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있을지 모르는 비상 상황을 위해 이 위스키 한 병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갑자기 집에 손님이 온다던가, 술자리가 길어져 집에 모여 위스키를 마시게 되었다던가, 하루 끝에 위스키 한 잔을 마셔야 할 기분이라던가. 아무튼 그런 상황, 다들 알잖아요? 믿을 만한 전문가 여섯 명에게 물었다. 딱 한 병만 가지고 있는다면 뭐가 좋을까?
몰트락 SR 2024

아녹과는 대조적인 스카치 위스키. 검붉은 과실, 토피캔디, 캐러멜 향이 겹겹이 밀려온다. 잔벽을 타고 천천히 흐르는 레그가 이 술의 농밀함을 말해준다. 입안에서 소금캐러멜과 과일 콩포트, 샤퀴테리가 함께 녹는 듯, 풍미는 다채롭고 강렬하다. (이주연 | 미식 칼럼니스트, ‘시네밋터블’ 운영자)
라프로익 10

제대로 된 피트 위스키를 마실 수 있게 될 때까지 한 잔씩 홀짝이며 치를 떠는 용도로 쓸 수 있는 제대로 된 피트 위스키. (김창규, 제주도 이탤리언 와인바 바코 대표)
크라겐모어 12

코끝에 스치듯 나는 피트향, 꿀, 허브와 꽃향기 등의 아로마가 매력적이다. 니트, 온더락, 하이볼. 어떻게 즐겨도 만족스러운, 쓸모 많은 위스키. 재능에 비해 신기할정도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같은 한 병. (장새별, 바앤 베버리지 전문 웹진 ‘베버리진’ 발행인)
스프링뱅크

스프링뱅크는 스코틀랜드에서도 가장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증류소에서 만든다. 말로 다 나열하기 힘든 노트들이 합쳐진 복합미와 균형감이 일품이다. 배치마다 다른 변주는 매순간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할 수있다. (성수동 위스키 바, 바 ymca 대표)
러셀 싱글 배럴 버번

나는 술을 마실 때 그 술이 지닌 문화적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어릴 적 미국 서부 영화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서 버번 한 잔을 털어 넣는 장면을 보며, 언젠가는 버번을 자연스럽게 마시는 남자가 되고 싶다고 상상해왔다. 그리고 그에 딱 어울리는 술을 찾았다. Russell‘s Reserve Single Barrel Bourbon은 오크 향과 과일 풍미가 균형 있게 어우러진 버번으로, 스트레이트로 즐겨도 좋고 얼음이나 약간의 물을 곁들이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우수민, 푸글렌 서울 바텐더)
맥켈란 셰리 오크 12년

위스키 전문가 폴 파컬트는 ‘세계 최상의 싱글몰트 위스키’라며 극찬했다. 달콤한 꿀 향과 더불어 셰리 특유의 복잡한 향이 풍부하다. 혼자 마실 때도 좋지만 손님이 왔을 때 대접해도 흠잡을 데 없다. (이재영, 지큐 웹사이트 프리랜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