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무엇을 어떻게 잘 정리하느냐가 새해의 컨디션을 결정한다.

연말정산용 서류
연말정산은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차 없이 가른다. 홈택스 자동 수집을 믿되, 월세부터 보험, 기부금처럼 꼭 빠지는 항목은 따로 챙긴다. 계약서, 이체 내역, 이메일 영수증을 한 폴더에 모아두는 것만으로도 1월의 스트레스는 반으로 줄어든다. 이 작업은 귀찮지만 돈으로 보상받는 몇 안 되는 정리다.
불필요한 구독 서비스
구독은 조용히 돈을 빼간다. 카드 명세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더 이상 열지 않는 OTT, 무료 체험이 끝난 앱,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서비스가 줄줄이 나온다. 진짜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자동 결제라는 점이다. 남길 건 남기고, 미련은 취소 버튼으로 정리한다.
계좌 및 카드 포인트
계좌가 많다는 건 관리 포인트도 많다는 뜻이다. 사용하지 않는 계좌에 자동이체가 하나라도 걸려 있다면 그건 이미 사고의 시발점이다. 주거래 계좌만 남기고 나머지는 통합하거나 정리한다. 카드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쌓아두는 순간부터 소멸 카운트는 시작된다.
스마트폰 사진첩
스마트폰 사진첩은 한 해의 무의식이다. 비슷한 사진 여러 장, 이미 끝난 약속, 다시 볼 일 없는 메뉴판 사진 등은 저장 공간을 점령한다. 특히 스크린샷은 대부분 그 순간만 필요하고 오래 보관할 필요가 없다. 정리의 시작은 지우기다. 앨범을 비우면 공간만 생기는 게 아니라 머리도 같이 가벼워진다.

인간관계
연말은 관계를 돌아보기 좋은 시점이다. 몇 달째 답장을 미루고 있는 대화창, 만나고 나면 유독 피곤해지는 사람, 의미 없이 유지되는 연락을 정리한다. 반대로 고마웠던 사람에게는 짧은 인사 한 줄을 먼저 보낸다. 관계도 공간처럼 비워야 숨을 쉰다.
금융 지출 패턴 점검
올해 가장 많이 쓴 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한다. 소비 내역을 월별로 간단히 훑어 ‘가장 많이 쓴 카테고리 TOP 3’를 뽑으면 좋다. 배달, 커피, 쇼핑 등 대부분 답은 비슷하다. 전부 줄이려 하지 말고 하나만 정한다. 하나만 줄여도 체감은 크다. 연말의 가계부는 반성문이 아니라 설계도여야 한다.
건강 기록 업데이트
몸은 기억한다. 다만 우리가 잊을 뿐이다. 올해 다녔던 병원 기록, 미뤄둔 진료, 반복된 불편함을 정리해둔다. 검진 결과는 파일로 보관하고, 증상은 간단히 메모한다. 건강 관리의 시작은 운동보다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