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데뷔 컬렉션이 극찬을 받았음에도, 그는 갑작스럽게 베르사체를 떠나기로 했다. 이는 프라다 그룹이 베르사체 인수한 직후 일어났다.

다리오 비탈레의 첫 베르사체 컬렉션이 9월 공개되었을 때, 이 전설적인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에는 큰 기대가 걸려 있었다. 약 30년에 걸친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이후, 비탈레는 새로 임명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으므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인물로 주목받은 것은 당연했다. 지큐의 새뮤얼 하인은 198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이 대담한 컬렉션을 극찬하고 감탄했다. 그리고 몇 달 뒤, 프라다 그룹의 베르사체 인수와 함께 비탈레의 갑작스러운 퇴사 소식이 전해졌다. 메두사 하우스는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비탈레는 4월, 도나텔라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물러난 지 한 달 만에 베르사체의 지휘봉을 잡았다. 현재 70세인 도나텔라는 2007년 오빠인 지아니 베르사체가 피살된 뒤 그 역할을 이어받았고, 감각적이고 거리낌 없는 맥시멀리즘 이미지로 21세기 베르사체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하인의 말대로라면, “도나텔라의 베르사체는 언제나 태닝돼 있고, 머리는 완벽하게 세팅돼 있었다.”
지난 봄 비탈레가 왔을 때 이는 하나의 시대가 끝난 순간이었다. 비탈레는 1978년 창립 이후 브랜드를 이끄는 세 번째 인물이었지만, 결코 검증되지 않은 신참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미우미우에서 경력을 쌓아 디자인 및 이미지 디렉터 자리까지 올랐으며, 이는 미우미우가 상업적·문화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기와 궤를 같이했다.
비탈레의 베르사체 2026 봄·여름 컬렉션은 큰 호평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지아니 베르사체의 관능적인 테일러링과 화려했던 마이애미 비치 시절을 기리면서도, 이탈리아 뉴웨이브 영화, 퀴어 문화, 르네상스 회화에서 영향을 은근히 끌어왔다. 그러나 이 에너지 넘치는 데뷔 뒤에는 불확실성이 배어 있었다. 비탈레가 합류하던 4월쯤, 프라다 그룹은 약 15억 달러에 베르사체 인수를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패션계 단일 브랜드 인수 중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이 합병은 이틀 전에 마무리됐고, 곧이어 비탈레의 퇴사가 발표됐다.
비탈레의 퇴사 이유가 무엇이든, 가장 큰 피해자는 분명 그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베르사체 컬렉션의 아이템을 갖고 싶어 했던 수많은 베르사체 팬들일 것이다. 비탈레의 데뷔 컬렉션은 아직 리테일에 출시되지 않았고, 베르사체의 새로운 오너들이 어떤 계획을 세우느냐에 따라 영영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어땠을지 모를’ 그 미래만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