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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90 무드 알지? 나이키와 팔라스의 P90 협업 컬렉션 비하인드

2025.10.28.조서형, Adam Cheung

팔라스 공동 설립자 레브 탄주와 개러스 스큐이스가 새 컬렉션 ‘P90’에 대해 프로젝트의 비하인드까지 낱낱이 얘기해줬다.

10월 어느 평범한 목요일 오후, 여느 ‘핫한 드롭’이 그렇듯이, 예고 없이 팔라스와 나이키의 협업 티저가 공개되었다. “꿈은 이루어진다Dreams come true”라는 문구가 붙은 그 게시물은 인스타그램과 타임라인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 1년 동안 흐릿한 사진과 온갖 추측만 난무하던 소문이 드디어 사실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우리에겐 정말 거대한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단순히 옷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이었죠. 런던을 위한, 스케이트보딩을 위한, 그리고 축구를 위한 프로젝트로 봤어요. 이걸 제대로 실현시켜줄 수 있는 건 나이키뿐이었죠.” 팔라스의 공동 설립자 레브 탄주가 페이스타임을 통해 말했다.

이번 협업은 ‘P90’ 컬렉션이라 불린다. 이는 팔라스와 나이키의 상징적인 축구화 T90의 이름을 결합한 것이다. 모든 스트라이커가 탈색 머리를 하고 뛰던 2000년대 초반 축구 문화를 회상시키는 오마주다. 오랜 협력자 알래스터 맥렐런이 촬영한 캠페인에는 웨인 루니, 리아 윌리엄슨, 리스 제임스 같은 축구 전설들과 팔라스 팀 라이더들, 그리고 그라임음악의 개척자 긱스가 함께 등장한다. 오직 팔라스만이 꾸릴 수 있는 조합이다.

셸 수트, 저지, 후디, 티셔츠, 그리고 물론 토탈 90 III 스니커즈 한 켤레까지 포함된 이번 컬렉션은, 팔라스의 트라이퍼그 로고와 나이키의 스우시를 결합한 새로운 상징으로 장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멋진 옷과 신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목적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협업의 모든 길은 사우스런던의 역사적인 랜드마크 매너 플레이스로 이어진다. 팔라스와 나이키는 이곳을 무료로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허브로 재탄생시켰다. 한때 빅토리아 시대의 공공목욕탕이자 복싱 경기장이었던 이 건물은 이제 누구에게나 개방된 스케이트파크, 축구 케이지, 갤러리 공간으로 새 삶을 얻게 되었다.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이 공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났어요. 소개를 받아 직접 가봤는데, 스케이트파크나 커뮤니티 공간으로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나중에 엄마가 말씀하시더라고요. 너희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거기서 복싱을 하셨다고요. 그걸 듣고 ‘이건 운명이다’ 싶었죠. 이미 역사를 품은 공간이었고, 우리는 그곳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거긴 제가 태어난 곳에서 10분, 팔라스가 시작된 곳에서 5분 거리예요. 너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죠. 우리는 사우스런던의 브랜드니까요.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었어요.” 탄주가 말했다.

“우린 수많은 협업을 해왔지만, 이번엔 그 방향을 바꾸고 싶었어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환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요즘은 다들 협업을 하잖아요. 모두들 멋지지만, 우린 진짜 의미 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팔라스의 또 다른 공동 설립자 개러스 스큐이스는 나이키와의 협업이 단순히 멋있기 때문은 아니라고 말한다. “솔직히, 나이키는 그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어요. 그들은 축구에서 엄청난 유산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우리가 하고자 한 방향과 닮은 미래지향적인 감각이 있죠.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컬렉션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디어였기에, 그걸 이해해줄 파트너가 필요했어요.”

온라인에서 티저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음에도, 그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건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일, 예먼데 스케이트보딩, 축구, 예술에 관한 프로젝트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 다소 색다른 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준 게 정말 기뻐요.”

은색 나일론 트랙수트부터 볼트 컬러의 밑창을 가진 스니커즈까지, ‘P90’ 컬렉션은 마치 2004년 일요일 조기 축구 유니폼 가방에서 꺼낸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린 항상 옛 추억을 회상하며 그걸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어요. 그 시절의 축구와 스케이트보딩은 우리 세대에겐 엄청난 존재였죠. 루니 같은 선수들, 그 시대의 모든 게 아직도 우리 머릿속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탄주가 말했다.

“팔라스는 언제나 좋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였지만, 동시에 유머, 커뮤니티, 그리고 진보적인 태도를 중시해왔어요. 2012년에 축구 저지를 만들었을 때나 지금 이 프로젝트나, 생각은 똑같아요. 우리는 독립적이고, 스케이터들이 운영하며, 사우스런던을 진심으로 사랑하죠.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사람들이 진짜로 공감할 수 있는 걸 만드는 시도예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P90’이라는 이름, 그냥 너무 멋지지 않나요?” 스큐이스가 덧붙였다.

Palace x Nike ‘P90’ 컬렉션은 10월 31일 팔라스 매장에서 출시되며, Palace x Nike Total 90 III 는 나이키, SNKRS 앱, 그리고 전 세계 일부 리테일러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1월 1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발매될 예정.

Adam Cheung
사진
Alasdair McLellan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