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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영화 감독의 몇 십억 원 규모 시계 컬렉션이 경매에 나온다, 어떤 제품이 있을까?

2025.10.28.조서형, Oren Hartov

‘대부’를 만든 전설적인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고급 시계 7개가 시장에 나온다. 그중에서도 단독 제작된 F.P. 주른 프로토타입은 100만 달러, 한화 십억 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이런 시계들이 경매에 나온다.

아담 드라이버 주연의 대작 메가로폴리스가 흥행 참패를 겪은 지 1년 만이다. 1억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은 1,440만 달러에 불과했다. 전설적인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일부 고급 시계를 처분하며 손실을 메우려는 듯하다. 오는 12월 6일과 7일, 필립스가 주최하는 뉴욕 워치 옥션 XIII에서 86세의 감독이 소유한 화려한 시계 7점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번에 경매에 나오는 시계들 중 일부는 전형적인 럭셔리 워치다. 에나멜 다이얼의 브레게, IWC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그리고 아름다운 파텍 필립 몇 점. 하지만 그중에서도 시계 수집가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두 점이 있다. 바로 프랑수아-폴 주른과 코폴라의 협업으로 탄생한 F.P. 주른 FCC 프로토타입이다. 이 시계는 2012년 코폴라의 나파 밸리 잉글눅 와이너리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코폴라가 “사람의 손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가 만들어진 적이 있느냐”고 묻자, 주른은 그 아이디어에 매료되어 직접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게 되었다. 그의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본인의 상상에서 비롯되지 않은 시계다.

F.P.Journe FCC Prototype Courtesy of Phillips
F.P.Journe FCC Prototype Courtesy of Phillips

이 시계는 16세기 초기에 제작된 초기 의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다이얼 중앙에는 사람의 손 모양이 있고, 각 손가락이 시간 표시 기능을 한다. 분침은 회전하는 외부 링으로 표시된다. 주른은 이 시계를 구동하기 위해 자신의 옥타 칼리버 1300.3 과 일정한 동력 전달 장치인 레몽투아르 데갈리테 메커니즘을 개조했고, 프로토타입 개발에는 7년이 걸렸다. 그는 두 점만 제작했는데, 하나는 ‘Francis Ford Coppola’라는 이름이 각인된 코폴라의 시계, 다른 하나는 자신이 소장할 시계였다. 2021년 ‘Only Watch’ 자선 경매를 위해 제작된 FCC 블루와 함께, 이 세 점은 주른이 직접 만든 유일한 FCC 시계들이다. 현재 FCC는 극소수의 최상위 고객들을 위해 소량만 제작된다.

F.P. Journe Chronomètre à Résonance Courtesy of Phillips
Patek Philippe Calatrava ref. 3919 Courtesy of Phillips

FCC 프로토타입의 예상 낙찰가는 약 100만 달러지만, 이번 경매에는 주목할 만한 다른 시계들도 포함되어 있다. 코폴라는 2009년 크리스마스에 아내로부터 백금 케이스에 화이트 골드 다이얼을 장착한 크로노메트르 아 레조넌스를 선물받은 후 주른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시계는 주른의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로 최대 3억 5천만 원으로 추정된다. 18세기 워치메이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 등이 사용한 원리를 응용한 시스템으로, 두 개의 진동자가 공명 원리를 통해 서로 동조하면서 무브먼트를 안정화하고 정확도를 높인다. 주른은 1983년 포켓워치 형태로 이 시스템을 처음 개발했고, 2000년에 손목시계 버전으로 확장시켰다.

코폴라의 시계를 소유하고 싶지만 가격대가 부담된다면, 다른 옵션도 있다. 이번 경매에는 예상가 몇 백만 원 선의 파텍 필립 칼라트라바 ref. 3919, IWC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브레게 클래식 ref. 5140 등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시계들도 포함되어 있다.

Breguet Classique ref. 5140 Courtesy of Phillips
Patek Philippe World Time ref. 5130G Courtesy of Phillips

이 시계들 중 하나를 손에 넣는다면, 단순히 영화 ‘대부’의 감독이 착용한 시계를 소유하게 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쩌면 코폴라가 차기 ‘지옥의 묵시록’ 급의 거대한 도전을 이어가는 데 일조하게 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Oren Hartov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