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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의 가장 멋진 조각은 뮤직비디오 속에 있다, MV 필모 4

2025.11.28.조수민

배우 박정민은 2018년부터 거의 매년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뮤직비디오계의 공무원’이라 부르기에 손색없다. 발라드, R&B, 인디까지 다양한 아티스트의 뮤비 출연작 중 특별한 얼굴이 돋보이는 4편을 모았다.

수정선 ‘Butterfly’ (2012)

그의 뮤직비디오 데뷔작으로 13년 전 풋풋한 소년의 얼굴을 한 박정민을 볼 수 있다. 영화 ‘파수꾼’ 속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반가울 수 있는 얼굴이다. 최근의 뮤직비디오처럼 큰 감정선을 드러내거나 압도적인 연기가 들어가지는 않지만, 꽉 다문 입, 무심한 표정에도 이상하게 시선을 붙잡는 분위기가 있다. 묘하게 사람을 집중시키게 만드는, 박정민만이 가지는 특유의 분위기는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다. 그 시절 감성이 가득한 가수 수정선의 깔끔한 보컬과 데뷔 초 박정민의 얼굴 궁합이 좋다. 거기에 SNL과 여러 드라마에서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던 반가운 얼굴 배우 정연주까지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아이유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2018)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뮤직비디오는 故 김광석 22주기 헌정영상으로 공개되었다. 당시 아이유와 배우 박정민은 전혀 친분이 없었지만,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은 이래경 감독이 남자 주인공으로 그를 희망했다고 한다. 아이유가 ‘어떻게든 섭외해 드리겠다’라고 답해 만남이 성사되었다. 아껴 보고 싶은 명작을 만든 이래경 감독의 안목과 아이유의 추진력, 박정민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또한, 이 뮤직비디오는 아이유의 대표곡 ‘밤편지’ 뮤직비디오와 세계관이 이어진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보고 ‘밤편지’를 보면 박정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비비 ‘JOTTO’ (2020)

이 곡은 비비가 만든 검은 신세계로 불릴 만큼 컨셉츄얼한 앨범 <Lowlife Princess: Noir>의 대표곡이다. 뮤직비디오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5분짜리 치정 누아르 영화와 같은 강렬함을 자아낸다. 비릿한 피와 칼, 비비와 박정민의 연기 대결에 취해 몇 번씩 돌려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정민 섭외 비하인드도 흥미롭다. 박정민이 비비에게 팬이라고 DM을 보냈었고, 비비 또한 ‘지옥’을 보고 팬이 되어 바로 출연을 요청했다고 한다. 박정민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서로가 성덕이 된 한 편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구름 ‘하늘, 손, 풍선’ (2023)

완전히 일그러진 얼굴, 줄에 묶인 박정민. 시작부터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선사하는 이 뮤직비디오는 원테이크 씬으로 촬영하여 박정민의 연기력이 더욱 돋보인다. 제한적인 공간 안에서 오로지 몸짓만으로 표현하는 폭발적인 감정과 그 위에 덧씌워지는 구름의 철학적인 가사의 조합이 완벽하다. 예술가들의 만남이 주는 매력적인 창의성이 느껴지는 뮤직비디오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