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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희귀한 Y2K 스니커즈 어디 것? 티모시 샬라메의 눈이 가는 레어템

2025.12.18.조서형, Tres Dean

베이프스타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아니다. 그럼 뭐지?

Getty Images

티모시 샬라메는 너무나도 철저하게 2000년대에 자란 인물이라, 때로는 그 모습이 밈처럼 느껴질 정도다. 솔저 보이에 대한 애정부터 트루 릴리전 데님까지, 그는 어떤 시대를 살았는지 늘 어필한다. 최초의 진정한 Z세대 영화 스타라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 다가오는 탁구 대서사시 ‘마티 슈프림’을 위한 기묘한 프레스 투어 내내, 티모시는 이 정체성을 한껏 밀어붙였다. 코디 로즈의 프로레슬링 팟캐스트 ‘What Do You Wanna Talk About?’에 출연해 WWE의 ‘루슬리스 어그레션’ 시대를 깊게 파고들었고, 오랜 우상이자 멘토인 키드 커디에게는 영화 제작을 위해 극소량으로 만들어진, 모두가 탐내는 재킷 중 하나를 직접 챙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 2000년대 감성은 그의 신발 선택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번 주 뉴욕에서 샬라메가 퍼플 컬러의 슈프림 재킷과 반짝이는 스니커즈를 매치한 채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은 그가 또 하나의 2000년대 아이콘을 신었다고 생각했다. 바로 베이프의 상징적인 베이프스타다. 에어 포스 1을 변주한 이 스니커즈는 독자적인 생명력을 얻으며 그 자체로 아이콘이 된 모델이다. 2000년에 처음 출시된 이 신발은 2000년대 스트리트웨어 신의 핵심적인 조각이었고, 그렇기에 키드 커디에 푹 빠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그토록 갈망했을 법한 신발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그런 아이가, 대중의 시선 속에 존재하는 어른이 된 뒤에도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신으려 할 법한 신발이기도 하다.

2024년 12월 15일, 뉴욕에 등장한 티모시 샬라메. XNY/Star Max

반전이 있다. 이 신발은 베이프스타가 아니다. 영국 GQ의 예리한 스니커 헤드 아담 청이 정확히 짚어냈듯, 이 스니커즈는 첫눈에는 분명 페이턴트 레드를 사랑하는 베이프스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훨씬 더 생소한 2000년대 중반의 부트레그 모델이다. 샬라메가 신고 있는 것은 얌스(Yums)의 ‘그레이프’ 스니커즈다. 2007년 아티스트 텍스 모튼이 설립한 브랜드의 제품이며, 물론 솔저 보이 본인이 사랑한 신발이기도 하다.

베이프스타처럼 이 신발 역시 에어 포스 1의 디자인을 차용했다. 하지만 베이프스타와 달리, 이 모델은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나이키는 자사 제품과 인접한 부트레그들이 자기 이름을 알리도록 두는 데 관대한 편이 아니었고, 그 결과 그레이프는 비교적 빠르게 단속 대상이 됐다. 그 덕분에 이 신발은 상당히 ‘딥 컷’ 아이템이 됐다. 다행히도 샬라메에게는 이런 아카이브 아이템을 끄집어낼 자원이 충분하다.

얌스는 최근 리론치를 알렸지만, 아직까지 그레이프의 재발매 소식은 없다. 하지만 곧 돌아온다고 해도 전혀 놀랄 일은 아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샬라메의 승인 도장은 어떤 제품이든 매대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그만큼, 아무리 오랜 시간 자취를 감췄던 신발이라도 다시 그 매대 위로 올려놓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하다.