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멋있더라고요. 저랑 신체 조건도 비슷한데 단신으로도 저렇게 무대 위에서 혼자 빛날 수가 있구나 싶었어요. 무대에선 그 누구보다 커 보이잖아요. 그래서 멀티버스의 저를 보는 듯 동질감도 느꼈고요.
GQ 1994년에 발매한 앨범 <Dookie>가 2024년에 미국 국가기록원에 ‘문화역사적 영향’으로 등재된 걸 기념하는 인터뷰에서, 빌리는 그린데이의 음악이 세대를 넘어 20대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는 자신의 삶을 지극히 솔직히 담은 가사라 답했어요. 가온의 가장 솔직한 노래는 뭔가요?
GO 저희 곡 ‘Supernatural’을 쓸 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요. 일어나라고 말하기보다는 ‘그래 넘어진 거 그냥 더 넘어져 있자’라는 가사를 썼어요. 당시 달려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여기서 더 뛰면 죽을 것 같더라고요. 뭘 위해 뛰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쓰러진 김에 조금 더 쓰러져 내 자신을 더 잘 지켜보자는 생각을 표현한 게 제게 가장 솔직했던 순간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