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에 관해선 AI도 정답을 찾을 수 없다. 때문에 늘 속설이 따라붙는다. 과연 그 믿음들은 진짜일까, 아니면 착각일까?

자주 나오는 숫자는 당첨 확률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자주 나오는 번호는 뭔가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로또 추첨 결과로 통계를 분석하는 사이트가 많을 정도로 인기도 많다. 하지만 로또는 매회 완전한 무작위 추첨으로 이루어진다. 이전 회차의 결과가 다음 회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숫자가 더 자주 나온다고 해서 확률이 높아지진 않는다. 다만, 자주 등장한 번호를 고르는 행위 자체가 운이 좋은 숫자를 따른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줄 수는 있다.
오래 안 나온 숫자는 이제 나올 차례다?
이른바 ‘역발상 전략’이다. 어떤 숫자가 한동안 등장하지 않으면 “이번엔 나올 때가 됐어”라는 기대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로또는 사람과 달리 기억이 없다. 20번이 1년 동안 안 나왔다고 해서 21번째 추첨에 등장할 확률이 더 높아지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 속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균형의 법칙’이라는 인간의 심리적 착각 때문이다. 확률은 여전히 1/45다.
연속된 숫자는 피해야 한다?
1, 2, 3, 4, 5, 6 같은 번호는 왠지 비현실적이라 생각돼 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모든 조합의 확률은 똑같다. 연속된 번호든, 제각각 흩어진 번호든 모두 동일한 확률로 추첨된다. 그래도 사람들이 이런 조합을 잘 고르지 않기 때문에 만약 그런 번호로 당첨된다면 1등 상금을 다른 사람과 나눌 확률이 낮다. 즉, 당첨 확률은 같지만 당첨금 독차지 확률은 조금 더 높을 수 있다는 게 흥미로운 포인트다.
자신만의 행운의 숫자를 가져라?
사람들은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숫자를 ‘행운의 숫자’로 여긴다. 생일, 결혼기념일, 첫 월급일, 전화번호 끝자리 등은 그 사람만의 감정이 얽힌 숫자들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단순한 무작위 선택이지만, 이런 숫자를 고를 때 심리적 만족감과 일종의 의식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대부분 생일이나 기념일은 31 이하의 숫자에 집중되기 때문에 번호대가 낮은 쪽(1~31)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런 번호를 고르면 다른 사람들과 중복 당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번호 조합을 다양하게 섞어야 한다?
홀수와 짝수, 큰 수와 작은 수를 균형 있게 섞어야 한다는 속설도 있다. 실제로 1~45 사이에서 완전 랜덤으로 뽑힐 때 특정 조합이 자주 등장하는 경향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균형을 신경 쓰는 이유는 인간이 무작위성을 패턴으로 해석하려는 습성 때문이다. 물론 확률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모든 사람이 비슷한 방식(예: 생일)으로 선택할 때, 독특한 조합을 고르면 다른 사람과 겹칠 가능성이 줄어든다. 즉, 당첨 확률은 같지만 나눌 사람이 줄어드는 셈이다.
같은 번호를 꾸준히 사면 언젠가 된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된다는 믿음, 이른바 ‘집념의 법칙’이다. 수학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로또는 매주 새롭게 추첨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꾸준한 구매 행위는 사람들에게 운을 붙잡는 루틴을 만들어준다. 일종의 행운 유지 장치처럼 말이다. 그래서일까, 오랫동안 같은 번호를 사서 실제로 당첨된 사례들이 소개될 때마다 사람들은 다시 믿게 된다. 역시 끝까지 가야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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