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제프 골드블럼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영감을 받은 망토 의상을 보석이 세팅된 1억 7천만 원짜리 타임피스 포켓 워치로 완성했다.

제프 골드블럼은 옷을 입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 듯하다. 세상에 내가 소화하지 못하는 게 과연 있을까? 글자 그대로 보면, 뉴욕 시에서 열린 ‘위키드: 포 굿’ 시사회에 그가 입고 등장한 의상은 충분히 강력한 도전자다. 틸 색상의 프라다 코트, 올리브 그린 색상의 조끼, 그리고 완두콩빛의 팝린 드레스 셔츠까지. 하지만 골드블럼은 그걸로 끝내지 않았다. 그는 이미 화려한 착장에 오트올로지의 백미라 할 만한 제이콥 앤 코의 브릴리언트 포켓 워치 펜던트를 더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었다면 레드 카펫 끝에서 눈초리를 받고 돌아갔을 장면이지만, 골드블럼은 물론 그것을 청바지와 티셔츠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골드블럼처럼, 이 시계 또한 세상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 42.5mm의 18K 로즈 골드 케이스에 베젤과 크라운 전체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있으며, 투명한 다이얼을 통해 스켈레톤 구조의 제이콥 앤 코 핸드와운드 칼리버 JCAM01을 볼 수 있다. 블루 스틸 리프 핸드와 눈에 띄는 골드 브리지는 마치 무브먼트 구성 요소들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낸다.

제이콥 앤 코의 창립자인 제이콥 아라보는 수많은 MC, 래퍼,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90~2000년대에 자신의 브랜드를 현대 시계·주얼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제작사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그의 작품은 광범위한 젬세팅과 귀금속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디자인의 창의성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 브랜드의 시계는 작은 꽃 정원처럼 보이는 것부터, 부가티 엔진, 룰렛 휠처럼 보이는 모델까지 그 자체로 판타지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사실,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들어간 보석 세팅 포켓 워치가 11만 8천 달러라는 점은 제이콥 앤 코의 스케일 기준에서는 오히려 ‘수수한’ 편이다.
이 시계를 더욱 멋지게 만드는 이유는 골드블럼의 전체 착장이 1939년 오리지널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법사의 의상에서 직접 영감을 받았다는 점이다. 영화 속 캐릭터는 초록색 조끼와 스트라이프 바지, 검은색 오버코트, 실크 해트, 그리고 포켓 워치를 착용하고 있었다. 2024년 버전으로 현대화하면서, 골드블럼은 그와 유사한 요소를 유지하되 녹색 사용을 더 과감하게 하고 스타일의 ‘드립’을 한층 강화했다. 그러니 시사회에서 스타일리스트 앤드류 T. 보테로가 프랭크 모건이 입었던 원작 의상을 기반으로 맞춤 프라다 재킷을 조합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리고 그 룩을 완성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118,000달러, 한화 1억 7천만 원짜리 포켓 워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